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현우는 천천히 일어서 옆으로 걸어가 약통을 꺼내고, 그 안에는 검은 끈적한 연고가 들어있었다. 그는 약주걱으로 연고를 붕대 위에 골고루 바른 후, 진아람의 얼굴에 붙였다. 자극적인 냄새가 퍼지자 진아람은 반항적으로 손을 들었다. 그러나 서현우는 단호하게 그녀의 손을 막았고, 연고가 묻힌 붕대를 그녀의 얼굴에 세 번 감았다.그때 진아람이 흐린 목소리로 서현우에게 말했다. "서현우! 너 정말..." "내 말 들어!" 서현우은 단호하게 그녀의 말을 끊었다. "오늘부터 10일 동안 매일 약을 발라야 해. 붕대를 건드리면 널 묶어놓을 거야." 그 말을 듣고 더는 반항하지 않은 진아람.서현우는 다른 약가루 한 봉지를 꺼내 진아람에게 던지며 "매일 목욕할 때 이걸 타, 특히 손을 잘 씻어야 돼. 만약 나아지지 않으면 내가 직접 목욕 시켜줄거야."라고 말했다.진아람은 이를 악물고 약가루 봉지를 꼭 쥐며, 그늘 아래 잔디밭에서 즐겁게 놀고 있는 솔이을 바라보았고, 그녀의 차가운 눈동자 속에는 복잡한 감정이 가득했다.시간이 천천히 흘렀다. 눈 깜짝할 사이에 열흘이 지났다. 열흘 동안 서태훈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고, 서현우와 연락하지도 않았다. 서현우는 마치 아버지가 없는 것처럼 서태훈과 연락도 하지 않았지만, 최윤정의 보고로 그는 서태훈의 모든 종적을 알고 있었다. 서현우는 매일 병원으로 찾아가 여동생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는 어떤 것도 감추지 않았고, 토로와 그녀가 깨나기를 바라는 심정을 담아 남강에서의 6년, 진아람과 솔이를 찾은 이야기들을 모두 서나영에게 전했다. 서현우는 여동생이 그의 말에 담긴 아름다움과 희망을 듣고 빨리 깨어나길 바랬다.병원 외에도, 서현우는 솔이와 많은 시간을 보냈다. 비록 진아람의 맹렬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솔이가 명확하게 인정하지 않았지만, 피가 물보다 진하다고 솔이는 여전히 서현우를 가장 완벽한 후보 아빠로 생각했다.솔이는 여린 손으로 군복을 입은 서현우, 진아람과 자신이 그 옆에 나란히 서 있으며, 세
여름날 밤바람이 부드럽게 불며, 어둠 속 하늘에는 별이 반짝거렸다. 서현우는 버블 스커트를 입은 공주 같은 솔이를 안고, 그의 곁에는 선녀 같은 미모의 진아람이 함께했으며, 그들은 차를 타고 번화한 천운 거리 뒷골목에 위치한 허름하고 초라한 소화 거리로 왔다.소화 거리 558번지, 촛불이 흔들리고 있는 낡은 집. 구부러진 몸의 노부인이 목재로 낡은 문을 고치기 위해 못을 박고 있었으며, 뚝뚝 거리는 망치질 소리가 크게 울려 퍼졌다. “할머니!” 솔이는 서현우의 품에 벗어나 애티나는 소리로 노부인을 부르며, 작은 다리로 활기차게 달려갔다. 노부인은 움직임을 멈추고 되돌아보며 자상한 미소를 띠며 답했다. “아이고, 솔이야. 귀여운 우리 강아지.” “할머니!” 솔이의 얼굴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었고, 양팔을 벌려 노부인에게 안기려 했다. 하지만 노부인은 조금 긴장한 듯했다. “천천히 뛰어...... 