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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2화 오해

말을 마치자마자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선배님, 지금...”

고개를 돌리자 우진이와 경비원 아저씨가 뒤에 서있었다. 털끝만큼도 다치지 않은 우진을 보자 시윤은 깜짝 놀랐다.

“이 땅에...”

우진이가 말했다.

“방금 실수로 페인트 통에 부딪히게 되어 제가 경비원 아저씨를 부르러 갔거든요.”

시윤은 그제야 동그란 페인트통이 화단에 부딪힌 것을 발견하고 말문이 막혔다.

방금 전의 화가 순식간에 사라진 시윤은 고개를 돌려 도준을 보았다. 입을 열려던 찰나 경비원이 웃으며 말했다.

“어차피 페인트도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배상할 필요 없어요. 제가 좀 이따 사람을 불러 청소만 하면 그만이에요.”

우진은 시윤과 도준을 보며 고개를 떨구었다.

“경비원 아저씨, 저도 같이 갈게요.”

두 사람이 떠나자 시윤과 도준 두 사람만 남았다. 자신이 오해했다는 것을 깨달은 시윤이가 입을 열었다.

“미안해요. 제가 방금...”

“괜찮아.”

도준은 웃으며 말했다.

“내 이미지가 너무 나쁜 탓이지 뭐.”

도준이가 웃고 있었지만 시윤은 오히려 가슴이 답답했다. 시윤은 서둘러 설명하려고 했다.

“제가 방금 많이 혼란스러웠거든요. 왜냐하면...”

도윤이가 아팠기 때문이다.

“말 안 해도 돼.”

도준은 그녀의 말을 끊었다.

“네 후배가 걱정되었던 거겠지.”

시윤은 정말 우진이가 걱정되긴 했었다. 도준이가 예전처럼 또 무고한 사람을 죽일 까 봐 두려웠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은 정말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윤은 땅바닥의 얼룩덜룩한 붉은 페인트를 보며 지금 두 사람이 막다른 골목에 들어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방금 시윤의 말은 도준에게 상처를 주었을 뿐만 아니라 두 사람의 관계에 마침표를 찍었다. 방금 자신이 한 날카로운 말을 생각하자 시윤도 더 이상 설명할 용기가 생기지 않아 묵묵히 고개를 숙였다.

도준은 그녀의 처진 머리를 보았는데 마치 방금 말을 인정하는 것 같았다.

그는 입술을 오므리며 예전처럼 손을 들어 시윤의 머리를 쓰다듬고 싶었지만, 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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