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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38화

왜 생각대로 되지 않지?

“얘기해요, 뭘 설명할 건데요?”

나석진이 숨을 헉 들이마셨다. 서지현은 반지를 꺼내 그에게 던지고는 한 글자 한 글자 끊어가며 말했다.

“거짓말쟁이!”

“지현아, 그게 아니라... 난... 너무 과했어.”

“변명하지 마요!”

“네가 날 걱정해 줬으면 해서 그랬어! 이렇게 오래 할 생각은 없었어. 못 믿겠으면 찬이와 얘기한 걸 봐!”

서지현이 눈을 크게 떴다. 기록까지 있다고?

나석진은 아차 싶었다. 아무리 급해도 그 말은 하면 안 되는 거였는데.

서지현은 차갑게 웃으며 윤찬의 메시지를 하나도 빠짐없이 확인했다. 나석진은 혼이 빠진 듯 침대에 앉아 천천히 한쪽으로 고꾸라졌다.

“연기하지 마요, 정말 아프다 해도 안 믿을 거예요.”

“지현...”

“이제 그만 갈게요. 몸조리 잘해요.”

서지현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뛰어나갔다.

나석진은 돌아눕고 싶었지만 어깨가 아파 어쩔 바를 몰랐다. 힘겹게 몸을 돌리려는데, 침대 위에 뭔가 딱딱한 게 걸렸다.

서지현이 던진 반지 한 쌍이었다.

그는 반지를 꼭 쥔 채 찬찬히 관찰했다. 보면 볼 수록 완벽한 공예로 만들어진 보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보석마저 자신을 비웃는 것 같았다.

그는 짜증스레 반지를 베개 밑에 밀어 넣고는 눈을 감고 긴 한숨을 내쉬었다.

사흘 뒤, 나석진은 퇴원했다. 원래 건강한 데다 윤찬의 의술, 윤제 그룹의 약까지 더해지니 엄청난 속도로 회복한 것이다. 상처 쪽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일상생활에는 문제없었다. 다만 최근 들어 풀이 죽어있을 뿐이었다.

고용인들이 수군댔다.

“도련님, 설마 지현 전하께 거절당한 건 아니겠지?”

“그럴 리가! 온 남양의 여자들이 모두 도련님을 탐내고 있잖아.”

“하지만 온 남양의 남자들도 지현 전하를 탐내고 있는걸?”

“억지 부리지 마!”

“억지가 아니야, 도련님 손가락을 잘 봐. 반지 하나는 약지에, 하나는 새끼손가락에 꼈잖아. 새끼손가락에 낀 반지는 하도 작아 절반밖에 끼지 못했고. 커플링인 게 분명해. 대체 누가 커플링을 혼자 낀단 말이야?”

이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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