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하룻밤 인연, 약혼남의 형과 사랑에 빠지다: Chapter 151 - Chapter 160
1432 Chapters
제151화 하윤 씨랑 결혼할까?
민도준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은 채 권하윤의 턱을 손가락을 문질러댔다.갓 욕실에서 나온 터라 권하윤의 피부는 더욱 촉촉하고 매끄러워 손에 힘을 줄 때마다 손끝으로 빠져나갔다.민도준은 살짝 벌어진 권하윤의 입술을 스쳐보더니 애써 불안을 감추고 있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입꼬리를 올렸다.“맞춰 봐.”“저 설마 술주정 부린 건 아니죠?”“맞아. 어제 길가에서 나 꼭 끌어안고 울며불며 자기랑 자달라고 했어.”멍하니 그 말을 듣고 있자니 창피하기도 했지만 실수로 다른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에 안도해 표정이 복잡하기 그지없었다.한참을 머뭇거리던 그녀는 끝내 조심스럽게 한 마디 던졌다.“정말요?”민도준의 눈꼬리에 웃음기가 언뜻 지나가더니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그리고 나를 차에 밀어 넣으며 차에서 하자며 내 위로 달려들었어.”권하윤은 들을수록 말이 안 된다는 느낌이 들었다. 아무리 취해도 그렇지 제2의 인격이 나올 리는 없었으니까.그제야 그녀는 못 믿겠다는 듯 입을 삐죽거렸다.“거짓말.”권하윤의 반응에 민도준은 피식 웃더니 그녀를 잡고 있던 손을 놓고 침대에 기대더니 나른하게 말했다.“그만 놀릴게.”하지만 농담 섞인 눈은 다음 순간 알 수 없는 빛을 뿜어냈다.“하윤 씨 입으로 공씨 가문이 무섭다고 했어.”그의 말이 떨어지는 순간 권하윤은 순간 호흡이 멈췄고 표정도 점차 무너졌다.하지만 애써 침을 넘기며 입을 열었다.“그 다음엔요?”“그건 본인한테 물어야지.”민도준은 입꼬리를 올리며 그녀를 빤히 바라봤다.“왜 그렇게 멀리 떨어져 있는 공씨 가문을 무서워해? 응? 제수씨?”권하윤 입만 벌린 채 아무런 변명도 떠오르지 않았다.현재 권씨 집안 넷째 신분인 그녀는 공씨 가문과 그렇다 할 접점도 없었다.게다가 어제 본인이 대체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나지 않았다.하지만 곧바로 뭔가 결심이라도 내린 듯 입을 악물더니 목욕 타월이 벗겨지는 것도 관여하지 않고 민도준 쪽으로 기어가 얼굴을 그의 가슴에 대고 그의 눈을 피했다.“민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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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2화 이상한 감정
잠시 넋을 잃고 있던 민도준이 정신을 차렸을 때는 이미 욕망의 굴레에 깊이 빠져있었다.분명 연약한 여인이었지만 그녀를 꼼짝 없이 옭아매 빠져나올 수 없게 만들었다.그런 느낌은 이상하리만치 좋으면서도 불쾌했다.그는 모든 것을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고 생각했고 상대의 가식적인 연기에 일말의 감정도 느끼지 않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그런데 상대는 오히려 교활하게 무방비한 상태의 그를 완전히 혼미하게 만들었고 저도 모르게 진짜인지도 모르는 상대의 연기에 마음이 흔들리고 말았다.그 흔들림은 그의 욕망을 불태웠고 그는 분풀이라도 하듯 자신을 이렇게 만든 장본인에게 모든 걸 쏟아냈다.민도준이 갑자기 공격적으로 달려드는 이유를 알지 못한 권하윤은 그저 낮은 소리로 애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결국은 버티지 못하고 그의 품에서 정신을 잃었다.하지만 정신을 잃기 1초 전 그의 귓가에 정서를 알 수 없는 남자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하윤 씨는 지금 가장 현명하지 못한 길을 선택했어.”권하윤은 묻고 싶었다. 이게 왜 현명하지 못하냐고.하지만 밀려오는 졸음을 이기지 못한 그녀는 점점 의식이 흐려졌다.-“아가씨, 분부대로 권하윤 씨에 대해 조사해 봤지만 이상한 점은 없었습니다.”케빈의 말에 민시영은 눈살을 찌푸렸다.“확실해?”“네. 권씨 집안은 엄격한 집안인 데다 권하윤 씨는 계속 집안 가르침을 받으며 자랐습니다. 