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나 말고 다: Chapter 191 - Chapter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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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1화
"송지음 씨 생일에 절 불러주세요."임아중이 양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우서진과 친하지 않았기 때문에 우서진이 그녀를 초대했을 때 잘 이해하지 못했다.신유리도 눈썹을 찡그렸다. 다른 건 신경 쓰지 않아도 송지음은 그녀에게 기분 나쁜 존재였다. 듣기만 해도 무의식적으로 거부감이 들었다."그러면 안 가도 되죠. 꼭 가야 한다는 법은 없잖아요?"곡연이 말하자 임아중의 얼굴이 더 험악해졌다."아니요. 아버지가 저보고 꼭 가라고 하셨어요. 그는 이것을 소개팅으로 여기는 것 같아요.""그런데 서준혁이 부산 시장 사람들을 특별히 초청한 것 같다고 들었어요."그녀는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송지음 씨 체면이 정말 대단하네."신유리와 서준혁, 송지음 사이의 일은 조금만 알아보아도 어떻게 된 일인지 알 수 있었다. 그래서 임아중은 일찌감치 신유리 편을 들었다.신유리는 이 일을 듣기만 하면 그만인 줄 알았다. 송지음의 생일이 그녀와 큰 관련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그녀는 일이 이렇게 갑작스럽게 터질 줄 몰랐다.주말, 신유리는 별일 없이 하루 종일 병원에서 외할아버지를 모시고 있었다. 어르신은 상태가 아주 좋았다. 의사마저도 다들 그의 의지력이 매우 완강하고 생존 의욕도 강하다고 말씀하셨다. 그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회복이 잘 되고 있다고 말이다.오후에 외할아버지께서 중환자실로부터 일반 병실로 옮겼기 때문에 신유리는 짐을 싸느라 바빴다. 외할아버지를 돌보고 저녁을 먹었는데 갑자기 임아중에게서 전화를 걸어왔다."유리야, 너 오늘 휴가 맞지?""왜 그래?""갑자기 차가 고장 났는데 데리러 와줄 수 있어?"임아중의 목소리는 매우 우울해 보였다."시내로 가려는데 택시를 탈 수도 없고. 다른 애들은 다들 일이 있대."신유리가 시간을 보니 이미 저녁 7시였고 마침 퇴근 시간이라 시내가 아니더라도 택시를 잡는 것이 매우 어려웠다.외할아버지가 이미 주무고 계셨기 때문에 그녀는 임아중의 위치를 묻고는 차를 몰고 갔다.도착했을 때, 교통경찰과 보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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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2화
연우진이 양미간을 찌푸리고 무슨 말을 하고 싶었지만 말을 꺼내지 못했다. 그에 비해서 임아중은 아무 거리낌이 없었다.그녀는 손에 들고 있던 선물 하나를 송지음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빙그레 웃으며 말했다."생각지도 못했는데 배려심이 많으시네요. 오늘은 말 좀 줄이세요."그녀는 일부러 목소리를 낮추고 말했다."오지랖 넓은 사람이 일찍 죽는다고 들었는데 오늘 당신 생일이니 전 제 기분을 망치지 않도록 할게요."송지음이 갑자기 눈을 부릅떴다. 임아중은 손을 뻗어 신유리의 손을 잡아끌며 말했다."송지음 씨도 네가 온다는 것을 알고 마중 나왔으니 그녀의 체면을 세워 주자."이 말은 직설적이고 의도적이었다. 신유리가 무표정으로 대답했다."그래, 비록 매우 재미없지만."서준혁이 옆에 있었는데 표정은 냉담하고 감정이 별로 없어 보였다. 그의 시선이 흔적도 없이 신유리에게 향했다."준혁아, 오랜만이야."연우진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울려 퍼지자 그는 겨우 시선을 돌렸다.그는 입가에 미소를 짓고 있었지만 어쩔 수 없다는 표정이었다."어쨌든 화인 그룹에서 그렇게 오랫동안 일했는데 그렇게 할 필요가 있어? 