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에 전장의 꽃이 피어난다의 모든 챕터: 챕터 41 - 챕터 50
100 챕터
제41화
손님들은 모두 떠나고, 무례한 병사들만 남아 노부인은 화가 나 심장병이 도질 뻔했다. 장군부의 다른 사람들도 당혹스러워하며 서로 얼굴을 마주 보았다.이렇게 큰 경사가 이런 식으로 치러진 적은 없었고, 더군다나 황제가 주선한 결혼식이 이 모양이 될 줄은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다.이 소식이 퍼지면 장군부는 경성의 웃음거리가 될 것이 분명했다.민씨를 찾아간 전북망은 더 이상 분노를 억제할 수 없었다. 그는 탁자를 내리치며 말했다. “형수, 만약 내 혼인식을 제대로 준비하고 싶지 않았다면, 미리 말씀해 주시지 그러셨습니까? 이제 혼인식은 웃음거리가 되었고, 손님들이 모조리 떠났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조정에서 관직 생활을 하란 겁니까?”민씨는 억울함에 눈물이 뚝뚝 떨어졌다.“사람 수대로 준비했을 뿐인데, 갑자기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이게 제 잘못입니까? 그리고 원래 집안을 관리하던 사람은 제가 아니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경사나 다과 모임을 송석석이 준비했지요. 저도 이런 일은 처음인지라 송석석이 하던대로 해봤으나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그 이 얘기는 하지 마세요!”전북망은 혼란스러웠다. “이전에는 이런 일을 책임지지 않았다고 해도 혼인 같은 큰 잔치에서는 여분의 자리를 준비해야 하는 것 아닙니까?”“저도 두 상정도는 여분으로 남겨놓았습니다.”민씨는 남편 전북경(戰北卿)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렸다. “못 미더우면 큰형에게 물어보세요. 큰형이 두 상을 더 준비하면 충분하다고 했습니다. 부른 손님들이 모두 부유하고 귀한 사람들이라 잔치상은 제일 좋은 식자재들로 준비했고 그중 6가지는 산해진미…”말하자면, 손에 쥔 돈이 한정되어 있었다는 것이다.전북경은 아내가 동생에게 질책받는 것을 보고 화가 나서 말했다. “형수를 그렇게 몰아세울 거 없다. 이 혼인식은 이미 충분히 성대하게 치러졌다. 갑자기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오지 않았더라면 아무 문제도 없었을 일이다.”전북망은 말했다. “그러나 여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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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2화
잠시 침묵하던 그는 방을 나서며 하인에게 청소하라고 명령했다. 이 여자는 그가 공으로 얻은 여자였다. 오늘의 결혼식은 엉망이었고 누구의 잘못이든지 간에 그녀는 충분히 서운했을 것이다. 그는 참기로 했다.그는 후회하지 않도록 마음을 다잡았다. 그는 자신이 아니라 송석석이 후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송석석이 자신과 이방의 결혼식이 이렇게 엉망으로 치러졌다는 것을 알게 되면, 분명히 속으로 비웃을 것 같았다.같은 시각, 진국공부.무술 훈련을 하고 땀을 흘린 송석석은 뜨거운 물로 목욕을 하고 보주에게 복숭아꽃 술 한 병 가져오라고 했다. 그녀는 홀로 술을 마셨다. 한 달 동안, 그녀는 거의 이와 같이 지냈다. 낮에는 책을 읽고, 밤에는 훈련을 했다. 장군부에서 1년 동안 결혼 생활을 하던 그녀는 한 번도 무술을 연습하지 못했다. 실력이 녹슬지는 않았지만, 몇몇 기술은 예전과 같지 않았다.그녀는 예전의 실력을 되찾아야 했다. 그녀는 오늘이 전북망과 이방의 결혼식 날이라는 것을 알지 못했다. 황마마와 양마마는 하인들을 엄격하게 단속해 장군부와 관련된 일은 일절 논의하지 못하게 했다.술에 조금 취했을 때, 보주가 문을 열고 들어와 손에 든 쪽지를 건넸다.“아가씨, 소식이 왔습니다.”송석석은 술잔과 병법서를 내려놓고 일어나서 쪽지를 받아 펼쳐 보았다. 