게다가 학교도 가문에서 설립한 여고와 여대를 나와 줄곧 규칙을 따르며 자라 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케빈의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었다. ‘그렇다면 정말 내가 잘못 기억한 건가?’한참 동안 생각하던 그녀가 고개를 돌렸을 때 마침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케빈과 눈이 마주쳤다.집착과 갈망이 섞여 있고 개처럼 충성스러웠지만 개만큼 순수하지는 않았다.그녀는 이내 귀찮은 듯 고개를 돌리며 짜증 섞인 말투로 말했다.“그런 역겨운 눈으로 나 쳐다보지 마.”“죄송합니다.”케빈은 곧바로 고개를 숙였다.“꺼져.”케빈을 마주할 때만 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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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3화 약혼한 사이
다음 날 점심.권하윤은 문태훈과 약속한 카페에 도착했다.그 카페는 외진 곳에 위치해 있는데다가 칸막이로 모두 막혀 있어 다른 사람에게 발각될 위험이 없었다. 권하윤이 약속한 자리에 도착했을 때 그녀의 눈에는 캡모자와 마스크를 쓴 문태훈이 들어왔다.그녀는 이내 가방을 자리에 벗어 놓으며 입을 열었다.“문태훈 씨 설마 요즘 파파라치로 전향했어요?”문태훈은 그녀의 말에 마스크를 조금 내리더니 분노를 머금은 채 잇새로 말을 토해냈다.“내 말 들으면 웃고 싶은 생각 다 사라질걸요?”그 말에 권하윤은 잠시 멈칫하더니 아무렇지 않다는 태도를 취했다.“설마 그 사람이 경성 온다는 얘기 하려는 거예요?”“어떻게 알았어요? 민 사장님이 알려줬나 보죠?”권하윤은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물론 지금 문태훈과 한배를 탄 사이라지만 모든 것을 말할 정도로 멍청하지는 않았다.경각심을 늦추지 않는다면 문태훈에게 끌려다니기 십상이었으니.때문에 권하윤은 일부러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되물었다.“언제 온다는 말 있었어요?”역시나 권하윤의 담담한 모습은 이 소식으로 그녀에게 겁을 주려던 문태훈의 의심을 불러일으켰다.“두렵지 않아요?”권하윤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문태훈 씨가 돕고 있는데 제가 무서울 게 뭐 있어요?”“제가 어떻게 도와요!”문태훈이 화가 났는지 마스크를 확 벗어 던지자 오랜 시간 마스크에 싸여 있어서인지 빨갛게 된 얼굴이 훤히 드러났다.“가주님이 당신 발견하는 날에 우리 둘 다 죽어요!”권하윤은 커피잔을 움켜쥔 손끝에 힘을 주었다.“그 사람 민 사장님과 합작 건에 대해 협상하러 온 거잖아요. 그러니 꼭 저와 마주치진 않을 거예요.”“알고 있었어요?”또 한 번 놀란 듯 눈을 휘둥그렇게 뜬 문태훈을 보자 권하윤은 옅은 미소를 지었다.“당연한 거 아니에요?”“문태훈 씨,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우리 한배를 탄 사이예요. 그쪽 말대로 내가 그 사람한테 존재를 들키는 날엔 우리 둘 다 빠져나가지 못한다고요. 그러니 자꾸만 머리 굴릴 생각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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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4화 위기
문태훈은 그 물음에 약간 깨고소해하는 미소를 지었다.“그래요. 공씨 가문에서 두 사람 약혼한 사이라는 거 모르는 사람이 없었거든요.”그 말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무릎 위에 놓여있던 손을 꽉 그러쥐었다.“두 사람 혹시 애틋한 관계였어요?”“저는 제삼자라서 그런 것까지는 몰라요. 그런데 민 사장님이 매년 겨울마다 해원에 한 달씩 놀러 오곤 했어요. 무슨 일이 있든 미루거나 취소한 적이 없거든요.”‘한 달.’솔직히 얼마 되지 않는 시간인 것 같지만 모든 사업이 경성에 있는 민도준이 해원에 한 달씩이나 머물러 지낸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 그런 불편함을 고사하면서까지 계속 그 일을 견지했다는 건 두 사람의 관계가 얼마나 애틋했는지 간접적으로 증명했다.끝내 답을 얻었지만 권하윤의 마음은 조금도 편안해지지 않았다.