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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0화

이정은 원래 신유리가 적어도 좀 난처할 거라고 생각했다. 필경 사람들 앞에서 돈이 부족하다는 말을 직접 들었기 때문이다.

신유리는 의외로 담담한 표정으로 되물었다.

“제가 돈이 부족한 게 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제가 이씨네 가문에 빚진 돈은 없지 않은가요?”

이정은 순간 멈칫했고 신유리는 이미 몸을 일으켜 떠나려 했다. 다만 정재준의 곁을 지나갈 때 그녀는 참지 못하고 걸음을 멈추더니 차분하게 말했다.

“정재준 씨, 당신은 그렇게도 저를 싫어하면서 매번 저를 볼 때마다 친한 척하는 게 너무 천한 짓 아닌가?”

신유리는 정제준과 이정 때문에 기분이 좋지 않았다.

임아중에게 먼저 가겠다고 문자를 보내려다가 마침 그녀가 고상민을 끌고 어두운 안색으로 다가왔다.

임아중의 말투도 좋지 않았다.

“유리야, 가자. 재수 없어서 더는 이 더러운 곳에 못 있겠어.”

신유리는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른 채 어리둥절해서 고상민의 비웃음 소리가 들려왔다.

“그 사람이 약혼녀를 데리고 여동생의 생일을 축하해주는데 뭐가 재수 없는 거죠?”

임아중은 냉소했다.

“돌았나 봐. 약혼녀를 데리고 오면서 나를 초대하다니, 정말 내가 꺵판 칠까 봐 두렵지도 않나 봐.”

“진욱이 초대한 것도 아니잖아.”

고상민이 정곡을 찌르자 임아중의 분노가 갑자기 풀렸다. 그녀는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

“그래. 애초에 나를 초대하지도 않았어.”

임아중은 돌아가는 내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별장에 거의 도착했을 때야 갑자기 입을 열었다.

“유리야, 왜 내가 너랑 함께 가자고 했는지 알아?”

“왜?”

“ 너만 아무것도 묻지 않으니까.”

차 안은 매우 어두웠고 임아중은 한숨을 내쉬었다.

“내 친구들은 거의 다 진욱을 알고 있어. 게다가 내가 어떻게 쫓아다녔으며 어떻게 만났고 어떻게 헤어졌는지, 그들은 똑똑히 알고 있어.”

신유리는 낮은 소리로 말했다.

“말하기 싫으면 말하지 않아도 돼.”

“사실 뭐 말할 것도 없어. 진욱은 애초에 날 좋아한 적이 없어. 그는 노윤지 같은 여자를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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