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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48화

그녀는 어르신과 함께 지낸 시간이 많지 않았지만 서준혁이 어렸을 때 어르신을 많이 따랐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신유리는 이전에도 늘 서준혁과 함께 어르신을 뵈러 갔는데 그때마다 어르신은 앞으로 그녀가 서씨 가문의 손자며느리가 될 것이라고 즐겨 말씀하셨다.

그리고 서창범과 하정숙에 비해 서씨네 가문에서도 오직 어르신만이 그녀를 어린애처 이뻐해 줬다.

신유리는 아직도 그녀가 처음으로 서준혁과 함께 어르신을 만나러 갔을 때 어르신이 돈을 챙겨주었던 것을 기억한다.

어르신은 일찍이 그녀 앞에서도 서준혁에게 아내한테 잘해야 한다고 교육하기도 했다.

하지만 바로 이것 때문에 신유리는 어르신을 뵈러 가기 꺼려했다.

그녀는 어르신의 잔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고 어르신께서 안타까워하는 것도 보고 싶지 않았다.

더욱이 어르신의 앞에서 서준혁과 아무 일도 없는 척하고 싶지 않았다.

다만 그녀가 거절을 하기도 전에 서준혁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네가 만나러 가지 않으면 아마 할아버지께서 직접 찾아오실 거야.”

어르신의 성격이라면 충분히 찾아오고도 남았다.

서준혁의 고집은 대부분 어르신을 닮은 것이었다.

신유리는 숨을 고르며 잠시 고민하더니 이내 고개를 끄덕이였다.

“만나러 갈게.”

서준혁은 별로 개의치 않는 듯 말했다.

“그때 데리러 올게.”

신유리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서준혁은 평소 다른 사람을 대할 때 다소 엄격했고 게다가 결단력까지 있었다.

그러나 신유리는 그가 가깝고 신뢰하는 사람을 대할 때 사실 말하기 편하다는 것도 알고 있다.

예를 들면 할아버지나 채리연을 대할 때처럼 말이다.

그녀처럼 그렇게 친밀하지 않은 관계라면 그는 비교적 잔인했다.

신유리는 마음속으로 잠시 이런 생각을 떠올렸을 뿐 이내 서준혁과 함께 공사 현장으로 갔다.

허경천은 마침 밖에 있었는데 그들이 오는 것을 보고 눈꺼풀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대표님꼐서 또 감독하러 오셨나 봐요?”

그의 말투가 불친절하자 서준혁은 그를 힐끗 쳐다보더니 바로 들어갔다.

신유리는 서준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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