아이고...... 잠시만, 할머니 옷이 더러워.” 그러나 솔이는 여전히 노부인의 품에 안겼다. “우리 솔이 정말 착해.” 노부인은 더욱 기뻐하며, 솔이의 등을 쓰다듬으려다가 겁이 나 손을 떼었다. “윤아주머니.” 진아람은 서현우와 함께 걸어오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노부인을 불렀다. 그리고 서현우의 손에는 선물이 들려 있었다. 희미한 촛불 빛 아래 노부인은 진아람을 보고 놀랐다. “연이야…… 너……” 그녀는 놀라움과 기쁨에 빠졌다.이 가혹한 운명을 가진 소녀의 외모가 놀랍게도 회복되었기 때문이다! 마치 예전의 진아람처럼 선녀같이 아름다워 보였다. "윤아주머니, 나 연이야." 진아람은 오랜만에 행복한 미소를 지으며 웃었다. 비록 서현우를 계속 미워했으나, 이번 서현우의 등장은 결국 그녀와 솔이의 비참한 삶에 큰 변화를 가져왔다. 그녀는 서현우를 거절할 수 있지만, 솔이가 더 이상 고통받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결국 솔이는 서현우의 딸이기 때문에, 진아람이 인정하든 말든, 서현우가 솔이를 사랑하고 양육할 권리를 빼앗을 수 없었다.
노부인의 집에 방금 설치된 문이 열렸다. 잠시후 한 작업복을 입은 남자가 손에 빨간 사과 몇 개를 들고, 활짝 웃으며 말했다. "이모, 저......" 말이 끝나기도 전에, 남자는 진아람을 보았다. 어두운 촛불 아래에서도 그녀의 아름다움을 가릴 수 없었고, 그저 조용히 앉아 있어도, 이미 세상의 중심이 되어 모든 것을 흐려지게 만들었다. 남자는 자기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하지만 남자를 보고 얼음처럼 차가워진 진아람의 얼굴. 그녀는 이 남자를 알고 있었다. 그의 이름은 진홍안, 진아람과 함께 의류 공장에서 일했었던 동료였고, 당시 그녀는 얼굴때문에 남들이 놀라지 않도록 봄, 여름, 가을, 겨울 상관없이 마스크를 썼다. 진홍안은 진아람의 눈동자만 봐도 그를 사랑하게 되었고, 여러 가지로 친절하게 대해 주었으나 진아람의 마스크 아래 얼굴을 본 후, 그는 속았다는 분노감이 솟아났으며, 이런 분노감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진아람을 보고 싶지 않아져 그녀에게 갖은 어려움과 수모를 겪게 했다. 이것은 진아람에게 매우 큰 영향을 미쳤고, 의류 공장에서는 이상한 소문까지 돌았다고한다. 비록 진아람은 참아냈지만, 진홍안은 계속 그를 괴롭혔다. 서현우를 만난 그 날 밤, 진홍안이 소동을 일으켜 현장 주임이 압력에 못 이겨 진아람을 해고하게 되었다. 만약 서현우가 없었다면, 일자리를 잃은 진아람은 당분간 다른 일자리를 구하지 못했을 것이며, 솔이와 함께 더 힘든 삶을 살았을 것이다!그리고, 그는 진아람이 어디에서 일하든, 소란을 피우겠다고 말했다. 이것은 결국 진아람을 죽음에 내몰게 만드는 것이었다! "이모, 손님이 있어요?"진홍안은 사과를 내려놓고, 손을 비비며 진아람에게 웃으며 인사했다. "안녕하세요, 제 이름은 진홍안입니다..." 진아람의 입꼬리에는 차가운 미소가 떠올랐다. 이 사람, 나를 전혀 알아보지 못하다니!천천히 일어선 진아람의 눈에는 조롱이 스며있었다. "안녕하세요, 진홍안씨, 저는 연이입니다." 진아람이 말을 꺼낼 때,
