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지존님은 딸바보: Chapter 21 - Chapter 30
354 Chapters
제21화
“오늘부로 임찬혁 씨는 우리 회사 신임 부사장으로 임명되었습니다. 하정연 씨와 함께할지 말지는 임찬혁 부사장에게 충분한 결정권이 있습니다.”술렁술렁.유효진의 말에 장내에 있는 사람들은 귀가 번쩍 뜨였고 순간 머릿속이 하얘지는 것 같았다. 유신 뷰티 컴퍼니에 낙하산 부사장이 한 명 생겼다. 이 일은 분명 큰 파장을 일으킬 것이다. 다만 그들은 임찬혁이 어떻게 유효진의 중시를 받게 되었는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되지 않았다. 한편 유효진의 말을 들은 정우명은 당장이라도 숨이 멎을 것 같았다. 정우명은 임찬혁을 고발하기 위해 유효진을 찾아가려던 차에 유신 뷰티 컴퍼니 부사장이 되었다는 말을 도무지 믿기 어려웠다. 하정연은 다시 한번 자리에 그대로 털썩 주저앉아 버렸고 어금니로 입술을 꽉 깨물었다. 어찌나 힘을 많이 주었던지 입가에 피가 흐를 지경이었다.하정연에게 가차 없이 짓밟힌 임찬혁은 출소한 지 불과 며칠 만에 감히 올려다볼 수 없는 자리에 서 있었다. 어떻게 된 일이지? 너무 아이러니한 상황에 그들은 웃지도 울지도 못했다. “그리고 오늘부로 우리 유신그룹은 인간성이 턱없이 부족한 하정연과 정우명과 두 번 다시 파트너 협력관계를 맺지 않을 것입니다. 그리고 이들과 협력하는 사람 또한 전부 우리 회사 블랙리스트에 올라갈 겁니다!”유효진이 또다시 메가톤급 폭탄을 투척해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그녀의 뜻은 분명했다. 정씨 가문과 하씨 가문을 완전히 몰살하겠다는 것이다. “유 대표님, 저희에게 왜 그러세요...”정우명은 당황한 얼굴로 유효진 앞으로 달려가 애원하려 했지만 옆에 있는 보안 요원에게 바로 제지당했다. 유효진의 이 행동은 정씨 가문에 치명적인 재앙을 안겨주기에 충분했다.앞으로 정씨 가문과 하씨 가문은 더 이상 경주에 발을 붙일 수 없게 된다.만약 더 이상 되돌리지 않으면 그는 정씨 가문의 대역죄인이 될 것이다.“정우명 씨가 찬혁 씨에게 미움을 사는 것은 저를 건드린 것과 마찬가지예요.”유효진은 무덤덤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
Read more
제22화
“그 사람이 누구죠? 그 사람이 거물급 인물인데 왜 임찬혁 같은 인간을 괴롭히려 할까요?”하정연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진짜 거물급인 사람들은 자신의 경쟁 상대거나 자신에게 위협이 될 만한 사람들을 상대한다. 임찬혁 같은 일반 사람을 그들은 상대할 겨를조차 없을 것이다.“나도 그게 누군지 모르지만 5년 전에 임찬혁을 감옥에 보내면 나에게 20억을 주겠다고 약속했어. 그리고 정말 줬고.”20억이라는 돈은 정씨 집안 자산의 10분의 1 정도이다.경주의 4대 가문도 바로 이렇게 큰돈을 내놓기에는 어려울 것이다.순간 하정연의 눈빛이 번뜩이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그러면 진짜로 임찬혁을 상대할 거물급 인물이 있었네요. 빨리 그 사람에게 전화해 임찬혁을 다시 감옥에 들여보내요!”“그래!” 정우명은 잔인한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멜튼 호텔의 4층, 홀 전체가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고 대부분 경주의 비즈니스 엘리트와 미용 업계의 전문가들이었다.유신 뷰티 컴퍼니가 설립된 지 불과 몇 년 만에 유효진 대표의 지도 아래 뷰티 컴퍼니는 빠르게 성장하여 경주에서 가장 큰 뷰티 회사가 되었다.유효진은 반년 전부터 얼굴 미용에 최고인 뷰티밤을 개발했고 그 효과는 같은 종류의 제품보다 훨씬 좋아 메이크업 업계의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 여기저기 광고했다. 오늘 사람들은 뷰티밤 때문에 이곳에 모였다.이때 모두의 시선이 유효진에게 집중됐고 그녀는 무대에 서서 인사말을 하는 등 고혹적인 모습으로 모두를 매료시켰다.“네, 다음으로 우리 실제 주제로 넘어가겠습니다. 우리 회사 부사장 겸 제품개발총괄 임찬혁 씨가 여러분에게 이번 신제품을 소개해 드리겠습니다!”유효진은 참석자들에게 해야 할 말을 전부 다 마쳤고 그 다음 내용은 임찬혁에게 맡기려고 했다.오늘 신제품은 뷰티밤에서 이미 회춘단으로 바뀌었다.회춘단은 임찬혁이 개발한 것이고 그 누구보다 그가 제품을 잘 알기에 제일 잘 소개할 수 있었다. “사실 저희 신제품은 뷰티밤이었어요...