내용을 읽고 난 그녀는 얼굴이 갑자기 굳어졌다.“아가씨, 무슨 일입니까?”보주는 급히 물었다.송석석은 의자에 앉아 오랫동안 멍하니 있었다. “보주, 소주 한 병을 가져와라.”보주는 놀라며 말했다. “아가씨, 무슨 일이 생긴 겁니까?”보주는 항상 그녀의 곁을 지켰다. 본가에서 사문(師門)으로, 사문에서 진성으로, 장군부로 시집가서 지금까지, 그녀가 술을 마신 것은 단 두 번이었다.첫 번째는 만종문에서 돌아왔을 때, 어르신과 장군들이 모두 남강 전장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고 두 번째는 후부가 처참하게 당했을 때였다.큰일이 발생한 것이 틀림없었다. 그녀가 소주를 마시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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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3화
그녀는 외조부가 보내온 전투 보고서를 볼 수 없었다. 그 보고서는 먼저 병부로 갔고 그들이 사본을 작성한 후 원본을 황제에게 제출했을 것이다. 따라서 병부에는 외조부가 보낸 전투 보고서와 승전 보고서가 있을 것이다. 그녀는 병부에 몰래 들어가야 했다.병부에는 밤에 사람이 거의 없지만, 육부 관청(六部衙門)은 천보가(千步街)양쪽에 위치해 있고, 황궁과 인접해 있었다. 금군은 천보가를 순찰하지 않지만, 순방영(巡防營)의 사람들이 그쪽을 순찰할 것이다. 하지만 전투 보고서와 외조부가 제출한 전후 보고서를 반드시 봐야 했다. 외조부가 이방의 공을 인정했기에 병부도 인정한 것이 분명했다.서경 사람들은 반드시 복수한다. 이방이 항복한 마을을 학살했기 때문에 어떤 이유로 항복했든 쉽게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가장 큰 가능성은 그들이 사국과 동맹을 맺고 남강 전장에 나타나는 것이다.그녀는 지도를 찾아보았다. 서경 사람들이 상국을 거치지 않고 남강 전장에 나타나려면 사국에 먼저 도착한 후 다시 남강으로 가야 한다. 이 과정은 약 석 달이 걸린다. 현재 남강을 반드시 차지하려는 사국은 북명왕(北冥王)이 그곳을 지키고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투는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서경 사람들이 합류하면 북명왕은 패배할 것이다. 북명왕은 이 변수를 전혀 알지 못해 미리 대비할 방법이 없다. 미리 알더라도 지원군이 없으면 역시 패배할 수밖에 없다.서경 사람들은 복수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다. 이 점은 그들이 경성에 있는 모든 첩자를 동원해 후부를 몰살시킨 것으로 알 수 있다.남강 전투는 이미 너무 오래 끌었다. 병사들은 지치고, 군사도 부족해 북명왕의 상황은 매우 어려워졌다. 만약 그녀의 추측이 맞다면, 조정은 즉시 남강으로 지원군을 보내야 한다. 진성이나 회주 위소(淮州衛所)에서 남강으로 병력을 보내려면 최소 한 달, 심지어 더 오래 걸릴 것이다. 더는 지체할 수 없다.하지만 서경이 사국으로 병력을 이동하고 있다는 증거가 없으니 큰 오라버니의 소식을 기다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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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4화
별이 빛나는 밤, 송석석은 병부 문서 방에 무사히 잠입했다.힘들게 찾을 필요도 없이, 성릉관 전투의 모든 당보는 선반의 왼쪽 상단에 있었다. 그녀는 가지고 온 야명주(夜明珠)를 가볍게 천으로 감싸 빛을 가리고, 구석에 숨어 하나씩 읽었다.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눈물이 멈추지 않고 흘렀다.전북망과 이방은 지원군으로 갔다. 성릉관에 도착한 후 그들은 전투에 참여했으나, 전장 경험이 많지 않았던 그들을 구하던 중 셋째 삼촌이 팔 한쪽을 잃었다. 일곱째 삼촌은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전사했다. 