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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화

서재.

숙청제는 바닥에 무릎을 꿇고 있는 송석석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흰색의 허리띠를 한 옷을 입고, 파란색 망토를 걸치고 있었다. 머리는 지난번 궁에 들어왔을 때의 부인 머리 모양이 아니라, 높은 포니테일로 묶고 흰색 비단 끈으로 단단히 묶었다.

그녀의 얼굴은 창백했고, 눈가에 약간 붉은 기운이 돌았으며, 눈 밑에는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었다. 제대로 눈을 붙이지 못한 듯하다.

미세하게 굽어진 그녀의 속눈썹에는 눈물이 맺혀 있었다.

그 모습은 눈물을 머금은 배꽃처럼 아름다웠지만, 측은한 느낌이 아니라 오히려 굳건함이 담겨 있었다.

“신녀(臣女)가 폐하께 문안드리옵니다!”

그녀의 목소리는 쉰 소리였다.

어젯밤 보주가 떠난 후, 그녀는 이불속에서 오랫동안 흐느껴 울었다.

“울었느냐?”

눈살을 찌푸린 숙청제는 잘생긴 얼굴에 불쾌함을 드러냈다.

“전북망과 이방의 혼례 때문이더냐?”

송석석이 고개를 저었다.

그녀가 대답하려 했으나, 숙청제가 계속 말을 이었다.

“이혼 조서(旨意)는 네가 궁에 들어와 청한 것이다. 이미 이혼했으니, 각자의 길을 가는 것인데, 어찌하여 옛일에 집착하는가? 만약 잊지 못한다면 처음부터 나에게 이혼 조서를 청하지 말았어야 했다.”

온화하게 하게 들리는 목소리였지만 짜증이 한가득 섞여 있었다.

송석석은 황제가 말을 끊지 않도록 빠르게 말했다.

“신녀가 울었던 것은 전북망 때문이 아니옵니다. 이미 이혼했으니 감정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신녀가 슬픈 이유는 사저의 서신을 받고 신녀의 칠촌이 희생되었고, 숙부님이 한 팔을 잃었으며, 외조부가 화살에 맞아 아직 완쾌되지 못했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옵니다.”

병부에 잠입해 당보를 훔쳐본 것은 당연히 말하지 않았다.

순간 멈칫하던 숙청제는 천천히 한숨을 쉬었다.

“네 가족이 반년 전에 몰살당했기 때문에 이 일을 너에게 숨겼다. 네 칠촌은 나라를 위해 희생했으니, 그 자는 상국의 영웅이다. 나는 이미 그를 영웅 신장(神將)으로 추서하였으니 너무 슬퍼하지 말고 몸을 돌보거라.”

눈에는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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