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조금도 숨기지 않고 월등한 우월감도 드러냈다.“오산 이 늙은 놈아, 좋은 말로 할 때 비켜!”고연은 상대의 얼굴을 확인하자마자 곧바로 얼굴이 어두워졌다.“뭐?”회색 머리의 노인은 순간 얼굴을 붉히기 시작했다.이때 맨 앞에서 걷던 한 청년이 냉소하며 그를 향해 물었다.“할아버지, 이분들은 고씨 가문 사람들이에요?”회색 머리 노인은 허허 웃으며 말했다.“그래.”오훈이라고 하는 이 청년은 비웃음을 지으며 윤도훈과 고향기을 살펴보았다.“고씨 가문에서 이제야 올 줄은 몰랐네요. 그냥 오지 않았으면 덜 창피했을 건데. 청황대회에서 고대 무림 세가의 대열에서 쫓겨나기보다는 차라리 오지 말고 스스로 자격을 잃으면 창피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건데.”“하하, 그러게, 왜 스스로 모욕을 자초하는지.”“잘못하면 대회에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데.”“우리 오씨 가문을 한 번 보세요. 이 정도는 되어야 시합에 참석할 수 있지 않겠어요? 어디서 저런 X신 같은 놈들을...”“쟤들도 그냥 인수 끼워 맞추려고 온 것 같은데.”“맞아, 특히 저놈은 말랑말랑해 보이는 것이 여자 같아.”또 다른 오적이라는 청년은 야유와 경멸의 표정으로 고향기를 살펴보며 비웃었다.고향기는 그들의 이런 모욕적인 말을 듣고 갑자기 얼굴이 붉어졌다.특히 오적이 한 말은 더욱 철저히 그녀를 격노시켰다.“너 뭐라고 그랬어?”고씨 가문의 천재 소녀는 충동한 나머지 바로 손부터 날렸다.그녀는 초급 경지 고수로서 실력이 만만치 않다.손바닥 한 방에 체내의 진기가 갑자기 몸을 뚫고 나와 하나의 굳은 손자국으로 변했다.오적은 바로 안색이 변하면서 고향기의 실력이 자기를 능가하고 있음을 고스란히 느꼈다.“흥! 죽을래!”그러나 바로 이 전광석화 사이에서 회색 머리의 노인은 오히려 오적의 몸 앞을 가로막고 한 손으로 이 손도장을 흩뜨렸다.곧이어 두말없이 고향기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고연은 재빨리 앞을 막고 엄하게 물었다.“오산, 기어코 신분을 돌보지 않고 젊은이에게 손을 대야 하는
“맞아요, 고씨 가문에서 천재는 그쪽 한 명뿐인 것 같은데, 저놈 실력도 한 번 체크하고싶은데, 그래도 되겠어요?”오수도 냉소하며 윤도훈을 쳐다보고 턱을 골랐다.“우리 가문에서 마음대로 골라보시죠. 하하...”“저 말랑말랑해 보이는 기생오라비만 실력 있고 당신은 인원수 맞추려고 온 거 맞죠?”일시에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윤도훈을 바라보았는데, 고씨 가문는 청황대회에 참가한 유일한 자제 중의 하나였다.윤도훈은 눈썹을 찡그렸는데 이 모순의 불이 자기에게까지 타오를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고향기도 이때 윤도훈을 바라보았는데 눈동자에는 기대의 빛이 어려 있었다.윤도훈이 고씨 가문을 대신하여 체면을 좀 차렸으면 했다.윤도훈을 초급 중기 고수라고 생각하고 있는 고향기는 그리 강해 보이지 않는 상대만고르면 이길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품었다.쌍방이 만나자마자 고씨 가문 쪽은 상대방에게 모욕과 조롱을 당했고 고향기는 마음속으로 화를 참고 있었다.