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구주, 왕의 귀환: Chapter 601 - Chapter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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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1화
인해민이 순간 어떻게 반응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갑자기 차가운 목소리가 안쪽에 있는 궁전에서 들려왔다.“한성! 간이 배 밖으로 나왔군! 감히 우리 백화궁에 사람을 내놓으라고 찾아와? 죽고 싶어?”차가운 목소리와 함께 여신 같은 여자가 순식간에 그곳으로 날아왔다.연규비였다.연규비가 살기등등하게 나타나자 한성은 눈빛이 흔들리면서 뒤로 물러나려 했다.그러나 연규비의 속도가 너무 빨랐다.그녀는 빛과 같은 속도로 도착해서 손을 들어 단도문의 한성을 향해 손바닥을 휘둘렀다.한성은 감히 방심할 수 없어 서둘러 온몸의 공력을 사용하여 연규비와 손바닥을 마주 닿게 했다.쿵!순간 충격파가 사방으로 흩어졌고 단도문의 문주는 연규비의 공격에 연신 뒷걸음질 치면서 입가에 피를 흘렸다.연규비는 한성을 상처 입힌 뒤 싸늘한 눈동자를 들어 다른 이들을 쭉 둘러보았다.“어머, 형의문, 신씨 일가의 형제, 금강사에서도 다 왔군.”그 말에 형의문의 나진수가 앞으로 나섰다.“연 궁주, 오랜만입니다.”연규비는 차갑게 웃었다.“나 문주, 쓸데없는 말은 하지 말고 오늘 왜 이렇게 많은 사람을 데리고 우리 백화궁을 찾아왔는지 해명해 보지 그래. 우리 백화궁이 수가 적어서 만만했던 건가?”“오해입니다, 연 궁주. 저희가 어떻게 감히 백화궁에 멋대로 쳐들어가겠습니까? 다만 오늘 어떤 건방진 자식이 감히 고씨 일가의 셋째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려서요. 저희는 무도 연맹의 명령을 받고 그 자식을 데리러 온 겁니다.”나진수가 말했다.연규비는 차갑게 코웃음 쳤다.“사람을 데리러 왔다고? 그래서 감히 우리 백화궁에 쳐들어오려고 했던 건가?”“연 궁주, 저희는 고시연 아가씨의 심기를 건드린 그 자식이 백화궁에 숨어있다는 소식을 접했습니다.”신씨 일가의 형제가 성격을 참지 못하고 앞으로 나섰다.“헛소리군! 경고하는데 오늘 당신들이 누굴 찾든 감히 우리 백화궁에서 소란을 벌인다면 가만두지 않을 줄 알아.”연규비의 살기가 담긴 싸늘한 말에 분위기가 순간 얼어붙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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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2화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순간, 갑자기 목소리 하나가 뒤에서 들려왔다.“규비야, 물러나.”곧 훤칠한 남자 한 명이 사람들 틈 사이에서 걸어 나왔다.그는 다름 아닌 윤구주였다.윤구주의 뒤에는 시괴 동산과 백경재가 있었다.“윤... 너 왜 나왔어?”연규비는 윤구주를 위해 오늘의 이 성가신 일을 막아주고 싶었는데 뜻밖에도 윤구주가 모습을 드러냈다.“날 찾으러 온 거라는데 당연히 나와 봐야지.”윤구주는 덤덤히 말한 뒤 시선을 들어 자신을 찾아온 무도 연맹 사람들을 바라봤다.곧 그가 걸음을 내디뎠다.“바로 저 자식이 고시연 아가씨를 언짢게 했습니다!”단도문 사람들은 윤구주를 한눈에 알아보았다.다들 알아보자 신씨 형제가 첫 번째로 튀어나왔다.“이 자식, 오늘 네가 서남빌딩 전망대에서 우리 고시연 아가씨를 심기를 건드린 거지?”윤구주는 덤덤히 웃었다.“아니. 난 그 여자 심기를 건드린 적이 없어. 그냥 무릎을 꿇으라고 했을 뿐이지.”무릎을 꿇으라고 했다는 말에 무도 연맹 사람들은 사색이 되었다.“이 자식, 네가 뭔데 감히 우리 아가씨에게 무릎을 꿇으라고 한 거야? 죽고 싶어?”“우리 서남에서 아가씨 말 한마디에 너 같은 녀석은 죽을 수도 있어!”신씨 형제 중 첫째가 화를 내며 말했다.“하.”윤구주는 웃었다.“죽을 거라고? 별로 믿음이 가지 않는데.”