즐겁게 모였다가 즐겁게 헤어지는 것이 도리 아니야?"서준혁의 눈에 희미한 빛이 번쩍였다."또 유리를 위해 나서려고 해?"그는 차갑게 피식 웃으며 말을 이어나갔다."하나, 하나 정말 재미있네."연우진은 그의 말에 풍자의 뜻이 있다는 것을 듣고 안색이 나빠졌다. 다만 어쩔 수 없는 일이었다. 세상 물정에 얽힌 자리라면, 감정만 말할 때가 아니었다. 더군다나 그들의 모임은 각 방면에 얽혀 있었다.하물며 오늘의 주역도 송지음이 아니었다. 안에 들어온 임아중은 신유리를 끌고 제일 구석에 있는 소파에 앉혀놓고 오늘 밤은 좀 쉬었다가 가겠다고 했다.연우진은 사람을 찾으러 간다고 혼자 떠났다. 이 자리는 바로 대문이 보이는 자리였다. 속속 들어오는 사람들, 상인들은 대부분 알고 있었다. 모두 성남의 부잣집 아이들이었다.송지음의 이번 생일파티는 정말 겉치레가 좋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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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3화
서준혁은 신유리의 몸매가 좋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도 한때는 그녀의 몸에 푹 빠졌었다는 것을 부인하지 않았다.살이 없어야 할 곳에는 없고 있어야 할 곳엔 붙어있는 풍만하고 아름다운 몸매였다.발자국 소리를 들은 신유리는 임아중이 온 줄 알았다. 그녀는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옷을 나에게 줘."신유리는 말을 더 이어나가지 않았다.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는 쪽을 발라존 그녀는 서준혁이 거만한 표정으로 병풍 옆에 서 있는 것을 보았다.그의 시선은 직설적이고 아무런 숨김도 없이 신유리의 몸을 쳐다보고 있었다.신유리는 눈썹을 살짝 찡그리며 재빨리 자신의 흩어진 옷을 정리했다. 단추를 닫을 시간도 없었다. 그녀는 손으로 가슴을 가렸다. 서준혁을 바라보는 신유리의 눈빛에 경계심이 가득했다."언제 왔어?"서준혁은 시선을 거두며 대답했다."내가 물어야 하는 게 아닌가?"그가 안에서 나왔다는 것을 신유리도 눈치챘다.서준혁이 높은 곳에서 그녀를 보고 있자니 막연한 검은 눈동자에서 다른 사람들이 알 수 없는 감정이 솟아올랐다. 그는 코웃음을 쳤다."유리야, 아주 잘 놀고 있네. 전에는 네가 이렇게 배짱이 두둑한 걸 왜 몰랐지?"대기실에는 난황색 불이 켜져 있었고 커튼은 닫혀 있었다. 바깥 홀의 시끄러운 소리도 닫힌 문에 가려졌다.옷자락을 움켜쥔 신유리의 손이 떨렸고 그녀는 눈을 감았다."그런 거 아니야."그녀는 담담한 척 말했다."송지음이 내 몸에 와인을 쏟아서 옷을 갈아입으려고 들어왔을 뿐이야."서준혁이 눈꼬리를 가볍게 치켜세우며 말했다."옷은?”“...아직 오지 않았어."그는 턱을 살짝 치켜올렸고 재킷을 벗었다. 셔츠에 달린 커프스는 그로 하여금 더욱 고급스러워 보이게 했다.서준혁은 나지막한 목소리로 말했다."핑계가 많네."신유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지금은 그와 이런 것들을 논쟁할 시간이 아니었다. 그녀는 임아중이 빨리 옷을 가져다주기를 바랄 뿐이었다. 신유리가 눈살을 찌푸리며 그를 바라보았다."나가줄 수 있어?"다만 말이 끝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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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4화 지