Read more
제23화
송시후는 기세등등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만약 그가 레시피를 공개하면 유효진은 웃음거리가 될 뿐만 아니라 유신 뷰티 컴퍼니도 망하게 된다!순간 많은 사람들은 송시후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뷰티밤 레시피를 손에 넣으려고 한 이유가 바로 유효진을 자기 여자로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것을 깨달었다.너무 극단적이긴 하지만 유효진의 미모라면 그럴 만도 했다.“네가 말한 두 가지 일에 대해 나는 하나도 동의할 생각이 없으니 하고 싶은 대로 해.”유효진은 차가운 얼굴로 말했다.회춘단을 갖고 있는 유효진에게 뷰티밤 레시피가 유출된 것은 전혀 위협이 되지 않았다.“그래, 당신의 선택이 정 그렇다면...”송시후는 인쇄된 레시피 뭉치를 품에서 꺼내 뿌릴 준비를 했고 많은 사람들은 그의 손을 뚫어지게 지켜보며 한달음에 달려가 낚아챌 준비를 했다!아무래도 제품이 뷰티밤이거니와 유신 뷰티 컴퍼니가 거액을 들여 연구한 레시피로서 이것만 손에 넣을 수 있으면 손 안 대고 쉽게 코를 풀 수 있었다.“비겁하고 파렴치한 놈.”임찬혁은 단 한 마디로 그의 인간성에 대해 정의를 내리며 경멸에 찬 표정으로 송시후를 바라봤다.“이 자식! 네가 뭔데 감히 나를 평가해? 어쨌든 내 요구를 들어주지 않았으니 레시피 정보가 유출되기만을 기다리면 되겠네. 수년간의 노력이 헛수고가 되는 걸 천천히 기다려!”송시후는 계속 협박했다.“하하, 그저 한낱 뷰티밤 아니야? 우리가 버린 불량품이 너에게는 보배가 됐다고 그걸로 우리를 협박하면 곤란하지 않을까? 어이구, 촌놈!”임찬혁은 경멸에 찬 얼굴로 말했고 순간 사람들은 어리둥절했다. 임찬혁은 뷰티밤을 불량품이라고 말할 뿐만 아니라 송시후를 촌놈이라고 욕까지했다.“그래, 어차피 불량이니 발표해도 상관없겠군!”송시후는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올라 당장이라도 레시피를 뿌리려 했다. 그는 임찬혁이 분명 허세를 부리고 있다고 생각했다.“뭘 그리 망설여?”임찬혁은 차가운 얼굴로 현장 직원들에게 말했다.“레시피를 공개하세요!”임찬혁의 지시를
Read more
제24화
임찬혁의 대답에 사람들은 깜짝 놀라 입을 다물지 못했다.일각, 15분?이게 메이크업 제품이 아니라 만병통치약이라고 해도 효과가 이렇게 빠르지는 않을 것이다!“유효진, 너의 안목, 정말 존경스럽기 그지 없네. 어떻게 이런 부실한 사람을 부사장으로 임명할 수 있어? 그러니까 너희 회사가 망하지, 그렇지 않으면 누가 망하겠어?”송시후는 껄껄 웃으며 긴장했던 가슴을 쓸어내렸다.그는 임찬혁이 분명 허풍을 떨고 있다고 확신했다!이 세상에 그 어떤 미용 제품도 15분 안에 효과를 볼 수 없다.“효과가 있을지 없을지는 두고 보면 알겠지.”임찬혁은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에 눈길을 돌려 물었다.“누가 먼저 와서 테스트해 보겠습니까? 먼저 오신 분은 우리와 협력할 우선권을 갖게 됩니다.”“너희들도 망할 판에 협력 우선권이 그렇게 중요할까?”송시후는 마치 개그 프로를 보는 것처럼 얼굴에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었다. “다들 테스트하지 마세요. 이 약이 무엇으로 만들어졌는지 어떻게 알아요? 그러다가 혹시라도 죽기라도 하면 어떡해요? 아마 절대 책임지려하지 않을걸요?”가뜩이나 망설이는 사람들은 송시후의 말에 더더욱 섣불리 시도하려 하지 않았다. “밖에 나가 테스트 할 사람을 모셔오세요.”임찬혁이 고개를 돌려 현장 직원에게 말했다.“네! 알겠습니다.”현장 직원들은 밖으로 나갔다가 곧바로 몇 명의 할머니들을 데리고 돌아왔다.