“이 자식, 백화궁이 뒷배가 되어준다고 해서 건방지게 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마. 고씨 일가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네 배후가 누구든 감당할 수 없어!”형의문의 나진수도 나섰다.윤구주는 다시 웃으며 말했다.“걱정하지 마. 오늘 난 절대 백화궁이나 규비가 나 대신 나서게 할 생각 없으니까. 당신들에게 날 한 발짝이라도 움직이게 할 능력이 있다면 목숨은 살려줄게. 어때?”윤구주의 건방진 말에 단도문의 한성은 화가 단단히 났다.“참으로 거만한 놈이구나. 우리 저놈부터 죽입시다!”한성은 연규비에게 무안을 당한 적이 있기 때문에 화가 가득 차 있었다.그래서 윤구주의 말을 듣자 곧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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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3화
그 광경에 조금 전까지만 해도 건방을 떨던 신씨 일가 형제, 나진수, 금강사의 스님들도 전부 말문이 턱 막혀서 넋을 놓았다.“이젠 당신들 차례야. 덤벼, 날 죽일 거라면서?”윤구주는 단도문의 문주를 단칼에 죽인 뒤 고개를 돌려 형의문, 신씨 일가 형제, 금강사의 스님들을 바라보았다.조금 전까지만 해도 기세등등하던 그들은 넋이 나갔고, 다들 두려운 얼굴로 그곳에 서서 찍소리도 하지 못했다.잠잠한 사람들을 바라보며 윤구주가 말했다.“왜, 공격하지 못하겠어? 그렇다면 내가 하지!”그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다시 손가락으로 지현을 시전했다.슈슈슉!지현은 총알보다 더 빠르고 매서웠다.“아아아아!”서남 무도 연맹 사람들의 입에서 비명이 터져 나왔고 잠시 뒤 반 이상이 죽었다.형의문의 나진수와 신씨 일가 형제, 금강사의 구세현은 전부 안색이 하얗게 질렸다.그들은 윤구주가 사람을 죽이는 걸 보고만 있었다.신씨 일가 형제가 이를 악물고 나섰다.“나진수 씨, 구세현 씨, 뭘 기다리는 겁니까? 우리가 같이 덤비면 분명 저 자식을 죽일 수 있을 겁니다!”신씨 일가 형제는 그렇게 말하면서 곧바로 윤구주를 향해 달려들었다.첫째는 장총을 썼고 둘째는 창을 썼다.두 사람은 수년 만에 서로 협력해서 윤구주를 포위하여 공격했다.형의문의 나진수도 울며 겨자 먹기로 달려들었다.그가 시전한 것은 호학쌍형이었다.세 고수가 함께 덤비자 금강사의 구세현은 눈을 번뜩이면서 들고 있던 봉을 윤구주를 향해 휘둘렀다.네 명의 종사 경지의 고수가 전부 출동하자 위력이 남달랐다.그러나 윤구주는 싱긋 웃었다.네 사람이 함께 공격해 오자 그는 몸을 움직여서 먼저 신씨 일가 형제들에게로 향했다. 신씨 일가 형제들은 윤구주가 다가오자 곧바로 장총으로 윤구주를 막으려 했다.둘째는 창을 들고 다가왔다.그들은 윤구주가 얼마나 대단한 실력자인지 미처 알지 못했다.두 사람의 무기가 윤구주에게 다가가기도 전에 두 개의 손바닥이 그들의 가슴팍에 닿았다.마치 거대한 망치에 맞은 것처럼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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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4화
겨우 몇 분도 안 돼서 서남 무도 연맹 4대 문파가 전부 윤구주에게 살해당했다.여기저기 널린 시체들을 본 백화궁의 여자들은 아름다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믿기지 않는 표정을 지었다.“구주야, 이것 봐, 고씨 일가의 그 제멋대로인 셋째 아가씨가 이미 널 노리고 있어.”이때 연규비가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윤구주는 덤덤히 웃었다.“괜찮아. 안 그래도 기분이 꿀꿀해서 마침 화풀이 상대가 필요했는데 고씨 일가의 그 아가씨부터 손봐야겠어.”...서남빌딩.흰 다리를 내놓는 드레스를 입은 고씨 일가 셋째 딸은 홀에서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고 있었다.그녀는 무도 연맹 네 개의 문파에서 연락이 오기를 기다렸다.