문태훈은 그런 권하윤의 표정을 보면서 악랄하게 비웃어댔다.“그러니까 민 사장님이 만약 당신이 이성호의 딸이라는 걸 알면 그 결과는 우리 가주님한테 발각되는 것보다 좋지는 않을 거예요.”권하윤은 목구멍을 막고 있는 감정을 꾹꾹 눌러 삼킨 채 담담한 어조로 말했다.“민 사장님이 알게 되면 공씨 가문 가주도 알게 될 테니 우리의 안전을 위해서라도 비밀 꼭 지켜 주길 바라요.”“…….”-커피숍을 나선 권하윤은 이내 차에 올라탔지만 한참 동안 떠나지 않았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민도준과 채팅했던 화면을 켰다. 마지막 메시지는 그녀가 그저께 보낸 거였다. 별장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갔다는 문자. 하지만 민도준은 답장하지 않았다.그저께가 아니라 어제, 그리고 오늘까지도 그는 여전히 아무런 답장도 하지 않았다.이런 상황은 예전에 없었던 거라 권하윤은 무척 불안했다.‘설마 내가 다른 속셈이 있다는 의심이 들어 이젠 나랑 더 이상 엮이고 싶지 않나?’하지만 그와 동시에 조금은 안도했다. 만약 이대로 두 사람의 연락이 끊긴다면 그것대로 좋은 일이었으니.마음속에서 자꾸만 솟아나는 괴로움을 그녀는 무시해 버리고 자리를 떴다.하지만 그녀의 차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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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5화 권하윤만 못 하다
“나와!”놈들의 팔이 깨진 차창으로 들어와 권하윤이 미처 피하지도 못한 사이 그녀의 어깨를 잡아 밖으로 끌었다.유일하게 놈들의 공격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차에서 강제로 끌려 나온 권하윤은 힘껏 바닥에 내동댕이쳐졌다.“씨발, 나오라면 재깍재깍 나올 것이지. 도망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권하윤은 바닥을 짚고 일어났지만 팔꿈치는 이미 까져 피가 흥건하게 묻어있었다.그녀 앞에 서 있는 남자들은 딱 봐도 좋은 인상을 갖고 있지 않았다. 맨 앞에 있는 남자가 바로 그녀더러 돌아가라고 하던 그 사람이었다.그는 이미 안전모를 버려 던지고 대머리를 드러냈다.권하윤은 애써 냉정함을 찾으며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당신들 얼마나 필요해요? 달라는 대로 다 줄게요.”대머리는 그녀의 말이 우습다는 듯 괴상한 소리를 내며 웃었다.“권하윤 씨, 지금 우리를 강도 취급하는 거예요?”‘권하윤 씨?’놈의 호칭을 듣자 권하윤은 약간 마음이 놓였다.그녀를 알고 있다면 당분간은 그녀를 해치지 않을 거라는 뜻이었으니.마음을 진정한 그녀는 상대를 설득하려고 입을 열었다.“저를 알고 있다면 반은 친구라는 건데 원하는 거 있으면 직접 말하지 그래요?”“우리가 그 쪽한테 뭘 하려는 게 아니라 우리 형님이 뭘 하려는 거야.”“그쪽들 형님이…….”갑자기 어디선가 이름이 나오려고 할 때 그녀가 시간을 일부러 지체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누군가가 말을 잘랐다.“묶어!”“잠깐만요. 당신들 형님이 누군데…… 이거 놔…….”그들은 모두 이 바닥에서 오래 구른 사람들이었기에 얼마 지나지 않아 권하윤을 포박했다.“덕구 형님, 이 여자가 아까 핸드폰을 만지작댔는데 설마 신고한 건 아니겠죠?”“권하윤 씨, 핸드폰 좀 봅시다. 순순히 내놓지 않으면 몸수색 들어갑니다.”예의 따위 이미 오래전 바닥에 처박아 둔 것 같은 몇몇은 몸수색이라는 단어를 듣자 이내 흥분한 표정을 지었다.그런 그들을 상대로 권하윤은 감히 불만을 표할 엄두도 내지 못하고 곧바로 핸드폰의 위치를 알려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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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6화 남녀 사이에는 한 가지 관계만 존재해
