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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8화

서준혁은 아주 일찍 도착했다. 그의 어깨에 묻어 있는 물기로 봐서는 밖에 비가 얼마나 많이 오는지 알 수 있었다.

채리연은 웃으며 손짓했다.

“밥 먹었어? 아직 안 먹었으면 같이 먹자.”

서준혁은 눈길을 잠시 떨구었다가 검은 눈동자로 무심히 신유리를 쓸어보았다. 신유리는 한창 무표정으로 창밖의 빗줄기를 바라보고 있었다.

갑자기 비가 내리더니 서준혁이 오기 전에 더 세졌고 또 점점 더 세질 추세였다.

비가 오는 날에는 택시를 잡기 어려웠다. 신유리는 지난번에 어깨를 다쳐서 요즘에 이신과 임아중에게 운전을 금지당하고 있었다.

그녀는 오늘도 택시를 타고 왔다.

그리고 차를 몰고 왔더라도 지금 돌아가기에는 어려웠다. 그녀는 야맹증이라 밤중에 운전하기에는 위험이 컸다.

신유리는 조금 망설였다. 만약 오늘 저녁 돌아가기 힘들면 그녀는 가까운 호텔을 찾아야 했다.

하정숙의 날카로운 목소리에 그녀는 정신을 차렸다.

“무슨 저녁이야, 사람 데리러 온 거지 저녁밥 먹으러 온 것도 아니고.”

채리연은 낮은 소리로 일깨워주었다.

“정숙아, 말 좀 조심해.”

하정숙은 무심하게 말했다.

“당신이야 언제나 좋은 사람 역할만 하지. 누구는 이미 여기에 눌러앉아 갈 생각이 없잖아.”

그녀는 하마터면 신유리의 이름까지 밝힐 뻔했다.

신유리의 마음속에는 아무런 파문도 일지 않았다. 하정숙은 마치 그녀가 끈질기게 서준혁에게 매달리고 있다고 여기는 것 같았다.

아니면 그녀는 단지 신유리를 겨냥하는 것이 습관이 되걸까?

신유리는 냉담하게 말했다.

“사모님은 왜 송지음을 좋아하지 않는가요? 저는 오히려 두 분이 말씀하는 게 똑같다는 생각이 드는데. 분명 닮은 점이 있을 텐데요.”

“무슨 뜻이냐?”

하정숙은 낮은 소리로 호통쳤다.

신유리는 이전에 그녀를 존경했다. 하정숙이 화를 내면 즉시 자세를 낮추고 달래주곤 했었다. 그러나 지금은 따지고 보면 하정숙과 아무런 관계도 없었다.

반대로 하정숙은 매번 그녀를 볼 때마다 항상 고고한 자태를 하고 있었다. 마치 신유리가 여전히 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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