고씨 일가에서 가장 오만한 셋째 딸인 고시연은 금수저였다.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였고 고씨 일가 어르신은 그녀를 가장 아꼈었다.그래서 무도 연맹이든 고씨 일가든 다 그녀를 두려워했다.그런데 이번에 이곳에 와서 거만이 극에 달하는 그녀가 윤구주 때문에 무릎을 꿇을 줄 누가 알았을까?윤구주를 떠올린 고시연은 화가 나서 이가 갈렸다.“제기랄, 너는 내가 꼭 내 두 손으로 죽일 거야!”그렇게 화를 내며 말하던 고시연은 시선을 들어 매섭게 말했다.“정훈 아저씨, 4대 문파 간 지 꽤 됐는데 설마 아직도 소식이 없는 거예요?”“아가씨, 아직은 소식이 없습니다.”옆에 서 있던 다른 노인이 말했다.“쓸모없는 놈들. 역시 다들 쓸모없어!”고시연이 참지 못하고 말했다.바로 이때 밖의 복도에서 갑자기 앓는 소리가 들려왔다.그 소리를 듣는 순간 고시연의 안색이 달라졌다.“무슨 소리지?”옆에 있던 두 명의 종사 경지의 노인도 그 소리를 들었다. 정훈이 먼저 말했다.“제가 나가보겠습니다!”그가 입구 쪽으로 가자마자 폭발음이 들려오면서 거대한 문이 부서졌고, 곧 거인이 한 명 나타났다. 거인은 피 칠갑이 된 시체를 한 구 들고 고씨 일가 사람들 앞에 나타났다.그 거인은 동산이었다.그 시괴는 윤구주를 따라다닌 뒤부터 윤구주 곁의 가장 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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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5화
고시연이 떨리는 목소리로 물었다.“정말 미안하지만 이미 다 내 손에 죽었어.”윤구주는 그대로 다가가서 의자에 앉으며 말했다.‘뭐라고?’“4대 문파 사람들을... 전부 죽였다고요?”그 말을 들은 고시연은 깜짝 놀라서 소리를 질렀다.“그래! 그들이 죽음을 자초하는 데 내가 뭘 어쩌겠어?”윤구주는 그렇게 말한 뒤 시선을 들어 고시연을 바라보았다.“이젠 네 차례야.”그 말을 들은 고시연은 저도 모르게 등골이 오싹했다. 그녀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윤구주를 바라보며 말했다.“뭐, 뭘 하려는 거예요?”윤구주는 고개를 들어 눈앞의 고시연을 바라보았다.“뭘 하려는 거냐고? 맞춰 봐.”윤구주가 가까워지자 고시연은 겁을 먹고 뒤로 물러나면서 말했다.“감히 날 건드리려는 건 아니겠죠? 난 고씨 일가 셋째 딸이에요. 우리 할아버지는 무도 연맹 맹주고요! 감히 내게 손을 댄다면 우리 고씨 일가에서 천 배 만 배로 되갚아줄 거예요!”“그래? 하지만 안타깝게도 오늘 네 할아버지가 온다고 해도 넌 죽어야 해!”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면서 고시연에게 다가갔다.윤구주가 자신을 향해 다가오자 두 사람이 갑자기 윤구주의 앞을 막아섰다.그 두 사람은 고시연 곁의 두 명의 종사 경지의 노인이었다.“부디 저희 셋째 아가씨를 용서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앞으로는 절대 당신에게 시비를 걸지 않을 거라고 맹세할게요.”“오늘 저희 남릉 고씨 일가의 체면을 봐서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윤구주의 공격에 다쳤었던 무도 노인은 눈앞의 윤구주가 두려워서 그에게 용서를 빌었다.그러나 윤구주는 덤덤히 말했다.“이제 와서 용서를 구하는 건 너무 늦었어요.”“설마 정말로 저희 고씨 일가를 적으로 돌리시려고요? 저희 어르신께서는 셋째 아가씨를 제일 아낍니다. 만약 셋째 아가씨가 잘못된다면 어떻게 될지, 결과를 생각해 봐야 하지 않겠습니까?”다른 노인이 서둘러 말했다.“결과? 그렇다면 당신들은 날 건드린 결과가 무엇인지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윤구주가 눈을 번뜩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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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6화