칠흑 같은 어둠.눈이 검은 천에 가려지고 입이 테이프로 칭칭 감겨 보지도 못하고 말도 하지 못하는 권하윤이 느낄 수 있는 거라곤 오직 어둠뿐이었다.그러던 그때 그녀의 눈을 가리고 있던 검은 천이 갑자기 벗겨졌다. 갑자기 환한 빛이 눈을 찔러오자 권하윤은 눈을 가늘게 뜨며 빛에 적응하려고 노력했다.그녀가 있는 곳은 창고 같았다. 창문이 없었지만 머리 위에 백열등이 눈부시게 빛을 발하고 있었다.“기태 형님, 사람 데려왔습니다.”전에 그녀를 데려온 대머리가 방 안에 있는 깡마른 남자에게 공손하게 인사했다.그리고 그의 입에서 나온 이름을 듣는 순간 권하윤은 자기 생각이 맞다는 걸 확신했다.‘역시나 조 사장 사람이었군.’진기태가 손을 휘휘 젓자 대머리가 옆으로 물러났다.그러자 진기태는 권하윤을 빤히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오늘 왜 여기 왔는지 알아?”그의 목소리는 텅 빈 창고 안에서 유난히 음산하게 들려왔다.“보스가 당신 때문에 불구가 됐어. 그 치욕을 오늘 당신한테 돌려줘야겠거든!”“읍읍!”권하윤은 애써 소리를 내려 했지만 테이프에 막혀 한 마디도 내뱉을 수 없었다.진기태가 눈빛을 보내자 옆에 있던 똘마니 하나가 앞으로 다가와 그녀의 입에 붙어있던 테이프를 뜯어냈다.권하윤은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입이 자유로워지기 바쁘게 말했다.“조 사장 그렇게 만든 거 민 사장님이지 내가 아니야.”“흥. 당신 민 사장 여자잖아. 당신 때문에 화풀이한 게 아니라면 우리 형님도 그렇게 되지 않았다고!”“당신들이 무슨 말 하는지 모르겠네. 나 민승현 약혼녀야. 민 사장님은 그제 내가 제수씨라서 도와준 것뿐이라고.”“어디서 구라야! 제수씨 같은 소리 하고 있네. 남녀 사이에는 한가지 관계만 존재해. 당신네 재벌 가문이 얼마나 난장판일지 우리가 모를 줄 알아?”그의 말투에서는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한 분노가 담겨 있었다.설령 민도준이 경성 바닥의 모든 명맥을 잡고 있다 할지라도 그는 여전히 그에게 불만이 많았다.만약 민도준이 민씨 가문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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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7화 누가 나 부르는 것 같은데
“민 사장님, 여기예요.”길을 안내한 여자가 앞에 있는 창고를 가리켰다.“음.”민도준은 걸음을 멈추지 않은 채 안으로 걸어 들어가며 입을 열었다.“오늘 고마웠어요. 먼저 돌아가 있어요.”“민 사장님.”화영은 그를 불러세웠다.“오늘 여기 들어가면 조 사장 쪽 사람들이 앞으로 그 여자로 민 사장님 계속 협박할 거예요. 그래도 들어갈 건가요?”그 말에 민도준은 입꼬리를 씩 올렸다.“틀린 말은 아니에요. 오늘 일이 밖으로 새어 나가면 밖에 있는 다른 놈들도 같은 수법을 사용하겠죠. 그래서 이 안의 놈들 한 명도 나오지 못하게 하려고요.”낮게 깔린 목소리에 약간의 흥분이 섞여 있었다.그 말을 들은 화영은 숨이 턱 막혔다.분명 상대가 웃고 있었지만 그녀는 오한이 느껴지기까지 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을 설마…….”“쯧. 쓸데 없는 생각하지 마요. 저 그래도 법은 준수하는 좋은 시민이니까. 그저 저 자식들이 가야할 곳으로 보낸다는 뜻이에요.”그 시각 옆에서 두 사람의 대화를 듣고 있던 한민혁이 속으로 낮게 중얼거렸다.‘그렇게 무섭게 웃지 않으면 좀 더 설득력 있었을 텐데.’민도준은 창고 안으로 걸어갔다. 석양이 이미 서쪽으로 기울어 빛을 등진 그의 얼굴에 그림자가 드리웠다.하지만 한민혁은 그의 뒤를 따를 생각을 하지 않고 제자리에 꿈쩍도 하지 않고 서 있었다. 그런 그를 바라보던 화영이 눈살을 찌푸렸다.“안에 있는 사람들 모두 조 사장 부하 중 가장 유능한 사람들인데 따라 들어가지 않아요?”그 말에 한민혁은 민도준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입을 삐죽거렸다.“도준 형과 로건이 있는데 제가 실력 발휘할 공간이 어디 있겠어요? 화영 누나도 얼른 가 봐요. 조 사장이 눈치라도 채면 안 되니까.”“그래요.”화영은 고개를 끄덕였다.“다들 조심해요.”-“짝!”남자의 힘 있는 손이 권하윤의 얼굴을 내리쳤다.“이년이 감히 나를 걷어차?”뚱보는 욕설을 퍼부으며 권하윤에게 폭행을 가했다.두툼한 손바닥이 그대로 권하윤의 새하얀 얼굴을 때리자 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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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8화 이미 손댔어?