노부인은 진홍안을 미친 사람처럼 바라보았다.어렸을 때 콧물을 흘리며 자신을 큰이모라고 부르며 따라다니던 순진무구한 아이가 어떻게 이런 무뢰한 모습으로 변했을까?노부인은 마음이 몹시 아팠다.그러나 여전히 단꿈에 빠진 진홍안은 말한다. "아람아, 걱정하지 마. 우리가 결혼하면 난 모든 나쁜 습관을 버리고 네 말만 들을 거야. 남자아이 하나, 여자아이 하나 낳고 큰이모님을 모시고 화목하게 사는 거야.”이런 말을 들은 진아람은 속으로 욕지기가 솟을 지경이었다. "공장의 많은 사람들에게 똑같이 말했었지? 내가 몇번이나 직접 들었어.” 진홍안은 정색했다. "그건 전부 그녀들을 속이려고 한 거짓말이고 이번엔 진심이야. 너처럼 예쁜 여자에게 당연히 잘해줘야지. 널 속이지 않아."말하면서 진홍안은 빗자루를 던지고 진아람을 향해 걸어왔다.눈속의 탐욕이 점점 짙어진다. "뭐 하는 거야?"진아람과 마찬가지로 진홍안의 사람됨을 잘 알고 있는 노부인은 진홍안의 다리를 덥석 붙들고 소리친다. "아람아, 빨리 가!"진아람은 입술을 깨물고 움직이지 않았다.간다고?방이 좁고 진홍안이 정면을 가로막고 있어 진아람은 전혀 그를 지나칠 수 없었다.지나칠 수 있어도 진아람은 가고 싶지 않았다.그녀 혼자였다면 아마 걱정했을 것이다.그러나 이번엔 다르다. 솔이를 데리고 물건을 사러 나간 서현우가 곧 올 것이다.서현우가 돌아오면 이 인간은 틀림없이 혼쭐이 날 것이다."헤헤, 큰이모 왜 이래? 아람이도 가기 싫어하는 거 안 보여? 나랑 같이 살고 싶어 하잖아."진홍안은 침을 꿀꺽 삼킨다. 몸이 건장해서 노부인이 자신의 다리를 잡고 있는데도 한걸음한걸음 진아람에게 다가갔다.어두운 촛불은 진홍안의 그림자를 악마처럼 흔들었다.진아람의 눈동자 속에서는 서늘한 기운만 감돌았고 조금도 동요하지 않았다.그녀는 도박을 하고 있다.서현우가 자신을 보호해 줄 거라는 도박!내기에서 져도 상관없다. 6년 동안의 시련은 그녀를 더없이 강하고 무감각한 인간으로 만들었다.솔이만 괜찮다면
사람이 늙으면 뼈가 약한 법이다. 노부인의 종아리뼈는 침대 모서리에 부딪혀 이미 약간 찢어졌다. 당분간은 움직일 수 없다.노인이 감당할 수 있는 고통이 아니었다.노부인의 주름진 이마에서 땀이 송골송골 맺힌 것만 보아도 열심히 버티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서현우는 솔이의 머리를 비볐다. “솔아, 엄마 잘 지켜, 알았지?”“응, 솔이는 엄마를 꼭 지킬 거야!” 솔이는 주먹을 쥐며 진지한 얼굴이었다. 서현우의 미소는 돌아서는 순간 말끔히 사라졌다. 시체가 바다를 이루고 고기 분쇄기 같은 전쟁터에서 영혼까지 전율케 하는 차디찬 평온이었다. “용국은 수천 년 동안 수많은 재난을 겪으며 여기까지 왔다.”서현우의 말투는 너무 평온하고, 깊은 바다 밑에 칩복해 있는 바다짐승처럼 고요했다. 그는 천천히 손을 들어 아파서 허리도 펴지 못하는 진홍안의 머리카락을 움켜쥐고 밖으로 끌고 나갔다. “지금까지 용국의 발전은 순탄하지 않았다. 남강북경, 서원동해, 4대 국경, 사면초가.”“아악…”머리채를 잡힌 채 땅바닥에서 질질 끌리워 가는 고통은 경험해 보지 못한 사람은 이해 수 없다.