죽었다. 그것도 전부.자기를 지키던 두 명의 종사 경지의 노인이 다 윤구주에게 죽임을 당하자 도망치고 있던 고시연은 순간 겁을 먹고 바닥에 풀썩 주저앉았다.꽃 같던 얼굴이 지나친 두려움으로 인해 일그러졌다.그녀는 온몸을 떨면서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이젠 네 차례야!”윤구주는 두 명의 노인을 죽인 뒤 드디어 고시연을 바라봤다.“죽이지 말아주세요... 제발 죽이지 말아주세요... 절 죽인다면 우리 할아버지가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 그리고 서남 무도 연맹 전체가 당신을 죽이려고 들 거예요!”죽기 직전이 되자 고시연은 그제야 겁이 났다.그녀는 눈물을 흘리면서 윤구주에게 애원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이렇게 말했다.“내가 말했지. 오늘 네 할아버지가 이곳에 있다고 해도 넌 죽을 거라고.”“제발 부탁이에요. 절 죽이지 말아주세요. 제가 소가 되고 말이 될게요. 제발 부탁드려요...”고씨 일가의 셋째 딸인 그녀는 살기 위해서 윤구주의 발치에 무릎을 털썩 꿇었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녀를 쳐다보지도 않았다.아무리 고시연이 고씨 일가의 셋째 딸이고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녀가 건드린 사람은 무려 윤구주였다.“이젠 네 차례야.”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는 손을 들어 고씨 일가 셋째 딸인 고시연을 죽이려고 준비했다.그런데 윤구주의 손가락이 고시연에게 가까이 다가갈 때쯤 익숙한 한기가 그녀의 가슴 쪽에서 퍼져나갔다.뼈가 시릴 정도의 엄청난 한기였다.그 한기를 느낀 순간 윤구주의 눈동자가 반짝였다.“엄청난 한기네. 이 정도 기운이면 천년초랑 비슷한데?”윤구주는 문씨 일가의 기린화독에 당한 뒤로 언제나 체내의 화독을 제거하여 자신의 가장 강했던 상태로 돌아가길 원했다. 그리고 그로써 소채은 체내의 고독을 치료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까지 윤구주에게는 천년 빙설화 하나뿐이었다.다른 두 개의 천년초는 지금까지 찾지 못했다.그런데 지금 갑자기 고시연의 몸에서 엄청난 한기가 느껴지자 윤구주는 놀랍기도 하고 기쁘기도 했다.그 한기는 천년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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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7화
신분이 귀한 이유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건... 그녀의 약혼자가 화진 4대 가문 중 하나인 남궁 세가 사람이었기 때문이다.그래서 윤구주가 옷을 벗으라고 하자 고시연은 윤구주가 자신에게 흑심을 품은 줄로 알았다.“저... 저한테 무슨 짓을 하려는 거예요?”고시연은 가슴을 가리면서 두려운 얼굴로 윤구주를 바라보았다.“쓸데없는 말은 하지 마. 벗으라면 벗어!”윤구주는 그녀에게 설명하고 싶은 마음이 없었다.고시연은 더 말할 수 없었다.윤구주는 사람을 죽일 때 눈 한 번 깜빡이지 않았다. 고시연은 살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눈을 꾹 감고 떨리는 손을 옷깃으로 가져간 뒤 자신의 치마를 벗기 시작했다.곧 단추가 하나하나 풀렸고 그녀의 흰 피부가 윤구주의 눈에 들어왔다.희고 큰 가슴 또한 다 보였다.검은색 레이스 속옷이 그녀의 가슴을 꽉 감쌌다.게다가 그녀에게서는 옅은 체향이 나서 보고 있으면 아주 사랑스러웠다.그러나 윤구주는 그런 걸 신경 쓸 마음이 없었다.그의 시선은 그녀가 착용한 목걸이의 검은색 구슬을 향해 있었다.천년초와 비슷한 수준의 엄청난 한기를 띠고 있는 것이 바로 그녀의 목걸이에 있는 구슬이었기 때문이다.“이건 봉안보리구슬?”윤구주는 신념술을 이용해 단번에 그것을 꿰뚫어 보았다.보리구슬은 불가의 보물이었다.그것은 용안과 봉안으로 나뉘는데 용안은 양이고 봉안은 음이다.음양이 공존하여 그것은 용봉음양구슬이라고 불리기도 했다.