송지음은 조심스럽게 신유리에게 물었다. “유리 언니, 제가 잘못 들었나요?”신유리은 송지음을 쳐다보면서 미간에 찌푸리며 짜증을 내였다. “내 일은 네가 신경 쓸 필요 없어.”“저는 언니가 걱정되었을 뿐이에요. 이건 제 생일 파티니까 모두가 즐겁기를 원해요.”“지음아.”옆에서 임아중이 웃으며 말했다. “오늘이 생일이라는 걸 계속 강조할 필요는 없어. 우리도 오늘의 주인공은 너라는 걸 알아.”송지음은 줄곧 주인공 행세를 하면서 신유리에게 자신의 권위를 강조했고 임아중이 보기에는 정도가 선을 넘어 유세를 떠는 것 같았다.송지음은 그대로 얼어버렸고 신유리는 무언가를 깨달은듯 했다. 신유리는 송지음은 아마도 자기가 함께한 남자가 서준혁인지를 묻고 싶어 이렇게 트집을 잡고 있는 것이 라고 생각했다.신유리의 입을 열려고 하는데 뒤에서 누군가가 다가왔다.곧이어 송지음의 얼굴이 어두워졌고 신유리뒤에 서있는 사람을 바라보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오빠, 처리할 일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요? 여기에는 왜 왔어요?”신유리는 입술을 꽉 깨물었고 서준혁의 낮게 깔린 목소리가 그녀 머리 위에서 울려 퍼졌다. “일들은 다 처리했어.”:착각인지 아니면 아까 휴게실에서의 스킨십 때문이었는지 신유리는 콧속에는 온통 서준혁의 몸에서 나는 은은한 설송 나무 향기로 가득했다.어딘가 어둡고 차가운 기운이 그녀를 감쌌다.그가 보지 않아도 이상한 압박감이 여전히 그녀를 힘들게 했다.신유리는 돌아보지 않고 임아중의 손을 잡고 자리를 피하려 했지만 송지음은 길을 막고 있었다.신유리는 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비켜.”그녀의 얇은 목소리였지만 낮게 깔아서인지 무섭게 들려왔다.송지음은 그녀의 무서운 시선을 마주하며 놀라서 본능적으로 옆으로 비켜섰다.신유리이 임아중의 손을 잡고 떠나자, 송지음이 정신을 차리고 서준혁을 바라보았다.서준혁은 눈을 감은 채 생각에 잠겨 있었다.“오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어요?”송지음은 우물쭈물하며 물었다.서준혁은 눈을 뜨며 차분하게 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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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5화 나
두 사람은 매우 가까이 서 있었고 서준혁에게서 옅은 술냄새는 신유리의 코끝으로 계속 자극했다.방금 송지음이 그녀의 옷에 뿌린 술 냄새와 비슷했다.신유리는 옆으로 얼굴을 비키며 미간을 약간 찡그렸다.왠지 모를 이런 느낌이 그녀를 답답하게 했다.서준혁의 손은 아직 그녀의 목을 감쌌고 신유리는 서준혁이 지금 술을 마셔서 제정신이 아닐 거라고 생각하며 이를 악물고 손을 들어 서준혁의 쳐냈고 몇 걸음 물러서서 차가운 눈으로 그에게 주의를 주었다. “서준혁, 선을 지켜.”서준혁은 깊은 눈동자로는 아무런 감정도 읽어낼 수 없었다. 그는 짙은 눈동자로 신유리를 바라보았고 그녀는 그 눈동자에 빨려 들어갈 것만 같았다.잠시 후 그는 쉰 목소리로 물었다.“넌 남자면 다 좋은 거 아냐?”그는 술을 마셔서 말할 때 거친 숨소리를 내쉬었고 눈꼬리도 술기운 때문에 약간의 붉은빛이 돌았다.“나, 연우진, 이신, 진송백.”“다음은 누구야?”“우서진이냐 아니면 그 여씨인가?”서준혁은 눈에서 증오가 흘러나왔다.“너를 비위가 좋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이익을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신유리는 주정뱅이와 계속 말하고 싶지 않았다, 서진혁의 입에서 나온 말도 안 되는 일들을 신유리가 수없이 설명해도 그는 믿지 않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는 지금 술에 취해 제정신이 아니었다.신유리는 눈을 감고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려고 노력한 뒤 다시 눈을 떴다. 그녀는 서준혁을 쳐다보면서 말했다.“그래서 너는 내가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하면서 왜 매번 내 앞에 와서 이러는 거야?”그는 점심에 그랬던 것처럼 그녀의 또 뒤에 서있었다.그는 무엇을 위해 이러는 걸까?신유리는 속으로 화가 치밀어 올랐다. 그녀는 살짝 고개를 들어 서준혁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서준혁, 네가 이러는 게 나보다 더 싸 보여. 네가 나를 잊지 못해서 나한테 일부러 존재감을 찾는 거야?” 서준혁은 눈을 가늘게 뜨며 눈살을 찌푸렸다.“네가 뭐라고.”신유리는 입가에 썩소를 지으며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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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6화