진홍안은 두피가 터지고 심한 통증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서현우는 이미 진홍안을 문밖으로 끌어내고 여전히 담담하게 말했다. “수많은 장병들이 죽음을 무릅쓰고 나라를 지키고, 머리를 던져 뜨거운 피를 뿌리고, 말가죽으로 시체를 싸고, 충혼은 벼를 묻는다.”“숲이 크면 별별 새가 다 있고, 족속이 크면 무리를 해칠 수밖에 없다. 나는 이해한다.”“하지만… 그런 사람이 내 눈앞에 나타날 때마다, 나는 여전히 그 철골의 전사들이 아까워”서현우가 휙 던지자 진홍안은 땅바닥을 몇 바퀴 굴러서야 멈추었다. 그러더니 웃으며 물었다. “네가 봤을 때, 아까워?”“으… 으…”진홍안은 여전히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며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서현우의 발이 너무 독했다. 만약 솔이에게 트라우마를 남길까 봐 두렵지 않았다면, 진홍안을 발로 차서 죽일 수 있었을 거다.오장육부가 다 찢어지는 이
방금 이 남자가 그녀에게 강한 안정감을 줬다는 것을 인정해야 했다.그런 안도의 느낌은 비바람에 흔들리는, 마치 물속의 부평초와 같은 6년간의 고통스런 생활 속에서, 여태껏 경험하지 못했던 것이다.그녀는 왠지 모르게 이런 안정감에 사로잡혀 있고, 심지어 계속 경험하고 싶다는 욕심도 생겼다.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서현우에 대한 원한이 좀처럼 사그라들지 않았다.이 남자는 그녀 모든 시련의 근원이다.서현우는 물론 진아람의 복잡한 심정을 알아차렸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입가에 웃음기마저 흘렸다.단순한 원한은 진아람에게 이런 복잡한 감정을 보여주기에 충분하지 않았다.복잡함은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침대에 앉아 있는 노부인을 바라보며 서현우의 후련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무거워졌다.노부인이 바짓가랑이를 건져 올리자 촛불 없이도 종아리가 부어올라 보라색이 된 것을 볼 수 있었다.서현우는 바로 마술이라도 부리듯이 은침이 손가락 사이에 나타나 살살 찌르자 진홍빛 핏방울이 빠르게 배어 나왔다.곧이어 세 개의 은침이 노부인의 종아리에 있는 세 곳의 혈자리를 찔렀다.노부인의 통증은 바로 가라앉았고 이미 감당할 수 있는 범위 안에 들어섰다."현우는 의술도 할 줄 알아? 이거 신기하군. 안 아파!" 노부인은 경탄했다.솔이는 노부인의 다리에 피가 흐르는 것을 보았지만 조금도 두렵지 않았다. 서현우가 바늘로 찌른 것을 보았기 때문이다.서현우가 노부인을 해치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입을 오므리고, 편안하게 휴지로 노부인의 피를 닦아주고, 귀엽게 입을 가까이 대고, 조심스럽게 바람을 불어주면 노부인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 같았다."윤아주머니, 다리를 잘 회복하셔야 합니다. 먼저 제가 있는 곳으로 가세요. 아람이와 솔이가 모실 거예요." 서현우가 제안했다.진아람은 의식적으로 고개를 끄덕였지만 다시 멈췄다.그녀는 시종 남산 아래 그 별장을 자신의 거처로 삼지 않았다."남편과 아들이 여기 있는데 어떻게 갈 수 있겠나?" 노부인은 거절했다.서현우는 웃으며 말