그러나 윤도훈은 담담하게 고개를 저으며 직접 거절했다.“아니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요.”말을 마치고 그는 바로 몸을 돌려 오씨 가문 사람들을 뒤로하고 호텔 로비 안으로 걸어갔다.모두들 그 상황에 멍하니 있다가 표정이 저마다 달랐다.오씨 가문 쪽에서는 갑자기 한바탕 비웃고 조롱하는 소리가 울렸다.“하하, 겁쟁이!”‘역시, 고씨 가문에는 실력 있는 사람이 쟤 하나뿐이야.”“정말 병신아니야? 미리 간 좀 보겠다는 데 그것도 못하고 말이야.”“쯧쯧, 저렇게 도망갈 줄은 생각 못 했잖아.”고연도 눈살을 찌푸리며 어쩔 수 없이 고개를 저었다.고향기의 눈동자에는 더욱 짙은 실망의 빛이 스쳐 지나갔다. 윤도훈을 바라보는 눈빛은 짙은 경멸과 분노로 가득 차 있었다.막강한 배경만 있을 뿐 실력이 부족할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과 싸울 용기도 없단 말인가?이윽고 한차례의 해프닝으로 불쾌하게 흩어지면서 오씨 가문 가람들은 득의양양하게 고향기는 노기 등등하게 각자의 길을 갔다.고연은 자신의 주민 등록증으로 방 두
고향기는 발을 동동 구르며 화가 나서 말했다.“크크, 신분에 주의하시죠! 지금 남자인 척하고 있는데 그런 행동은 너무 여자같잖아요.”윤도훈은 기침을 하다가 고향기가 발을 동동 구르는 것을 보고 ‘좋은 마음’에 한마디 일깨워주었고 조롱했다.“꺼지시죠!”고향기는 이를 갈며 욕설을 퍼부었다.‘원래 여자인데 뭐가 어때서!’이때 고연은 망설이다가 말했다.“이따가 나 혼자 방 하나, 너희 둘이 방 하나 쓰거라.”이 말을 듣고 윤도훈은 얼굴에 난처함을 드러냈다.“그건 좀...”고향기 또한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다만 윤도훈이 자기보다 더 빨리 거절하는 것을 듣고 얼굴에 분노의 기색을 드러냈다.‘나도 아직 뭐라고 하지 않았는데, 네가 뭔데 싫다고 그러는 거야!’‘나랑 같은 방에서 잘 수 있는 걸 영광으로 생각하지 못할망정!’“뭐라는 거예요! 저 사람 혼자서 쓰게 하세요.”고향기는 벌레라고 밟은 듯 무척이나 혐오하는 표정을 드러냈다.그러나 고연은 도리어 고개를 저었다.“수야, 넌 지금 남자다. 두 사람 모두 남자니 응당 같이 지내야 하지 않겠어? 지금 부터 모든 행실에 주의하도록 하거라. 절대 그 누구한테도 네가 여자라는 걸 들켜서는 안 된다. 우리 가문에 폐만 끼치게 될 것이다.”지금의 고씨 가문는 젊은 세대가 분발하지 못한 바람에 초급 경지라고는 고향기 한 명뿐이다.이것은 원래 다른 고무 세력으로 하여금 고씨 가문를 비할 데 없이 경시하게 했다.고대 무림 연합회에서는 고씨 가문을 제외하려는 뜻을 내비친 적이 있다.이런 상황에서 고씨 가문의 유일한 천재가 딸이라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준다면 고씨 가문의 세가 자격은 더욱 위태로워질 수밖에 없다.여자는 어찌 됐든 시집을 가게 되어있고 그때가 되면 고씨가문 차세대는 더더욱 바닥이 나는 셈이다.이것도 바로 고향기가 이번에 특별히 남장을 한 원인이다.이 말을 듣고 고향기는 갑자기 침묵했다.아름다운 두 눈으로 윤도훈을 꺼리면서 바라보았다.“함부로 할 생각하지 말아요! 죽여버리기 전