그녀의 기억 속에서 의기양양했던 소년은 전장에서 희생되었다. 외할아버지도 지원군이 도착하기 전에 이미 화살에 맞아 부상을 입었기 때문에, 마지막 전투는 거의 전북망이 주도했다.마지막에 대승리를 거둔 것은 전북망과 이방이었다. 그들은 병력을 이끌고 서경의 녹분성에 쳐들어간 후, 전북망은 서경의 군수창과 식량을 불태웠고, 이방은 병사 몇 명과 일부 병사를 포로로 잡았다. 이 소장들이 포로가 되면서 서경은 항복을 선언했고, 녹분성(鹿奔兒城)에서 조약을 체결했다. 조약 체결 후 이방은 부대를 이끌고 성릉관으로 돌아와서야 포로들을 풀어주었다.당보에는 마을을 학살하고 항복한 병사를 죽였다는 내용이 전혀 적혀 있지 않았다. 외할아버지가 숨겼거나, 전혀 몰랐을 것이다. 그가 알고 있었든 아니든, 사실이 밝혀지면 주장으로서 그는 반드시 처벌받을 것이다.송석석은 당보(塘報)와 상소(奏本)를 제자리에 돌려놓고 병부를 떠났다.영롱각으로 돌아오니, 보주가 그녀를 기다리고 있었다.그녀가 야행복을 입고 돌아오는 것을 본 보주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쪽지를 건넸다. “이건 사제분의 전서구가 가져온 것입니다.”즉시 받아 펼쳐본 송석석은 숨이 멎을 뻔했다. 그녀의 추측이 맞았다.언니는 서경의 30만 병력이 이미 사국으로 통하는 길을 따라 남강 전장으로 향하고 있으며, 식량을 가득 지녔다고 말했다.사국과 서경이 정말 동맹을 맺었거나, 아니면 복수 하기 위해 그리고 남강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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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서재.숙청제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송석석을 바라보았다.그녀는 흰색의 허리띠를 한 옷을 입고, 파란색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머리는 지난번 궁에 들어왔을 때의 부인 머리 모양이 아니라, 높은 포니테일로 묶고 흰색 비단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에 약간 붉은 기운이 돌았으며, 눈 밑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듯하다.미세하게 굽어진 그녀의 속눈썹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그 모습은 눈물을 머금은 배꽃처럼 아름다웠지만, 측은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굳건함이 담겨 있었다.“신녀(臣女)가 폐하께 문안드리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쉰 소리였다. 어젯밤 보주가 떠난 후, 그녀는 이불속에서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울었느냐?” 눈살을 찌푸린 숙청제는 잘생긴 얼굴에 불쾌함을 드러냈다.“전북망과 이방의 혼례 때문이더냐?”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그녀가 대답하려 했으나, 숙청제가 계속 말을 이었다. “이혼 조서(旨意)는 네가 궁에 들어와 청한 것이다. 이미 이혼했으니,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인데, 어찌하여 옛일에 집착하는가? 만약 잊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나에게 이혼 조서를 청하지 말았어야 했다.”온화하게 하게 들리는 목소리였지만 짜증이 한가득 섞여 있었다.송석석은 황제가 말을 끊지 않도록 빠르게 말했다. “신녀가 울었던 것은 전북망 때문이 아니옵니다. 이미 이혼했으니 감정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녀가 슬픈 이유는 사저의 서신을 받고 신녀의 칠촌이 희생되었고, 숙부님이 한 팔을 잃었으며, 외조부가 화살에 맞아 아직 완쾌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옵니다.”