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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43화

나석진은 머리를 들어 햇빛이 환하게 비치는 맑은 날을 바라보았다. 한 순간 눈이 부셔서 뜨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차분한 표정을 유지했다.

"음, 그건... 사실, 가끔 날씨가 좋을 때 내 어깨도 아프기도 해. 하하, 남양은 바다에 가까워서 공기가 습하잖아. 조금만 습기가 있으면 내 어깨가 불편해져."

서지현은 할 말을 잃었다. 그녀는 강서연이 말한 것을 떠올렸다.

"그는 너를 아주 좋아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는 정도로."

그 말에 마음이 떨렸고 따뜻한 느낌이 밀려왔다.

그녀가 지낸 세계에서는 이렇게 표현한 사람이 없었다. 어리고 우스꽝스러울 수도 있지만 따뜻하고 감동적이었다.

그가 말한 대로, 그의 어깨에 상처는 모두 그녀 때문이었다. 그가 연기를 더하는 것도 모두 그녀를 위한 것이었다.

서지현은 고개를 숙이며 웃었고, 마음의 방어선은 더 이상 지켜지지 않았다.

"서지현, 이번에는 날 용서해 줘."

나석진은 낮고 진지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앞으로 절대로 내가 스스로에게 연기를 더하지 않을 거야. 이제부터 너는 내 삶에서 유일한 감독이자 유일한 작가야. 네가 어떻게 말하든 나는 그렇게 연기할 거야..."

"그리고 이 반지."

나석진은 반지를 쥐고는 목이 마른 듯 몇 번 기침을 했다.

"이건... 이건 혁준이의 마음이야. 그를 실망시키지 말아줘, 그래 줄래?"

시간은 이 순간에 멈춘 것처럼 보였고 얼마나 지나갔는지 모르겠지만 서지현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나석진은 그녀의 약지에 있는 다이아몬드 반지를 보고는 마음이 거세게 뛰었다.

"너..."

"이 반지는 내가 받을 수 없다고 생각해요."

서지현은 입술을 깨물었다.

"저는 여왕이 아니에요. 근데 어떻게 이걸 껴요?"

나석진은 조용히 그녀를 바라봤다. 그녀는 흰 옷을 입고 푸른 잔디밭에 서 있었고 햇빛은 그녀의 갈색 긴 머리에 비추었다. 그녀는 마치 빛의 환상으로 보였다.

"서지현..."

나석진은 가벼운 웃음으로 말했다.

"너는 남양의 여왕이 아니지만, 너는 영원히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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