윤도훈은 입을 삐죽거렸다.“거듭말하는데 전 그쪽 가문의 세가 자격을 지켜주고자 초대되어 온 거예요. 그런 제가 소파에서 자야겠어요? 저 또한 매너가 있는 편인데, 그 쪽한테는 그러고 싶지 않네요.”윤도훈은 웃는 듯 마는 듯 놀리기 시작했다.“절대 침대 양보할 생각 없으니 그쪽이 올라올래요?”말끝마다 티끌을 거는 고향기와 어쩌고 싶지는 않았지만, 놀리는 맛이 쏠쏠했다.고향기는 윤도훈을 노려보며 당장이라도 죽일 것만 같았다.“미친!”“허허, 감사합니다.”윤도훈은 담담하게 웃더니 바로 말머리를 돌렸다.“참, 그 오씨 가문은 정체가 뭐죠? 원한 사이인 것 같던데.”고향기는 윤도훈을 힐끗 보고 망설이다가 끝내는 입을 열었다.“오씨 가문도 고대 무술 세가인데, 우리 가문과 원한을 맺은 사이예요. 일찍이 양대 은둔 가족으로 거슬러 올라가 시작해야 하는데...”고씨 가문의 배후 또한 전에는 은둔 세력이었다.그리고 오씨 가문 역시 은둔 오씨 가문을 등에 업고 있었다.은둔 고씨 가문과 은둔 오씨 가문은 원수 사이였고 60년 전에 혈전을 벌였었다.그 전투에서 은둔 고씨 가문이 참패하고 은둔 오씨 가문이 멸문을 당했다.그 후로 고씨 가문은 후원자를 잃고 도운시에 움츠러들 수밖에 없었다.즉 고씨 가문도 마찬가지로 고대 무림 연합의 일원이고 고대 무림 연합은 몇 개 은둔세력이 조직하였기에 은둔 오씨 가문과 은둔 고씨 가문은 뿌리가 남아 있는 것이다.그렇지 않으면 지금의 고씨 가문도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여기까지 말하자, 고향기의 미목에는 짙은 우려가 떠올랐다.“그래서 이번 대회에서 자격을 지킬 수 있는지 없는 지는 수련 자원뿐만 아니라 우리 가문의 생사존망도 달려있어요. 일단 쫓겨나면 오씨 가문과 그 배후의 은둔 가문이 나서서 우릴 뿌리째 뽑아버릴 거예요.”고향기는 복잡한 표정으로 윤도훈을 바라보았다.“이 또한 우리 아버지가 왜 30%의 수련 자원을 내놓고 그쪽을 함께 보낸 이유기도 하고요. 윤도훈 시, 다른 건 바라지 않을게요. 제발
“이미 조사해 보았는데, 시합에 참가하는 고씨 가문의 두 제자가 한방을 쓰고 있어요. 이 망정수의 맛을 보여주고 싶은데... 하하하...”“망정수? 그게 뭐야?”오산이 눈썹을 치켜세우며 물었다.그리고 오훈은 동생이 이 물건을 꺼내는 것을 보고 얼굴에도 나쁜 웃음이 떠올랐다.“적아, 넌 역시 대단해! 내가 왜 이 생각을 못했을까?”두 형제는 흥분한 표정으로 오산 노인에게 이 ‘망정수’의 역할을 설명했다.이 물건은 따지고 보면 일종의 미정약이지만, 일반적인 미약보다 훨씬 포악하다.역할을 발휘하면 먼저 사람을 혼수상태에 빠뜨린 다음 철저히 효력이 발생한 후 상대방은 다시 깨어난다.그러나 깨어나면 약효 기간에 이성을 완전히 잃고 본능적으로 조종되며 그 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오훈과 오적 두 형제는 한 수련자 경매에서 얻은 이 ‘망정수’로 이미 여러 여자를 아프게 했다.“그래? 역시 젊어서 그런지... 하하하...”오산은 이 말을 들은 후, 음흉한 기색을 드러냈다.“효과 좋은 거 맞지? 수련자한테도 먹혀?”“걱정하지 마세요. 효과가 아주 기가 막혀요! 한 방울이면 충분해요!”“일단 호텔 직원부터 매수하고...”오적은 자신의 계획을 말했다.오산과 오훈은 그 말을 들은 후 얼굴에 간사한 웃음을 지었다.‘대박이야! 방안에 모든 광경을 그대로 담자!”오훈은 책상을 두드리며 흥분해 마지못했다.“좋아요! 그때가 되면 두 사람은 무조건 서로 부둥켜안고 있을 거예요. 아무것도 모른 채.”“그때가 되면 모든 고무 세가와 은둔 세력 앞에서 동영상을 보이는 거죠. 하하. 생각만으로 짜릿하네요.”오산도 고개를 끄덕였다.“은둔 오씨 가문은 고대 무술 연합회 설립자의 일원으로 그동안 늘 고씨 가문을 내쫓아내자고 힘을 썼었어. 이참에 이를 빌미로 완전히 쫓아내면 좋을 것 같아. 어찌하여 고씨 가문은 요 몇 년 동안 줄곧 규칙을 따르고 매우 겸손하여 약점을 잡히지 않았는데, 이런 추악한 일이 생기면 하하...”한편, 윤도훈 세 사람은