병부에 잠입해 당보를 훔쳐본 것은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순간 멈칫하던 숙청제는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 “네 가족이 반년 전에 몰살당했기 때문에 이 일을 너에게 숨겼다. 네 칠촌은 나라를 위해 희생했으니, 그 자는 상국의 영웅이다. 나는 이미 그를 영웅 신장(神將)으로 추서하였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몸을 돌보거라.”눈에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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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심청화가 보낸 서신이란 말에 숙청제는 오대반에게 편지를 가져오라고 급히 명령했다.그는 서신의 글씨를 보았고, 분명히 청하 스승의 필체였다. 태자 시절 청화 스승의 글을 받은 적이 있어서 그의 필체를 알아볼 수 있었다.편지의 대부분은 그의 여행기였지만, 마지막 부분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낙하산을 넘고 나니, 수십만의 서경 군사들이 모두 사국 군복으로 갈아입고 식량을 가지고 가고 있었으며, 사국의 삼황자가 직접 맞이하여 경내로 들어가는 것을 보았사옵니다. 서경과 사국이 동맹을 맺었는지는 모르겠지만, 동맹을 맺었다면 왜 30만 군사를 받아들이는지 이해가 가지 않사옵니다. 저는 현재 그들을 몰래 따라가고 있으며, 그들이 남강 전장으로 가는 것을 발견했사옵니다. 이는 국가의 중대한 일이므로 황제폐하께 보고할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해 주시옵소서...]송석석은 계속 고개를 숙이고 있었고, 마음속으로는 황제가 이를 눈치채지 않기를 바랐다.서신을 읽은 숙청제는 오대반에게 심청화의 글을 가져와 비교해 보라고 명령했다. 필체에는 차이가 없었다.본래 서예를 좋아하여 글자를 연구하고 있던 숙청제는 이 서신의 필체가 심청화의 필체와 비슷하지만, 모방한 흔적이 있음을 알아차렸다.또한, 심청화가 사국에서 이 서신을 썼다면, 더더욱 불가능했다. 사국에는 이와 같은 생선지(宣紙)가 없기 때문이다. 이 종이는 상국의 선성(宣城)에서 제조된 것이며, 사국이 남강을 침략한 이후로 두 나라 간에는 무역이 중단되어 사국에서는 이 종이를 살 수 없다.잉크의 냄새를 더 자세히 맡아보니, 이는 확실히 경성 백서재의 먹물에서 나는 냄새였다. 특별히 향은 아니지만, 태자 시절에 백서재(白書齋)의 먹물을 자주 샀기 때문에 구별할 수 있었다.따라서, 이 서신은 가짜였다.송석석은 황제의 눈빛에서 이 서신이 들통났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황제 폐하는 현명하고 똑똑했다. 평소 심청화를 매우 존경하여 그의 글을 연구했던 것이 분명하다.급한 상황에서 그녀는 더 좋은 방법을 생각하지 못했다. 출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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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그녀는 금군과 싸울 수 없었다. 황제는 그녀가 전북망과 이방의 혼인 문제로 더 소란을 피운다고 생각할 것이다.황제가 옷자락을 휘날리며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녀는 급히 외쳤다. “폐하, 신녀의 부친은 상국의 굳건한 무장이었으며, 형제들도 전장에서 적에게 두려움을 심어준 장군들이었사옵니다. 신녀는 그들만큼은 아니지만, 자식의 감정에 얽매이지는 않사옵니다. 이미 전북망과 이혼했으니, 감정이 남아있지 않습니다. 군국의 대사(軍國大事)를 자식의 감정과 연결 짓지 않으니, 폐하께서 신녀를 한 번만 믿어 주시 옵소서.”숙청제는 멈춰 섰으나 돌아보지 않고 차갑게 말했다. “네가 그들이 용맹한 영웅이라는 것을 안다면, 그들의 명성을 손상시키는 더러운 일을 하지 마라. 나는 너에게 명예를 줄 수도 있고, 거둘 수도 있다. 돌아가라, 오늘 네가 오지 않은 것으로 하겠다. 스스로 잘하여라.”