직원들은 임찬혁의 요구에 따라 나이가 많고 얼굴에 주름이 많은 할머니를 데리고 왔고 그중에는 거지도 한 명도 있었다. 평소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은 듯한 그들의 얼굴 피부는 나무껍질처럼 추하기 그지없었다.테스트할 사람들이 오자마자 직원들은 그들에게 회춘단을 하나씩 먹였고 장내 모든 사람의 시선이 전부 그들에게 집중되었다.3분!5분!10분!“벌써 15분이나 지났는데 왜 아무런 변화가 없어?”정확히 15분이 되자 송시후는 기다리지 못하고 임찬혁을 향해 외쳤다.그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테스터로 서 있던 그 거지 얼굴의 오래된
Read more
제25화
“제가 사겠습니다! 가격이 얼마든 제가 다 사겠습니다.”사람들은 저마다 본인이 사겠다고 외쳤다. 조금 전까지 테스트를 거부했던 사람들은 후회막심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만약 그들이 테스트에 참여했다면 젊어질 것은 물론이고 우선 협력권도 따낼 수 있었을 것이다. “여러분, 저희 회춘단은 아직 정식으로 출시되지 않았어요. 구체적인 출시일은 우리 회사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부탁드립니다.”사람들의 적극적인 반응에 임찬혁은 매우 만족했다.“다음으로 저희와 함께 발전할 파트너를 선정하려고 합니다. 원하시는 분은 저희 유 대표님과 직접 상의 부탁드립니다.”임찬혁의 말이 끝나자마자 이들은 물고기 떼들처럼 우르르 유효진에게 몰려들었다. “유 대표님, 저희 에이슨 백화점 매장은 마진이 필요 없습니다. 그저 매달 제품만 주시면 고객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유 대표님, 제발 자리 하나만 만들어주세요. 저희 오랜 파트너잖아요.”“유 대표님, 대표님과 저희 아버지는 절친한 친구 사이입니다. 그 체면을 봐서라도 대리점으로 한 자리 부탁드립니다.”...유효진은 곧 사람들에게 에워싸였고 조금 전까지 옆에서 지켜만 보던 이들은 당장 무릎이라도 꿇어 어떻게든 유효진과 계약을 맺고 싶어 했다.회춘단의 기적 같은 효과는 앞으로 분명 전국에 잘 팔릴 것이며 꽤 오랫동안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것이다.대리점 권한만 따내면 하늘에서 돈벼락을 맞을 날만 기다리면 된다. 사람들이 미쳐 날뛰는 모습에 송시후는 머리를 한 대 얻어맞은 듯했다.겨우 뷰티밤 레시피를 훔쳐 이제 유효진이 본인의 여자가 되는 건 시간문제라 생각했는데 상황이 전혀 예상과 다르게 흐르고 있었다. “오늘 이 결과에 만족해?”임찬혁은 송시후 앞으로 다가와 한쪽 입꼬리만 올린 채 그를 비웃었다.“아직도 여기 있는 거 보면 우리 회춘단 대리점 권한이라도 따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야? 근데 미안해서 어떡하지? 네가 무릎 꿇고 손이 발이 되도록 빌어도 회춘단 한 알 너에게 안 떨어질텐데? 너 같은 인간쓰레
Read more
제26화
지금은 임찬혁도 유신 뷰티 컴퍼니에서 적지 않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기에 옆에서 송시후가 날뛰는 모습을 보고만 있을 수는 없었다.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재난? 아이고, 무서워라.”송시후는 오버하는 표정을 짓더니 가슴을 치며 말했다.“내가 말한 두 가지를 못 하겠으면 한 달 안에 예상치 못한 치명적인 재난이 어떤 것인지 알게 해줄게!”말을 마치자마자 송시후는 몸을 돌려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그리고 협력하지 못해 안달이 났던 사람들은 송시후의 선전포고로 반 이상 줄었다.