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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6화

이석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신유리가 마침 입을 열려던 참에 허경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래도 그를 찾으러 가겠다고요? 그렇게도 무례한 데 굳이 시간까지 낭비하면서 보러 갈 필요가 있을까요?”

허경천은 오늘 화인 그룹에 대한 인상이 그다지 좋지 않은지라 이신이 이 자리에 있는데도 전혀 거리낌 없이 말했다.

“역시 화인 그룹 대표님은 다르네.”

신유리는 이신을 바라보더니 이내 미간을 찌푸리며 별로 찬성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입을 오므리고 나지막이 말했다.

“이왕 상의하러 온 거라면 상의해 봐야죠, 그리고 그에게 따로 볼 일도 있어서요.”

이신은 기다란 속눈썹을 내리깔고 눈동자에 드리운 고민을 가린 채 잠시 침묵을 지키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기다릴까?”

신유리는 멈칫하더니 이내 입을 열었다.

“건축자재 시장에 갈 거면 먼저 가는 게 좋겠어. 이따가 찾으러 갈게.”

이신은 떠나기 전에 여전히 신유리에게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아래층에서 반 시간 정도 기다릴게.”

신유리는 그의 말에 흔들렸다. 그녀는 고개를 들어 이신을 바라보았다. 비록 그의 얼굴에 냉랭함이 가시지 않았지만 미간에는 부드러움과 어쩔 수 없어 하는 기색이 어려있었다.

그리고 걱정되는 마음도 마찬가지였다.

신유리의 기다란 속눈썹이 떨리더니 이내 머뭇거리며 설명했다.

“이번 일이 잘 해결되면 돌아가서 설명할게.”

계단을 내려갈 때 허경천은 이신을 보며 감탄했다.

“난 네가 이렇게 성격이 좋은지 왜 이제껏 몰랐지?”

이신은 무표정으로 말했다.

“네 성격이 더러워서 그래.”

허경천은 되려 욕을 먹고 입을 다문 채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그는 지금 이신이 아까 신유리앞에서 보여준 것처럼 그렇게 다정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반면 위층에서.

신유리는 이석민을 따라 사무실로 갔다. 안에는 쥴리와 낯선 남자가 있었다.

이석민은 이내 신유리한테 소개했다.

“새로 온 인턴이에요.”

이석민의 소리에 업무에 집중하던 쥴리가 갑자기 고개를 들더니 괜히 말을 이었다.

“혹시 네가 대체 불가능한 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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