그 말을 끝으로 황제는 걸음을 옮겼다.송석석은 어쩔 수 없이 손을 내려놓았다. 더러운 일? 다른 사람들, 심지어 황제의 눈에도 그녀가 이렇게 옳고 그름을 분간하지 못하고 소란만 피우는 사람으로 보이는가?송회안의 딸이 자신의 감정을 제어 못 할 리가 있는가? 그녀는 어릴 적 만종문에 들어갔고, 2년 전에 돌아와 첫해에는 어머니를 따라 규칙을 배우며 진정한 부인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두 번째 해에는 시어머니를 모시고 장군부를 관리했다. 최소한 진성에서는 한 번도 엉뚱한 일을 하지 않았다. 단지 이혼 때문에 모두가 그녀를 소심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생각하고 있는가?그녀는 어쩔 수 없이 서재를 떠났다. 금군이 따라붙으며 어디도 가지 못하게 했고 그녀가 더 극단적인 일을 벌일까 두문불출하라고 단단히 일렀다.돌아온 그녀가 금군들과 함께인 것을 본 진복은 놀란 기색을 드러내지 않고 미소 지으며 말했다. “안으로 들어 차 한잔하시지요.”금군은 담담히 대답했다. “필요 없습니다. 우리는 문 앞에서 지키면서 아씨를 방해하지 않겠습니다.”비록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몰랐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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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8화
몇 개의 비단 상자를 가지고 말을 탄 진복이 출발했다. 금군은 그가 어디로 가는지 묻지 않았다. 그저 아가씨가 집을 나서지 않으면 상관하지 않았다. 황제가 출입을 금한 것은 그녀일 뿐, 다른 사람들과는 상관없었고, 거대한 국공부에서가 물건을 사들이는 일은 지극히 평범한 일이었다.회왕부(淮王府)에 도착한 진복은 진국공부 아가씨가 군주에게 혼수 선물을 보내 왔다고 말했다.문지기가 들어가 알리자 잠시 후 회왕비의 집사가 나와 인사를 했다.“안녕하세요. 왕비님께서 말씀하시길, 국공부 아가씨가 이혼 후 돌아와서 지금 돈이 필요할 때이고 군주는 혼수 선물이 필요하지 않으니, 그 마음만 받겠다고 하셨습니다. 집사님은 돌아가세요, 특별한 일이 없다면 오실 필요 없습니다.”멍하니 집사의 무심한 얼굴을 보던 진복은 마침내 깨달았다.회왕비는 아가씨가 이혼한 몸이어서, 그녀가 선물하는 것이 불길하다고 생각해 받지 않는 것이다.진복은 화가 났지만, 큰 가문에서 길러진 교양으로 예의를 지켰다. “그렇다면 저희 아가씨의 축복을 전해 주십시오. 안녕히 계십시오.”“안녕히 가세요.” 집사는 냉담하게 말했다.진복은 몹시 화가 났다. 사실 아가씨가 손님을 받았던 지난 한 달 동안, 밖에서 무슨 소문이 도는지 그는 모두 알고 있었다.사람들은 모두 전북망의 첩을 받아들이지 못한 아가씨가 질투심은 물론 시어머니께도 공경하지 않아 장군부에서는 쫓아낼 수도 있었지만, 황제가 후부의 충성을 감안하여 이혼 조서를 내렸다고 말했다.하지만 다른 사람들은 그렇다 쳐도, 회왕비와 부인은 친자매였다. 부인이 살아 계셨을 때 두 자매는 자주 왕래하며 돈독한 사이였다. 회왕비가 군주를 낳을 때 난산으로 어려웠던 것도 부인이 단신의를 불러와 두 생명을 구해냈다.아가씨가 전씨 가문에서 모욕을 당했을 때도 이모는 나서서 도와주지도 않았고 이제 선물을 보내는 것도 천대하고 있다.아가씨가 도대체 무엇을 잘못했단 말인가?울분이 터졌지만, 진복은 아가씨가 부탁한 중요한 일을 잊지 않았다. 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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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화