“그래요? 고맙습니다.”별다른 생각 없이 윤도훈은 호텔 종업원을 방 안으로 들였다.종업원은 들어오자마자 모기향을 벽 쪽에 있는 콘센트에 꽂았다.“고객님, 주무시기 전에 잠시 켜두기만 하면 되십니다.”“네, 고맙습니다.”윤도훈은 종업원에게 고마움을 표현했다.종업원이 떠나고 나서 고향기는 바로 벽 쪽으로 다가가 모기향을 피웠고 윤도훈에게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저 하루 종일 차 몰아서 엄청 피곤하거든요. 그래서 지금 당장 갈 건데, 졸리지 않으면 조용히 있는 게 좋을 거예요. 행여나 저 자는 데 방해라도 한다면 절대 가만히 있지 않을 거예요.”말하면서 보란 듯이 주먹을 휘두르며 협박을 더 했다.윤도훈 보다 실력이 한층 위라고 생각하고 있는 고향기는 이처럼 무력으로 협박을 더하고 있는 중이다.윤도훈은 어이가 없다는 듯이 입을 삐죽거리며 받아 주었다. 항복한다는 듯이 양손을 머리 위로 들면서.“알았어요. 쥐 죽은 듯이 있을게요. 그러니 마음 놓고 주무시죠.”고향기는 두 눈에 힘을 빡 주고 경고하는 듯한 어투로 덧붙였다.“미리 경고하는데, 저 자고 있을 때 혹시나 제 몸에 손댈 생각하지도 마세요. 이유불문하고 그 자리에서 죽여버릴 수도 있어요.”윤도훈은 마냥 어처구니가 없었다.“세상 모든 사람이 고향기 씨를 중심에 두고 있는 것 같죠? 거듭하는 말이지만 저 결혼했고요, 제 아내가 그쪽보다 훨씬 예쁘거든요. 즉, 그 쪽한테 그 어떠한 관심도 없단 말이에요.”그 말을 듣고서 고향기는 이를 악물었다.“부디 말한 대로 하시길 바랄게요.”이윽고 그만 참지 못하고 하품을 연달아 하면서 졸음이 밀려와 그대로 침대에 쓰러졌다.“너무 피곤해...”윤도훈은 입을 삐죽거렸다.고향기에게 소파에서 자라고 말은 했지만, 말만 했을 뿐이다.소파로 가려는 그때 윤도훈도 그녀와 마찬가지로 갑자기 졸음이 밀려왔다.눈꺼풀이 점점 감기는 것이 업어가도 모를 정도로 자고 싶었다.순간 윤도훈은 정신을 번쩍 차리며 이상함을 감지했다.이윽고 몸속에서 어떤 독소가
윤도훈이 자리를 떠났을 때 고연은 사건의 경과를 고향기에게 알려주었다.고향기는 모든 걸 듣고 나서 내심 복잡한 감정이 들었다.미혼약에 중독된 걸 알고서도 나쁜 짓을 하지 않고 바로 고연 방으로 데려와 준 윤도훈에게 고마워해야 하나 왠지 모르게 화부터 벌컥 났다.고향기에게 있어서 윤도훈은 세상에서 가장 나쁘고 악한 남자이니.처음부터 끝까지 단 한 번도 자기를 여자로 보지 않았으니.그러한 상황에서 다른 방법을 택한 것이 아니라 바로 기절시켜 버렸으니.‘제길!’“아니면 계속 남사스러운 짓을 하고 있는데 보고만 있을까요?”살기가 가득한 고향기의 두 눈을 마주하며 윤도훈은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보냈다.“당신...”순간 부끄러워서인지 아니면 화가 나서인지 고향기는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마침내 참지 못하고 침대에서 뛰어내려 이를 갈았다.“죽여버릴 거야!”