고시연이 봉안보리구슬을 하고 있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그러나 아쉽게도 한 알뿐이었다.몇 알 더 있었다면 이 봉안보리구슬의 한기가 천년초 하나와 비슷했을 것이다.하지만 그럼에도 윤구주는 흥분되었다.첫 번째가 있다면 두 번째, 세 번째, 네 번째도 있을 테니 말이다.봉안보리구슬을 충분히 많이 모은 뒤 그 속에서 한기를 추출한다면 그 한기가 천년초 하나와 비슷할 것이다.윤구주가 들뜬 얼굴로 고시연이 목에 차고 있는 봉안보리구슬을 바라보고 있을 때, 고시연은 윤구주가 뭘 하려는 건지 몰라서 어리둥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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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8화
고시연은 윤구주가 자신의 미모와 몸을 탐내는 줄 알았다. 그러나 뜻밖에도 윤구주는 그녀가 하고 있던 목걸이의 봉안보리구슬을 잡아 뜯었다.이때 고시연은 의문이 들기는 했지만 감히 찍소리도 할 수 없었다.윤구주는 봉안보리구슬을 들고 이리저리 살피더니 눈빛이 점점 더 불타올랐다.“역시 아주 귀한 봉안보리구슬이 맞네!”윤구주는 그렇게 말하더니 갑자기 고개를 홱 들어 고시연을 바라보았다.“말해. 이 구슬 어디서 났어?”고시연은 그의 질문에 솔직히 대답할 수밖에 없었다.“할아버지가 준 거예요.”“네 할아버지? 고진용?”“네.”“이 구슬 몇 개나 더 있어?”윤구주가 계속해 물었다.현재 이 봉안보리구슬 하나로는 한기가 너무 적어서 천년초와 비교할 수가 없었다.천년초 하나와 비슷한 수준의 한기라면 이 봉안보리구슬이 적어도 여러 개, 심지어 십여 개는 필요했다.“이 구슬은... 우리 고씨 일가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보물이에요. 우리 할아버지가 이 구슬로 된 팔찌를 하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어요. 다른 건 몰라요.”고시연은 윤구주가 따져 묻자 솔직히 대답했다.윤구주는 고진용에게 이 구슬로 된 팔찌가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눈을 반작였다.눈앞의 이 봉안보리구슬은 손톱만큼 컸다.만약 이걸로 된 팔찌가 있다면 알이 적어도 십여 개는 될 것이다.그건 고진용의 봉안보리구슬 팔찌가 천년초 하나와 엇비슷하다는 뜻이었다.그런 생각이 들자 윤구주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좋아. 드디어 천년초와 비슷한 보물을 찾게 되었네.”말을 마친 뒤 윤구주는 고개를 돌려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시연을 바라보았다.고시연의 옷깃은 여전히 벌어져 있어서 가슴이 다 보였다.그녀는 윤구주가 고개를 돌리자 서둘러 뒷걸음질 치면서 말했다.“말해야 할 건 다 말했어요. 절... 죽이지는 말아요!”“넌 죽어야 마땅했지만 순순히 얘기해줬으니 목숨만은 살려주지.”그 말을 들은 고시연은 기뻤다.“절 죽이지 않을 거란 말인가요?”윤구주가 대꾸했다.“그래. 목숨은 살려주겠지만 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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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9화
옷을 다 입은 뒤 고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얌전히 윤구주의 곁에 섰다.예전의 거만하던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는 지금 윤구주의 앞에서 종과 다름없었다.“고씨 일가가 어디 있는지 얘기해 봐.”윤구주가 물었다.“고씨 일가는 남릉에 있습니다.”고시연은 솔직히 대답했다.“좋아. 남릉에 한 번 가야겠어.”...백화궁.윤구주가 고시연을 상대하러 갔을 때 연규비와 백경재 등은 룸살롱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세 명의 사람이 백화궁 입구에 모습을 드러냈다.