장군부는 민씨를 밖에 두었다.장군부에 대해 양 마마는 한마디도 하고 싶지 않았다. 오히려 진복의 어두운 얼굴을 보고 물었다. “무슨 일입니까?”진복은 마부에게 말을 넘겨주고 왼쪽 다리 근육을 풀었다. 오늘 돌아다닌 곳이 많아, 다친 다리가 조금 부어올랐다.“회왕비는 아가씨가 군주에게 보낸 선물을 받지 않았습니다.” 진복은 다른 사람들이 듣지 않도록 조심스레 속삭였다.양 마마는 잠시 멈칫했다.“왕비와 우리 부인은 자매였고, 평소 돈독한 사이였는데... 알겠습니다.”비록 황제가 진국공부의 지위를 주었지만, 이혼 이후로 외부에서는 험담이 끊이질 않았다.게다가 부인도 이미 세상을 떠났으니, 이모와 조카의 정도 끊어진 셈이다.명문대가의 시선 속 아가씨는 아버지와 형제의 보호를 받았기에 황제의 특별한 관심을 받을 뿐이라고 생각했다. 그들은 아무도 아가씨를 존중하지 않았다.진복이 말했다. “그 선물은 별채의 옆방에 두었습니다. 오늘 밤에 떠나는 아가씨는 발견하지 못할 것이니 알리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맞습니다, 속상할 테니까 알리지 않겠습니다.” 양 마마가 고개를 끄덕였다.민씨가 왔다 간 일도 양 마마는 알리지 않았다. 오늘 밤에 멀리 떠날 예정이라 장군부의 잡다한 일로 그녀에게 영향 주고 싶지 않았다.진복은 단신의 약을 영롱각에 있는 송석석에게 건넸다. 다양한 약들과 고급 한약들이 들어 있었고 그중에는 단설환(丹雪丸)도 한 병 있었다. 이것은 심장병에 좋은 약으로 매우 비쌌다.“이건 비싼 약이다. 돈은 지불했느냐?” 송석석이 물었다.“그분이 받지 않으시며 그냥 가져가라고 했습니다.”송석석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내가 돌아와서 갚도록 하겠다.”그녀는 또 다른 보따리를 열었다. 그 속에는 몇 가지 과자와 식량이 들어 있었다. 진복이 말했다.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습니다. 큰 눈으로 여관에 묵지 못할 때를 대비한 것입니다.”송석석은 조용히 말했다. “고맙다.”진복은 고개를 돌렸다.“아가씨, 짐은 다 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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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이 훈련은 반 시간 동안 계속되었다. 그녀는 두 다리를 공중에 펼치고, 민첩하고 가벼운 몸을 빠르게 몇 번 회전시킨 후, 내력을 동원하여 창을 한 번 휘둘렀다. 그러자 돌덩이가 즉시 가루가 되었다.진복이 감탄하며 다가가서 보니, 모든 낙엽에 구멍이 뚫려 있었다. 예외는 없었다.진복은 기뻐하며 말했다. “아가씨의 실력은 장군들보다 더 나은 것 같습니다. 거의 국공부의 주군과 맞먹는 수준입니다.”손에 창을 든 송석석은 만족스러워했다. 이마에 땀방울이 맺힌 그녀는 얼굴에 홍조가 띠어 피어나는 붉은 매화 같았다. 한 달간의 고된 훈련 끝에 드디어 하산했을 때의 수준으로 돌아왔다. “이번에 출발할 때는 이 매화 창을 가지고 가야겠다.”지원군은 분명히 올 것이다. 다만 늦을 수도 있었기에 만종문의 사람들과 옛 친구들을 소집해 먼저 전장에 가서 북명왕과 함께 시간을 벌려는 것이었다.북명왕은 지금 남강에서 사국과 싸우고 있다. 사국의 움직임은 그도 알 것이다. 첩자가 사국 깊숙이 들어갈 수 없기 때문에 정보를 얻었다 해도 신속하게 전술을 조정하기 어려울 것이고 병력도 제한적이다.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가지에 소복이 쌓였다.오후를 지나 신시 하늘은 온통 하얗게 변했다.아름다운 설경이었지만, 송석석은 감상할 마음이 없었다. 그저 남강 전장으로 최대한 빨리 도착할 방법을 생각하고 있었다.조랑말(棗紅馬)이 하루에 천 리를 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실제로는 불가능하다. 하루에 오백 리는 가능할 수도 있었다.밤낮으로 달릴 수도 없었고 반드시 휴식 시간도 줘야 했다.보수적으로 잡아도 남강에 도착하는 데 다섯 날이 걸렸다. 말의 속도가 빠르면 나흘이면 도착할 수도 있다.그녀가 매화 창을 들고 방으로 들어가자 설주가 뜨거운 차를 올려 주었다. 송석석은 몇 모금 마신 후 말했다. “보주에게 내 비둘기 우리를 가져오라고 하고 종이와 붓을 준비하여라.”만종문에 있는 8년 동안 천방지축 뛰어다니기만 했다. 그러다가 누군가에게 눌려 반격도 못하고 나서야 열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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