아무래도 송시후가 유씨 가문과 협력한 자에게 복수하겠다고 말한 이상 섣불리 그의 말을 거역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임찬혁은 유효진의 얼굴에 가득한 근심걱정을 보며 말했다.“걱정하지 마세요. 회춘단이 나오면 주문이 물밀 듯이 쏟아질 겁니다.”유효진은 임찬혁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어차피 송시후와 사이가 틀어진 이상 걱정해도 소용없기에 차라리 회춘단 사업에 집중하기로 마음을 먹었다.그리고 오늘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경주 전체 시내에 빠르게 퍼졌다.송시후가 본격적으로 유효진에게 선전포고를 했고 한 달 안에 유씨 가문을 파산시키려 한다는 말은 순식간에 전체 경주 시내를 휩쓸고 있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임찬혁은 아무런 걱정도 하지 않았다.회춘단의 기적 같은 약효와 그가 대용문파의 지존이라는 신분, 그 어느 쪽이든 송시후가 쉽게 건드릴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만약 송시후가 단지 겁을 주기 위해 입만 놀린 거라면 그만이지만 혹시라도 진짜로 유신 뷰티 컴퍼니에 손을 쓴다면 그때는 그도 피를 보게 될 것이다.외부에서 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자 유신 뷰티 컴퍼니 내부 분위기는 전보다 퍽 무거워졌지만 임찬혁은 홀가분해 보였고 기분도 좋아 보였다.그의 복수로 인해 하정연과 정우명이 처참한 대가를 치르게 한 것이 무엇보다 통쾌했기 때문이다.경매행사가 끝나자 연우가 의미심장한 얼굴을 하고 임찬혁을 찾아왔다.“아빠,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을래요?”연우가 임찬혁의 귀에 대고
Read more
제27화
이 사람이 손에 검사결과를 들고 이렇게 서럽게 우는 걸 보니 불치병에 걸린 게 틀림없나 봐요...임찬혁은 마음을 추스르고 눈물을 닦으며 유효진에게 전화를 걸었다.“유 대표님, 아직도 멜튼 호텔에 있나요? 긴히 드릴 말이 있어요.”“지금 사무실에 있으니 할 말이 있으면 사무실로 오세요.”임찬혁의 갑작스러운 전화에 유효진은 이상한 느낌을 받았지만 더 캐묻지 않았다.그리고 전화를 끊자마자 비서가 문을 두드리며 사무실에 들어왔다.“유 대표님, 결과가 나왔어요.”비서가 두 손으로 유전자 검사결과를 유효진에게 건넸다.“네, 알겠으니 가서 일 보세요.”유전자 검사결과를 받긴 했지만 긴장된 마음에 바로 열어보지는 못했다. 잠깐 사이 그녀는 자신이 임찬혁과 연우가 친자관계가 성립되기를 바라는지 바라지 않는지조차 잘 몰랐다.그녀는 잠깐 생각을 한 후 유전자 검사서를 열었다.‘친자관계가 성립되지 않습니다.’유전자 감정 결과 연우와 양홍선은 아무런 친족 관계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즉, 임찬혁은 연우의 친아버지가 아니다.유효진의 추측이 맞았다. 임찬혁과 같은 날 술집에 가긴 했지만 그녀와 관계를 맺은 사람은 임찬혁이 아니었다.하지만 손에 검사결과를 들고 있는 그녀의 마음은 편치 않았고 왠지 아쉬움마저 느껴지는 듯했다.방금 유전자 검사결과를 받기 전 유효진은 술집의 5년 전 CCTV가 이미 다 사라져 확인이 어렵다는 전화를 받았다. 더 이상 그 어떤 곳에서도 그날의 단서를 찾을 수 없었다. 그렇다면 연우의 친아버지는 대체 어디에 있는 걸까?유효진은 또다시 혼자의 생각에 잠겼다. 5년 전 그날 밤으로 다시 돌아가 보면 그날 그녀는 비록 술을 많이 마셨지만 아직도 잠깐 잠깐의 기억들이 그녀 머릿속에 남아있다. 당시 유효진은 술을 많이 마셨고 상대방도 술을 많이 마신 듯했다.그렇다면 그들의 만남은 사고였고 상대방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라는 뜻이다.그래서 유효진은 그 사람을 그렇게 미워하지 않는다.이것이 그녀가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별다른 단서를
