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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6화

“아저씨, 나석진 씨, 빨리 깨어나요. 아저씨가 깨어나면 반지를 끼워줄게요. 아저씨가 어딜 가든 따라갈 거예요, 절대 안 헤어질 거예요!”

나석진은 뛸 듯이 기뻤다. 연기를 배우지 않았다면 지금 당장 벌떡 일어났을 것이다!

“얌전히 있어요, 다 닦으면 시원할 거예요.”

서지현이 계속해 나석진의 몸을 닦아주기 시작했다. 그녀의 손이 복근을 지나 점점 더 밑으로 향했다.

나석진은 참지 못했다.

지난번 손을 다쳤을 때도 서지현이 몸을 닦아주었지만, 그때는 재빨리 이불로 아래를 가렸기에 그녀가 발견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달랐다. 지금 그는 꼼짝도 하지 않고 누워있어야 했다.

“응?”

서지현이 어리둥절해졌다. 천천히 솟아오르는 그곳을 보며 서지현은 얼굴이 새빨개진 채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이게 무슨 일이지?

지금껏 그녀가 어떤 말 하든 아무 반응이 없었는데?

서지현이 눈을 도르르 굴렸다. 심장이 걷잡을 수 없이 뛰었다.

“아저씨! 아저씨! 내 말 들려요?”

나석진은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은 마음이었다.

“아저씨! 말 좀 해봐요!”

급해진 서지현이 나석진의 얼굴을 약하게 때리기 시작했다.

‘망했다, 정말 들통났어...’

그가 눈을 감고 대책을 생각하고 있을 때, 서지현이 핸드폰에 맞았던 그의 코를 건드렸다.

원래도 아팠는데 예고도 없이 맞았으니, 그는 저도 모르게 신음을 내질렀다.

“응?”

서지현이 놀랐다.

나석진은 어쩔 수 없이 천천히 눈을 뜨고는 몽롱한 눈빛으로 주위를 둘러보며 최대한 허약한 목소리로 물었다.

“여... 기가 어디야?”

서지현이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석진은 천천히 얼굴을 돌려 힘겨운 척 씩 웃어 보이고는 말을 이었다.

“지... 현아, 너... 너 괜찮아?”

“드디어 깨어난 거예요?”

크나큰 기쁨이 서지현의 이성을 잠식시켰다. 그녀는 이 모든 게 얼마나 불합리한지는 생각하지 않은 채 나석진이 깨어났다는 사실에만 몰두해 있었다.

“얼마나 놀란 줄 알아요?”

“울지...마...”

“아저씨가 다시는 못 깨어나는 줄 알았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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