갑작스러운 고요함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알 수 없는 한기를 느꼈다.특히 방금 권하윤을 때리기까지 한 뚱보는 이미 주눅 들어 점점 뒤로 숨어들었다.“하.”그때 민도준의 웃음소리가 정적을 깼다.“이미 손댔어?”“아니요!”뒤에서 민도준을 어떻게 생각할지 몰라도 진기태는 민도준 앞에서 대놓고 시비를 걸 배짱은 없었기에 얼른 변명했다.“아까 우리 애 중에 멋 모르는 애가 글쎄 권하윤 씨가 누군지 모르고 소란을 피웠는데 알아본 뒤로 손끝도 안 댔어요.”진기태는 권하윤을 힐끗거리며 말을 이었다.“믿기지 않으면 물어봐요.”위험에서 벗어난 권하윤이 그제야 안정을 되찾고 버둥대자 진기태 부하들이 그녀를 놓아주었다.그녀는 사람들의 시선도 의식하지 않은 채 민도준 옆에 다가가 그의 팔을 꼭 잡았다.그렇게 해야만 그녀는 안전감을 느낄 수 있었다.고개를 들고 민도준을 쳐다본 그녀는 말을 하려고 입을 열었지만 갈라 터진 입술이 당겨져 말없이 고통을 삼켰다.하지만 애써 냉정한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그럴 새가 없었던 거지 그러지 않은 게 아니에요!”“이게!”욕지거리를 내뱉으려던 진기태는 민도준의 눈빛에 다시 입을 다물었다.입술을 깨물며 애써 눈물을 참는 권하윤의 모습을 본 민도준은 자기 외투를 벗어 그녀에게 건넸다.“밖에서 기다려.”하지만 그의 온기가 느껴지는 외투를 품에 안은 권하윤은 고개를 저었다.“저도 볼래요.”그 말에 민도준은 놀란 표정을 짓더니 이내 재밌다는 듯 피식 웃으며 큰 손으로 그녀의 머리를 꾹 눌렀다.“뒤로 물러나 있어.”권하윤은 그의 외투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끄덕이며 멀리 물러났다.진기태는 뭔가 잘못됐다는 느낌을 받고 이내 방어 태세를 취했지만 민도준이 여자 하나 때문에 자신들을 대놓고 적대시하지 않을 거라는 생각에 조심스레 찔러봤다.“민 사장님, 지금 뭐 하시려는 겁니까?”그의 말에 민도준은 부드러운 미소를 보였다.“당연히 친해지려고 그러지.”“로건.”짤막한 명령에 로건은 손의 힘을 풀었고 지금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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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59화 직접 복수해
권하윤은 바닥에 쓰러진 사람들을 에둘러 민도준 곁으로 다가갔다.그러던 중 지나쳐 온 사람 중 팔이 괴이한 모습으로 꺾여 있는 뚱보가 눈에 들어왔다.그 모습을 보자 권하윤은 순간 쾌감이 밀려왔지만 형언할 수 없는 두려움도 함께 덮쳐왔다.두 사람이 약 두 걸음 정도 떨어져 있을 때 민도준이 갑자기 권하윤을 자기 쪽으로 끌어당기더니 그녀를 껴안은 채로 그녀의 턱을 들어 올렸다.“왜 이렇게 늦어? 다리에 힘이 풀렸나?”민도준이 매번 크게 싸우고 나면 왠지 모를 화와 피가 들끓는 것 같은 흥분이 그의 정신을 지배하곤 한다.지금도 마찬가지로 들끓는 피에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해 당장이라도 권하윤의 허리를 부러트릴 듯 힘을 주체하지 못했다.권하윤은 이럴 때 그를 거절하면 안 된다는 걸 알았지만 이렇게 거리낌 없이 행동하다가 소문이라도 새어나갈까 봐 작게 버둥거렸다.“사람 있어요.”민도준은 그녀의 얼굴을 손가락으로 살짝 쓸었다. 그 덕에 손에 묻은 피가 새하얗게 질린 권하윤의 얼굴에 묻어 약간의 색을 더했다.“이 사람들은 다 죽었다 생각하면 돼.”