Read more
제28화
“유전자 감정서 진짜예요. 제가 직접 병원에 가서 한 겁니다.”임찬혁은 유효진이 검사도 안 해보고 결과를 인정하려 하지 않는 행동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만약 의심된다면 얼마든지 병원에 가서 한 번 더 검사할 수 있다.믿지 않는 건지, 믿고 싶지 않은 건지 도무지 그녀의 생각을 알 수 없었다. “그만 하세요. 저는 절대 믿지 않을 거니까.”유효진은 먼저 진행한 유전자 감정 결과에서 이미 결과를 확인했기에 임찬혁이 건네는 감정 결과가 무조건 거짓말이라 생각하고 있었다. 임찬혁이 고집을 부리면 부릴수록 그녀는 자기 생각에 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그가 너무 위선적이라 생각했다. “알겠어요...” 순간 임찬혁의 기분은 한없이 가라앉았다. 보아하니 유효진은 자기를 싫어하고 자기가 연우의 친아빠가 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그렇다면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사실을 증명할 필요도 없고 그저 앞으로 그들 모녀를 묵묵히 지켜주기만 하면 된다. “언니, 연우가 아픈 것 같아!”그때 유설진이 다급한 목소리로 사무실로 찾아와 초조한 표정으로 말했다.“뭐라고?”임찬혁과 유효진이 동시에 소리를 질렀다.연우가 자기 친딸임을 알고 있는 임찬혁은 여느 때보다 더 긴장한 마음으로 유설진을 따라 밖으로 뛰어나갔다....경주 바로 인근의 도시 해주시에 있는 어느 밀실에서 두 사람의 대화가 오가고 있다.“형님, 방금 전해 들은 소식인데 임씨 집안의 그 자식이 이미 출소했대요. 우리가 다시 손을 쓸까요?”외눈에 칼자국 흉터가 있는 남자가 검은 옷으로 몸 전체를 숨긴 남자에게 공손히 말하고 있었다.5년 전, 그들은 정우명을 시켜 임찬혁을 모함해 감옥에 넣었다.“걔 지금 어떤 상황이야? 왜 이리 일찍 출소했대? 무슨 귀인이라도 만난 거야?”검은 옷의 남자는 조금 놀란 듯했다.“그 자식 아직도 유모를 따라 도시 외곽에 살고 있어요. 하지만 이미 송씨 가문의 미움을 샀나봐요. 송시후가 그 자식에게 선전포고를 했대요.”칼자국 남자는 알고 있는 모든 정보를
Read more
제29화
유효진은 너무 의아했다. 임찬혁도 조금 전 연우가 건강하다고 했다. 그렇다면... 그녀는 또 임찬혁을 의심한 건가?“너무 아파... 죽을 것 같아... 엄마...”그때, 연우의 몸이 갑자기 경련을 일으키기더니 입에서는 거품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윤 교수님, 이렇게 아픈데 어떻게 건강하다고 할 수 있습니까?”유효진은 뜨거운 가마솥 위에 있는 개미처럼 안절부절못했다. “연우야, 너 방금 뭐 잘못 먹은 거 아니야?”임찬혁은 연우가 일부러 무언가를 먹어서 지금 이런 행동을 한다는 것을 금방 알아차렸다.“우리 조금 전까지도 계속 연우 옆에 있었는데 어디 먹을 시간이 있겠어요?”유효진은 임찬혁이 헛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해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아마도... 이건 아이의 심리적 문제 때문이에요.”문밖으로 유효진을 불러낸 윤 교수의 얼굴은 많이 굳어 있었다.“최근 자극을 받을 만한 일이나 아니면 어린 시절 트라우마라든가 그런 건 없나요?”