말하면서 윤도훈을 향해 주먹을 휘드르려고 자세를 취했다.윤도훈은 바로 눈치를 채고 눈살을 찌푸리며 방어 태세를 가동했다.그가 손을 대기 전에 고연이 나서서 고향기를 막았다.고향기의 팔을 꼭 잡고서 다급한 목소리로 타일렀다.“아가씨, 안 됩니다. 방법은 틀렸으나 아가씨를 구하고자 한 것이잖아요.”“진주 댁까지 이러시면 어떡합니까! 정말로 죽이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냥 화라도 좀 풀려고 그러는 거예요.”고향기는 억울해하며 소리를 질렀다.미치고 팔짝 뛸 정도로 화가 나는 건 사실이지만 그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라는 걸 잘 알고 있기에 윤도훈을 죽일 리는 없다.그저 화가 날 뿐이다.윤도훈을 마주하면 왜 화부터 벌컥나는지 고향기 그 자신마저도 그 이유를 말해낼 수 없다.화가 풀릴 때까지 어떻게든 때리고 욕하고 싶은 마음뿐이다.“허허, 이쯤에서 그만하는 게 좋을 거예요. 지금 여기서 제대로 싸우면 그쪽이든 저든 둘 중 하나라도 다치게 된다면 어떻게 되는지 잘 알고 있잖아요. 설마 고씨 가문의 자격을 놓치고 싶은 건 아니죠?”윤도훈은 몸집을 거두며 입을 삐죽거렸다.그 말을 듣고서 고향기는
내일이 바로 청황 대회가 열리는 날이라 세 사람은 잠시라도 지체할 수 없었다.도시를 벗어나 목적지를 향해 달리다 보니 시선이 닿는 곳마다 경치가 달랐고 사막까지 지나갔다.하란산맥에 거의 이르렀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건 띄엄띄엄 있는 오아시스였고 좀 더 깊숙이 들어가 보니 연이은 초원과 산림이 눈에 들어왔다.한눈에 봐도 입이 떡 벌어질 정도였다.해발이 2000여 미터나 되는 웅장한 산맥을 지나 백 리 정도 더 들어가니 마을이 보였다.“저 앞에 있는 마을이 바로 하란파에서 외부에 설치한 접대 장소입니다.”고연이 소개해 주었다.차는 마을 안으로 들어가 가장 북쪽에 있는 숙박처럼 보이는 건물까지 멈춰 섰다.윤도훈은 ‘마을’이라고 하는 이곳을 바라보며 마치 시공간을 초월하여 과거로 온 것만 같았다.주위에 전봇대가 이건 현대 사회라고 말해주고 있었다.마을 북쪽 공터에는 적지 않은 차들이 이미 세워져 있었다.“어마어마하게 왔네요?”윤도훈은 대충 새어 보았는데, 차는 무려 5, 60대 가까이 되었다.모두 청황 대회에 참석하러 온 사람들일까?“청황 대회에 참석한 고대 무술 세력 가문은 총 18개라고 합니다. 차량이 이토록 많은 것은 가문에서 혹은 문패에서 함께 온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죠. 오씨 가문처럼 대회에 참석하는 제자만 해도 10명 가까이 되고요. 그 외에 실력이 만만치 않은 산수들까지 개인을 대표하여 참석하러 온 이들도 많아요.”고연은 한창 설명하고 있었다. 다소 씁쓸한 말투로.다른 고대 무술 가문 젊은 세대에서는 인재가 넘쳐날 정도로 많은데 고씨 가문은 은둔 고씨 가문이 은둔 오씨 가문의 손에 없어지고 난 뒤로 점점 내리막길을 걷고 있으니 말이다.지금에 이르러서 고향기 외에는 내놓을 만한 인재가 없다.윤도훈은 그녀의 설명을 듣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되물었다.“설마 이 마을에서 대회가 진행되는 건 아니죠?”“당연히 아니죠! 이곳은 하란파에서 설치한 접대 장소일 뿐이고 청황 대회는 하란파 문패 영역에서 진행될 거예요.”어이가 없