신유리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말했다.“국병 씨, 여긴 어쩐 일이세요?”간호사와 의사들에 의해 제지당했던 주국병은 신유리의 목소리에 이내 고개를 돌렸다.그의 얼굴에는 몇 군데 상처가 있었고 흐려있던 그의 눈빛에는 마치 한 줄기의 빛이 스쳐 갔다.신유리를 본 간호사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더니 입을 열었다.“유리 씨, 계속 전화를 했는데 받지 않으셨어요.”“이분께서 다짜고짜 병실에 들어가 어르신을 뵙겠다고 하셨어요.”“제 장인어른을 뵙겠다는 뭐가 문젭니까?”주국병은 원래 인상이 험한 데다가 목소리까지 컸다. 신유리는 차가운 눈빛으로 그를 흘겨보더니 말했다.“국병 씨, 어쩐 일로 성남까지 오신 거죠?”주국병이 할아버지를 보기 위해 성남시까지 올 리가 없다고 생각한 그녀는 마음이 차가워지더니 물었다.“엄마는 국병 씨가 여기까지 온 걸 아세요?”주국병은 화가 나서 말을 뱉었다. “그 재수 없는 년 얘기는 좀 작작 해.”지금은 밤인 데다가 여긴 병원인지라 주국병의 목소리는 복도에 유난히 크게 울려 퍼졌다.신유리는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내려가서 얘기하시죠.”이 층에는 환자가 매우 많았다. 심지어 어떤 병실에서는 이미 문을 열고 머리까지 내밀고 구경하고 있었다.신유리는 말을 마치자마자 몸을 돌려 떠났고 주국병이 자신을 찾으러 왔다는 것을 알았다.다만 그녀는 돌아서자마자 빠르게 핸드폰을 꺼내 이신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그녀는 주국병에 대해 전혀 신뢰가 없는지라 만약 충돌이 일어나면 그녀 혼자서 무조건 손해를 볼 것이다.저녁, 병원에는 인적이 드물었고 신유리는 입원병동 로비 밖에서 걸음을 멈추었다. 때때로 사람들이 로비 밖에서 지나갔다.주국병이 그녀의 뒤를 따라 내려오더니 사람이 없다고 그는 더 이상 연기조차도 하지 않고 입꼬리를 치켜올리더니 직설적으로 물었다.“말해봐, 언제 나한테 돈을 보낼 거야?”신유리는 눈을 반쯤 감고 말했다.“내가 왜 당신한테 돈을 줘야 하죠?”“너 그 재수 없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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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7화
주국병이 아까 얼마나 힘을 썼는지 신유리는 어깨 반쪽이 격하게 아파 났고 반대쪽 몸도 따라서 힘이 없었다.방금 이 주먹이 그녀의 얼굴을 향해 내리쳤다면 어땠을지 상상하기조차 두려웠다.“뭘 봐, 너랑 무슨 상관이야.” 신유리는 허리를 굽히고 통증을 가라앉히려는데 주국병의 소리가 들려왔다.그녀는 입술을 깨물며 신음소리를 참은 채 눈꺼풀만 치켜들고 서준혁을 바라보았다.서준혁은 이미지가 차가워 거기 서 있는 것만으로도 우아했다.주국병을 내려다보는 그의 얼굴은 분명 무뚝뚝했지만 주국병은 그의 시선에 왠지 모르게 몸서리를 쳤다.신유리는 서준혁의 뒷모습을 보며 옅은 신음소리를 내며 어렵게 입을 열었다.“준혁아, 조금 있다가 가면 안 돼?”그녀는 한 마디를 뱉을 때마다 어깨가 찌릿찌릿 아파 나서 느릿하게 말을 이어갔다.별 다른 이유 없이 그녀는 단지 주국병이 다시 일어날까 봐 두려웠다.그녀는 지금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만약 서준혁이 조금만 더 머물러준다면 아무래도 조금 더 안전할 것이다.서준혁은 그녀의 말을 듣고도 가만히 있었다.잠시 후, 그제야 그는 고개를 살짝 돌리자 신유리는 그의 얼굴이 굳어있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서준혁이 있어 주기 싫은 줄 알고 핸드폰을 들며 말했다.