남자는 훤칠했고 여자는 아름다웠다.그러나 안타깝게도 아름다운 여자의 얼굴은 초췌했다. 그녀는 마치 종처럼 묵묵히 남자의 뒤를 따르고 있었다.두 사람은 다름 아닌 윤구주와 고시연이었다.그리고 두 사람의 뒤에는 그들을 뒤따르고 있는 시괴거인 동산이 있었다.세 사람이 돌아오자 입구에 있던 연규비와 백경재 등 사람들은 서둘러 그들을 맞이하러 갔다.“구주야, 드디어 돌아왔네? 응? 이 미녀는 누구야?”연규비는 윤구주의 뒤에 고시연이 있는 걸 발견하고 의아한 얼굴로 물었다.백경재와 다른 백화궁 여자들은 고시연을 보고 살짝 당황했다. 다들 그녀에게로 시선을 옮겼다.“이쪽은 고씨 일가 셋째 딸이야.”윤구주가 덤덤히 말했다.‘뭐라고? 고씨 일가 셋째 딸?’연규비는 눈이 휘둥그레져서 다시 고시연을 자세히 살피다가 그제야 그녀를 알아보았다.“정말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네! 구주야,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는 왜 데려온 거야?”윤구주가 대답했다.“이젠 내 종이거든!”종이라는 말에 연규비는 심장이 철렁 내려앉았다.고개를 들자 항상 거만하던 고시연이 고개를 숙이고 마치 진짜 종처럼 윤구주의 곁에 서 있는 게 보였다.“역시 저하는 대단하십니다! 이렇게 빨리 고씨 일가 셋째 아가씨를 굴복시킬 줄은 몰랐어요!”옆에 있던 백경재가 웃으면서 말했다.“됐고 규비야, 이 여자는 일단 너한테 맡길게. 난 채은이를 보러 가야 해서 말이야.”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고시연을 신경 쓰지 않고 곧장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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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10화
‘어?’“외출하려고? 어디 가는데?”소채은이 서둘러 물었다.“남릉!”윤구주가 대답했다.남릉은 서남에서 가장 큰 공업화 도시였다.서남의 다섯 개 도 중, 남릉은 서남의 가장 중요한 도시이자 서남의 경제 중심이기도 했다.그런데 윤구주가 남릉에 간다고 하자 소채은은 서둘러 물었다.“구주야, 왜 갑자기 남릉에 간다는 거야?”“처리해야 할 일이 하나 있거든.”윤구주는 소채은을 걱정시키지 않기 위해서 간단히 대답했다.“그런데 가서 얼마나 오래 있을 거야? 언제 돌아올 거야?”소채은은 미련 가득한 얼굴로 물었다.“걱정하지 마. 일 금방 끝날 거야. 일 끝나면 바로 돌아와서 너랑 같이 있을게.”윤구주는 소채은의 손을 잡았다.소채은은 비록 미련이 가득했지만 윤구주에게 볼일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말했다.“알겠어. 어쨌든 빨리 돌아와야 해.”“응, 걱정하지 마.”윤구주는 말을 마친 뒤 소채은을 품에 꼭 안았다.윤구주는 남릉 고씨 일가로 가보기로 마음먹고 그 일을 연규비와 백경재에게 알렸다.연규비는 남릉 고씨 일가에 봉안보리구슬이라는 귀한 보물이 있다는 걸 알고는 참지 못하고 말했다.“구주야, 그 봉안보리구슬이 정말 천년초 하나와 맞먹을 수 있는 거야?”“응! 봉안보리구슬은 음기와 한기를 타고난 보물이야. 비록 한 개로는 천년초만큼의 한기는 없지만 숫자가 많아지면 천년초 하나와 맞먹을 수 있어.”윤구주가 말했다.“정말 잘됐네! 네 말대로 고씨 일가에서 봉안보리구슬을 얻을 수 있다면 천년초 두 개를 가진 셈이잖아?”연규비가 말했다.윤구주는 고개를 끄덕였다.그녀의 말대로였다. 만약 고씨 일가의 봉안보리구슬을 팔찌를 얻는다면, 천년초 하나만 더 얻으면 실력이 전성기일 때로 돌아갈 수 있었다.실력이 전성기일 때로 돌아간다면 윤구주는 체내의 기린화독을 제거하고 소채은의 고독을 치료해 줄 수 있었다.“그렇다면 지금 당장 출발해서 고씨 일가를 찾아가자.”연규비가 흥분해서 말했다.그런데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규비야, 이번에 너랑 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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