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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7화

하필이면 이때, 핸드폰 화면이 밝아졌다. 윤찬이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순식간에 공기가 얼어붙고 시간이 멈추는 것 같았다. 서지현과 나석진은 멍하니 서로를 쳐다보고는 동시에 핸드폰을 낚아챘다.

그러나 나석진이 상처를 입은 탓에 핸드폰은 서지현의 손에 들어갔다. 안면인식이라는 것을 안 그녀가 핸드폰을 나석진의 눈앞에 갖다 대자 잠금이 풀렸다.

서지현은 나석진에게서 멀리 떨어져 메시지를 들여다보았다. 나석진이 힘겹게 일어나 그녀를 제지하려 할 때, 그녀는 이미 모든 메시지를 전부 읽은 뒤였다.

[형, 이제 깨어날 때도 되지 않았어요? 지현 전하가 얼마나 걱정하는데, 너무 오래 버티는 거 아니에요? 연기를 해도 다른 병원을 찾아요. 총알 빼내는 것쯤은 작은 수술인데, 사흘씩이나 못 깨어났다는 게 알려지면 저희 의술이 안 좋은 게 아니냐, 그런 얘기가 나온단 말이에요! 맞다, 이건 마취과 의사 때문이라고 했으니, 괜히 다르게 얘기하지 마요!]

나석진이 굳어졌다. 서지현은 핸드폰을 흔들거리며 묘한 웃음을 지었다. 나석진은 급히 몸을 배배 꼬며 말했다.

“아, 어깨 아파...”

“어깨가 아파요, 등이 아파요?”

“응?”

“사흘씩이나 누워있었는데, 등에 굳은살은 안 생겼어요?”

나석진이 억지로 웃으며 서지현을 쳐다보았다. 고양이 같던 서지현은 이제 날카로운 발톱을 자랑하는 호랑이가 되어있었다.

이내 병실에 고함이 울려 퍼졌다.

“나석진!”

나석진이 눈을 질끈 감았다. 이제 진짜 망했다.

“사흘 동안 내가 얼마나 걱정한 줄 알아요? 당신이 못 깨어날까 봐 얼마나 자책했는데...당신이 못 깨어나면 나도 확 죽어버릴 거라고 했다고요! 그런데 연기였어요? 이게 재미있어요?”

“아니, 내 얘기 들어봐, 내가 다 설명해줄게...”

나석진은 울고만 싶었다. 그는 얼른 서지현의 손을 잡았다. 이제 서지현은 ‘설명 따위 필요 없다’며 그를 밀어낼 것이다. 그가 어깨를 맞은 척, 아픈 척 하면 어물쩍 넘어갈 수 있었다.

“지현아, 내가 다 설명해줄게...”

“그래요! 설명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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