“경찰에 신고할 테니 조금만 더 있어 줘.”입술에 핏기 하나 없이 속눈썹을 늘어뜨린 그녀는 한참 만에야 한 마디를 내뱉었다.“초라하네.” 신유리는 자조하며 입꼬리를 내렸다. 정말 초라하기 그지없었다.자신의 친엄마한테도 속고 계부한테도 이렇게 맞았다.지금 서준혁에게 부탁해서 용기를 내야 하는 상황까지 너무 초라했다.다만 서준혁은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떠나지 않았다.심유리는 마음이 조금 풀렸지만 어깨가 너무 아파 몇 번이나 신음소리를 흘렸다.경찰이 오기 전에 병원 경호원이 먼저 다가와 상황을 파악하고 주국병을 제압했다.주국병은 여전히 신음소리를 내며 괴로운 얼굴을 하고 있다가 신유리를 바라볼 때만 눈에 독기가 맺혔다.경찰이 곧 도착했고 비록 그들은 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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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8화
신유리가 응급실에서 20분을 기다린 뒤에야 이신이 도착했다. 그는 안색이 굳어져 약간 엄숙해 보였고 미간을 살짝 찌푸리며 물었다.“어때? 많이 다쳤어?”외할아버지를 뵈러 왔던 신유리가 지금은 응급실에 앉아있는 것을 봐서는 말할 필요도 없이 분명히 다쳤을 것이다. 신유리는 방금 진통제를 먹었지만 어깨는 여전히 아팠다.그녀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있었고 병원 조명 아래 그녀의 입술에는 핏기조차 없어 보였다.“어깨뼈에 금이 좀 갔어.”이신은 동공이 갑자기 흔들리더니 물었다.“그가 때렸어?”신유리는 대답하지 않았고 옆에 놓인 약과 진단서를 들고 천천히 일어났다. “운전하기 좀 불편해서 나 집까지 데려다 줄 수 있어? 부탁할게.”그녀는 기분이 좋지 않았다. 이순의 시선은 그녀에게 잠시 머물렀다가 곧 손을 내밀며 말했다.“이리 줘. 내가 들게.”이제 더 이상 강한 척할 필요도 없었고 신유리는 손에 들렸던 물건을 이신에게 건네주고 그를 따라 주차장으로 갔다. 이신은 그녀보다 한발 일찍 도착하여 차 문을 열어주었다. 신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차에 올랐다. 이신이 가볍게 차에 올랐고 잠시 멈칫하더니 신유리를 바라보며 말했다.“잠깐만, 내가 안전벨트를 해줄게.”신유리는 어깨 상처 때문에 크게 움직이지 못하고 고개만 가볍게 끄덕였다. 이순이 가까이 다가왔을 때 그에게서 매우 연한 허브향이 났다. 서준혁에게서 느끼는 차가운 느낌과 달랐으며 이신에게서 나는 냄새는 한결 깨끗하고 포근했다. 그는 시종 적당한 거리를 유지하며 안전벨트를 매준 다음 이내 몸을 비켰다. 신유리는 통증으로 인해 머리가 어질어질하여 이신과 고맙다는 한마디만 하고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까 준혁 씨를 봤어.”이신의 목소리는 담담했고 어떠한 감정도 느껴지지 않았다. 신유리는 눈초리를 가늘게 떨더니 말했다. “마침 그가 병원에 있었어.”“준혁 씨랑 주국병이 만났어?”“응.”깊은 밤, 길에는 차가 거의 보이지 않았다.이신은 길목의 신호등 앞에서 천천히 차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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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99화
이연지가 어찌나 힘을 썼는지 신유리는 그녀에게 맞아 온몸이 한쪽으로 쏠렸고 다친 손은 본능적으로 의자를 잡고 버티고 있었다. 가슴을 파고드는 듯한 통증이 순간적으로 강하게 밀려오자 신유리의 얼굴에는 식은땀이 흘렀고 얼굴의 혈색도 모두 사라졌다. 통증 떄문에 그녀는 호흡마저 하기 어려울 지경이였다. 말은커녕 입을 벌린 채 숨을 헐떡이며 통증을 줄이려고 애썼다. 이연지는 아무것도 모르고 그녀는 여전히 신유리를 가리키며 비분이 극도에 달해 울며불며 하소연했다. “이 배은망덕한 년아, 어떻게 이렇게 모질게 굴 수 있어? 그를 아버지라고 불러야 하는 거 아니야?”이연지는 신유리가 마치 천리를 어긋나는 일을 한 듯이 굴더니 나중에는 흐느끼며 땅에 꿇어앉았다. “널 낳아서 뭐해. 