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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28화

최군형이 멈칫했다. 등 뒤가 서늘해졌다.

여자가 서서히 다가왔다. 얼굴은 웃고 있었지만 눈은 그렇지 않았다.

“아이참, 군형 씨, 우리 가게에 있기엔 참 아까워요!”

“그게... 무슨 말이에요?”

최군형의 입꼬리가 씰룩거렸다. 강소아가 최군형의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말했다.

“누구는 외동딸이라 재산을 모두 물려받을 건데! 하, 정말 좋겠어요, 그렇죠?”

“이...”

키가 제 가슴께밖에 안 되는 강소아 앞에서 최군형은 조금도 움직일 염을 하지 않은 채 초등학생처럼 얌전히 꾸중을 들었다. 하지만 질투하는 강소아를 보고 있자니 웃음이 절로 나왔다. 질투하는 강소아가 좋았다.

최군형이 씩 웃었다. 그 모습이 강소아를 더욱 자극했다. 그녀는 입술을 깨물고 손에 든 도시락을 꽉 쥐었다. 어찌나 힘껏 쥐었는지 손가락 끝이 하얘졌다.

수업이 끝나고 집으로 갔더니 최군형이 혼자 가게에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혼자 밥도 잘 챙겨 먹지 못할 최군형이 걱정돼 밥을 싸 들고 가게로 달려왔었다. 침대에 누워있는 강우재도 이 정도의 대우는 해 주지 않았다.

그런데 가게 문 앞에서 뭘 봤나?

우미자가 제 딸과 최군형을 이어주려고 수작 부리는 모습을 목격하고 만 것이다.

어떻게 이럴 수가!

강소아는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 이 일이 최군형 때문이 아니라는 건 알았다. 이웃 아줌마들이 최군형을 자기 집으로 들이고 싶어 호시탐탐 그를 노리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

하지만...

그녀는 기분이 나빴다. 짜증이 났다. 어쩔 수 없이 질투하게 됐다.

다른 사람은 왜 그녀의 남편을 노리는 걸까?

그 아줌마들은 아직 강소아와 최군형이 가짜 결혼인 줄 몰랐기에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다. 만약 이 사실이 밝혀진다면 그녀의 집에 쳐들어와 최군형을 빼앗으려 할 것이다.

최군형의 잘생긴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짜증이 났다. 잘생기긴 왜 이렇게 잘생겼어? 괜히 이목만 끌잖아!

최군형은 잔뜩 토라진 강소아의 얼굴을 서서히 가까이하고는 그녀 손에 든 도시락통을 보고 살짝 웃었다.

“밥 갖다주러 온 거에요?”

강소아가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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