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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5화

세 사람은 지프차를 타고 이날 오전 곧바로 출발했다.

청황대회의 목적지는 강진시를 떠나 무더운 Z시에 있다. 무려 2000여 킬로미터 떨어져 있는 거리에.

고향기은 몸에 냉병기를 휴대했기 때문에 비행기를 탈 수 없었다.

세 사람은 먼 길을 걸어서 차를 몰고 갈 수밖에 없었다.

도중에 윤도훈은 고향기, 진주댁과 할 말이 없어 조용히 차 뒷좌석에 누워 눈을 감고 정신을 가다듬었다.

“저기요, 이제부터 나는 고향기라고 하지 않고 고수라고 신분을 숨길 거예요. 절대 새어나가지 않게 조심하고요. 알았어요?”

조수석에서 고향기는 윤도훈을 향해 당부했다.

말투는 여전히 그다지 좋지 않다.

손가락을 까딱거리며 윤도훈에 대한 그런 거들떠보지도 않는 것을 감출 수 없다.

“네, 고수 도련님!”

윤도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담담하게 대답했다.

“그리고, 그쪽도 윤도훈이라고 하지 말고 고도훈이라고 하죠. 괜찮죠?”

고향기가 또 말했다.

“당신 성을 따르라는 건가요?”

윤도훈은 입을 삐죽거리며 참지 못하고 한 마디 조롱했다.

고향기는 차갑게 콧방귀를 뀌었는데.

“신분을 숨기는 것뿐이지 그런 거 아니거든요. 오버는!”

고민기와 고태형이 두 사람을 맺어주려고 한 전적이 있어 고향기는 생각이 많아진 것이다.

윤도훈의 이 말이 자기한테 작업을 건다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윤도훈은 허허 소리를 내며 상대방이 다시 자신을 귀찮게 하지 않도록 아예 입을 다물었다.

그는 아무리 봐도 고향기가 자기를 도통 마음에 들지 않아 한다고 느꼈다.

이때 차를 몰고 있던 진주댁이 기침을 하고 고향기에게 눈짓을 했다.

“향기야, 너무 무례하게 그러지 마.”

진주 댁은 이미 가주에게서 들은 바가 있다.

윤도훈이 어쩌면 어떤 강대한 고무세력의 자제 일수도 있다는 것을.

고향기가 상대방에게 미움을 살까 봐 두려웠다.

“왜요? 뭐가 무섭다고.”

고향기는 입을 삐죽거리며 대수롭지 않은 표정을 지었다.

하루를 걸쳐 차는 같은 날 저녁 Z시 부근에 도착했다.

“오늘은 그냥 호텔에서 자고 내일 다시 가요.”

고향기는 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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