내가 원수를 낳았구나!”“내가 그때 차라리 약이나 사서 먹고 너를 화장실에서 흘려버리는 것이 네가 지금 나에게 복수하는 것보다는 낫겠다!”이연지의 목소리는 쉬었고 너무 비통하게 울었는지 옆에서 구경하던 사람들은 신유리를 향해 손가락질을 하기 시작했다. 신유리는 여전히 통증이 심해서 정신을 가다듬을 수 없었다. 그녀는 자신의 등에 식은 땀이 흐르는 것을 느꼈다. 이연지는 그녀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벌떡 일어나더니 신유리를 끌고 갔다. “안 되겠다. 어서 들어가 네 아버지께 사과해. 무릎까지 꿇고 정중히 사과해. 양심도 없는 년.”이연지는 비록 여위고 허약했지만 합정에 간 이후로 노가다도 적지 않게 했으며 게다가 미미를 돌보기 위해 온갖 궂은 일이든 다 했다. 그랬던지라 그녀는 힘이 셌다. 힘껏 신유리를 앞으로 잡아당겼다. 신유리는 자신의 손이 그녀에 의해 끊어질 것만 같았다. 마비될 정도의 통증은 그녀의 반쪽 몸을 움직일 수조차 없게 했다. 이마에는 식은땀이 맺혀있었고 얼굴색도 새하얗게 질렸다. 옆에 있던 경찰이 보다 못해 강제로 이연지를 끌어내며 낮은 소리로 꾸짖었다. “가족분께서 너무 흥분하지 마세요.” “신유리 씨도 마찬가지로 부상을 입으셨습니다. 남편분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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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0화
임아중이 도착했을 때 신유리의 어깨는 이미 많이 회복되었고 여전히 통증이 있었지만 어쨌든 스스로 움직일 수 있는 정도였다. “너 어떻게 된 거야?”임아중은 이틀 동안 신유리에게 벌어진 일들을 아직 모르고 있었다. 다행히 그녀는 더 이상 묻지 않고 조심스레 신유리를 도와 옷을 갈아입혔다. 신유리가 모든 일을 그녀에게 말했을 때 그는 눈을 부릅뜨며 분개했다.“네 엄마라는 사람은 머리가 이상한 거 아니야? 이게 정상적인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야?”이연지가 한 짓은 확실히 누가봐도 정상적이라고 할 수 없었다. 신유리는 눈을 내리깔고 말을 잇지 못했다. 임아중이 말을 하려던 참에 갑자기 테이블 위에 놓여 있던 핸드폰이 울렸다. 그녀는 신유리에게 핸드폰을 건네주었고 발신자는 성남파출소였다. “신유리 씨, 지금 한번 다녀가야 하겠습니다.”주국병의 부상이 심각한 데다가 가정 내 갈등까지 겹쳐 파출소에서도 골치가 아픈 상황이었다. 임아중은 신유리와 함께 파출소로 갔다.“난 네 엄마가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봐야겠어.”파출소는 제일 병원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었고 임아중이 차를 세우자마자 바로 뒤에 마이바흐 한 대가 멈춰 섰다. 임아중은 너무 놀란나머지 욕설을 내뱉었지만 반면 신유리는 한눈에 서준혁의 차라는 것을 알아챘다. 잇달아 차 문이 열리며 서준혁이 무표정으로 내렸다. 신유리는 차 안에서 꼼짝도 하지 않고 서준혁이 떠난 후에 내릴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누군가 차 창문을 두드렸다. 서준혁의 얼굴은 차갑게 굳어있었고 미간을 찌푸린 채 신유리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신유리는 흠칫했다. 비록 창문에는 보호필름이 붙어있었지만 그녀는 마음속으로 서준혁이 마치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알아볼 수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뭘 꾸물거려? 레드카펫이라도 깔아줘야 해?”서준혁의 목소리가 유리를 통해 들려왔고 매우 침울해 보였다. 신유리는 입술을 깨물며 천천히 차 문을 열었다. 서준혁도 어젯밤의 일 때문에 왔을 것이다. 신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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