아무렇지 않은 듯 웃는 민도준의 모습에 권하윤은 순간 멍해졌다.주위에서 들리던 울부짖음도 그 소리에 더욱 날카로워졌다.겁 많은 똘마니들은 민도준이 저들을 정말 죽이기라도 할까 봐 살려달라고 애원했고 조금 배짱이 있는 놈들은 오히려 민도준을 협박했다.하지만 그저 자신들의 보스가 예전에 얼마나 잘나갔는지 자랑해 대며 자기들을 죽이면 보스가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협박이었다.민도준은 그들의 분노와 애원을 들은 체도 하지 않고 마치 정말로 죽은 사람 대하듯 그들을 대했다.그러더니 갑자기 권하윤이 걸치고 있는 커다란 외투를 잡아 당겨 그녀를 자기 앞에 끌어오더니 피 묻은 칼을 그녀의 손에 건네주었다.“아까 하윤 씨 만진 놈한테 복수 해.”권하윤은 그 칼을 손에 받아 들었지만 마치 뜨거운 감자라도 쥔 것처럼 오히려 불안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이거면 충분해요.”“이게 어떻게 충분해.”민도준은 그녀의 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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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화 돌아가서 보자고
차 안.권하윤은 시선에서 점차 멀어지는 창고를 힐끗거리더니 자기와 함께 뒷좌석에 앉은 민도준을 바라봤다.“우리…… 로건 씨 안 기다려요?”민도준은 입에 문 담배에 불을 붙이더니 그녀를 흘겨봤다.“사람도 찔렀으면서 멍청하게 굴지 말지.”권하윤은 그의 말에 곧장 입을 닫았다.마치 깊은 원한이라도 있는 듯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는 그녀를 보자 민도준은 이내 피식 웃었다.“창고 안 놈들 모두 처리하려면 5분 정도는 소요 돼. 왜? 설마 저들이 불쌍하기라도 해? 그럴 거면 차라리 나를 생각해 주는 게 어때?”“어디 다쳤어요?”권하윤은 잔뜩 걱정하는 표정으로 물었다.본인은 이미 얼룩 고양이처럼 되었으면서 도리어 자신을 걱정하는 권하윤을 보자 민도준은 순간 재밌다는 생각이 들었다.이윽고 담배를 입에 물며 다리를 툭툭 두드렸다.“여기 앉아. 보여줄 테니까.”그의 말에 운전석에 앉아 있던 한민혁은 묵묵히 이어폰을 끼더니 볼륨을 최대치로 높였다.하지만 정작 권하윤은 부끄러운 듯 말을 얼버무렸다.“저 옷 더러운데 움직이면 차 안이 더러워…… 아!”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권하윤을 자기 무릎 위로 끌어온 민도준은 그녀의 귀를 잘근잘근 씹으며 놀려댔다.“내가 언제 하윤 씨 더러워했어?’그 말을 들은 권하윤은 얼굴이 화끈 달아올라 한참이 지나서야 제 목소리를 되찾았다.“그런 뜻 아니에요.”“응? 내가 무슨 뜻으로 말한 줄 알고 아니래?”상대의 함정에 빠졌다는 걸 인지한 권하윤은 이내 눈을 내리깔았다.그녀의 그런 모습에 민도준이 낮은 웃음을 터뜨렸고 그 바람에 다리가 휘청거렸다.“내가 먼 데서부터 달려왔는데 은인을 대하는 태도가 이래서야 되겠어?”민도준에게 놀림을 당한 권하윤은 부끄러워 오히려 버럭 화를 냈다.“대체 다친 거예요? 아니에요?”그녀는 본인이 무섭게 화를 낸 거라고 생각했지만 민도준의 품에 안긴 채 긴장해서 몸을 움츠린 모습으로 소리 지르는 모습은 화를 낸다기보다는 애교 수준에 가까웠다.민도준은 그런 그녀를 마치 애완동물 만지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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