자극?어린 시절 트라우마?여기까지 생각한 유효진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연우는 요 며칠 동안 매우 즐겁게 지냈다. 특히 임찬혁을 양아버지로 삼은 후에는 매일매일 행복에 겨워 어쩔 줄을 몰라했다.하지만 어린 시절 트라우마라면...“연우는 어렸을 때부터 아버지가 없었어요...”잠시 생각에 잠겼던 유효진은 연우 어린 시절의 트라우마라고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을 털어놓았다.“바로 그거예요!”유 교수는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제 생각에 연우는 아빠의 사랑이 부족해 계속 우울한 감정을 억누르면서 지내고 있었을 거예요. 그래서 지금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고 있어요. 그러다가 우울증이 막바지로 치달으면 자살하는 경향이 있을 수 있고 일련의 신체적 문제도 일으킬 수 있어요!”“네?”윤 교수의 청천벽력 같은 말에 유효진은 순간 얼굴이 창백해졌다.연우는 그녀의 목숨보다 더 소중한 존재이다. 그런데 이런 어린 나이에 우울증이라니! 그리고 엄마인 본인은 여태껏 그걸 눈치채지 못하고 있었다는게 너무 마음이
Read more
제30화
“유전자 검사결과는 진짜예요...”임찬혁은 변명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지만 유효진은 그가 채 말하기도 전에 그의 말을 끊었다.“결과가 진짜면 아빠의 책임은 다해야 하지 않겠어요? 왜 저와 결혼하는 게 싫은데요? 그럼 위장 결혼은 어때요? 연우의 병이 완전히 좋아지면 그때 다시 이혼해요. 그때 제가 사례금으로 20억 원 드릴게요.” 유효진은 도도한 얼굴로 표정 변화 하나 없이 계속 말했고 임찬혁에게 반박할 틈조차 주지 않았다.“그래요. 결혼해요. 하지만 돈은 필요 없어요.”임찬혁은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유효진이 본인을 오해하고 있기는 하지만 그동안 그녀는 어머니를 잘 보살펴왔고 인간 됨됨이도 괜찮은 편이다. 그리고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 친딸의 엄마이기 때문이다.이 몇 가지만으로도 임찬혁은 충분히 상대방이 원하는 대로 할 것이다.그날 당일은 시간이 너무 늦어 각자 집으로 돌아갔고 대신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일찍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했다. 유씨 집안 별장 안.“연우야, 엄마와 아빠는 이제 결혼했으니까 우리 연우는 앞으로 행복하게 지내기만 하면 돼. 다른 생각하지 말고. 알았지?”유효진은 연우에게 혼인신고서를 보여주었다. 그리고 두 사람이 함께 찍은 사진에는 임찬혁과 유효진 모두 새하얀 셔츠를 입고 있어 정말 잘 어울리는 한 쌍의 커플 같았다. “앗싸! 연우에게 진짜 아빠가 생겼어!”연우는 한 손으로 임찬혁을 끌어안고 한 손으로 유효진을 끌어안은 뒤 두 사람의 볼에 입을 맞췄다.“아빠, 오늘 바로 이사 와서 같이 살아요!”임찬혁을 바라보는 연우는 어깨를 으쓱하며 무언의 눈빛을 그에게 전달하는 것 같았다. ‘아빠, 저 대단하죠? 아빠의 정규직 전환, 제가 해냈어요’“연우야, 걱정하지 마. 아빠 오늘 이사 올 거야.”임찬혁이 대답을 하기도 전에 유효진이 먼저 말했다.유효진은 ‘우울증’을 앓고 있는 딸이 이렇게 좋아하는 모습에 그녀의 심장까지도 사르르 녹는 듯했다. “요즘 회사가 너무 바빠서 일단 최대한 모든 것들을 간단하
Read more
PREV
123456
...
36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