7층짜리 낡은 건물, 5층 왼쪽 창문에 외롭게 불이 켜져 있었다.서현우는 최윤정과 두 명의 검은 양복의 안내를 받고 어둡고 더럽고 냄새나는 계단을 따라 5층으로 올라가 굳게 닫힌 철문 밖에 서 있었다.“열어.”최윤정이 직접 명령했다.검은 양복 중 하나는 즉시 주머니에서 철사를 꺼내 열쇠 구멍에 꽂아 만지작거렸고, 두어 번 가벼운 찰칵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철문이 열렸다.철문이 열리자 나무문이 하나 더 있었지만 한결 가벼웠다.나무문이 열릴 때 삐걱거리는 소리가 나서 집 주인을 놀라게 했다.곧 걸상을 옮기는 소리가 났다.서현우 일행이 지저분한 거실로 들어가자 반바지 티셔츠에 슬리퍼 차림의 한 남자가 방에서 나와 얼굴빛을 확 바꾸며 "너희들 누구야? 어떻게 들어왔어? 빨리 꺼져! 안 그러면 경찰에 신고하겠어"라고 말했다.최윤정이나 서현우의 명령도 없이 검은 양복은 맹렬히 돌진해 순식간에 남자의 배를 한 대 때렸다."어!"갑자기 습격을 받은 남자는 전혀 반응하지 못했다, 심한 통증으로 그의 허리가 구부러지고, 두 눈이 튀어나오고, 입이 크게 벌어져 숨쉬기도 힘들어졌다.그러자 검은 양복은 주머니에서 가느다란 철사 로프를 꺼내 두 손을 뒤로 묶고 바닥에 있는 수건을 주워 입에 넣어 소리를 내지 않도록 했다.최윤정은 남자가 나오는 방으로 들어갔다가 몇 초 만에 다시 나오며 "도련님, 보세요"라고 말했다.서현우는 처음부터 끝까지 아무 말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최윤정을 따라 방으로 들어갔다.암적색의 불빛은 사람을 매우 불편하게 만들었다방 안도 어수선했지만 컴퓨터 한 대 외에는 가구가 없었다.네 면의 벽에는 수많은 사진이 붙어 있고, 그 옆에는 글자가 붙어 있다.컴퓨터 책상에도 글씨를 인쇄한 많은 종이가 어지럽게 널려 있다.서현우의 시선은 순식간에 왼쪽 한 구역으로 빨려 들어갔다.그 위에 있는 사진은 부동한 시간, 부동한 장소에서 찍은 진아람의 사진이었다.최초 사진 속 진아람은 6년 전 촬영된 앳된 모습이었다.그 해 진아람은 겨우 18세였다
최윤정의 심문에 남자는 "모르겠어요, 종래로 얼굴은 본 적은 없고 다크웹에서 가끔 제게 메시지를 보낼 뿐 저는 절대 먼저 그자와 연락할 수 없어요.”“그래?”최윤정은 믿는다는 듯 한 발짝 뒤로 물러서며 "그럼 넌 이용 가치가 없겠네"라고 두 손을 감싸 안았다.남자는 놀라서 "안돼요! 전 사실대로 말했어요! 진짜 모르고…”남자는 말을 잇지 못했고, 옆에 있던 검은 양복이 그의 목을 조르고 손바닥에 힘을 주었다."으으......"남자의 눈이 충혈되고 입은 걷잡을 수 없이 커졌고 두팔은 검은 양복의 팔을 꽉 껴안고 두 발은 계속 경련이 일어났다."내가……말해……허…허…."최윤정이 손을 들었다.남자가 죽기 직전 검은 양복은 순식간에 손을 뗐다."콜록콜록…."남자는 심하게 기침을 하고, 바지가 젖고, 진한 오줌 냄새에 최윤정은 미간을 찌푸렸다.한참에서야 남자는 정신을 차렸고 눈에서는 깊은 공포가 서렸다.정말 죽을 뻔했다!이 냉혈한 인간들은 사람 목숨을 전혀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그는 무서웠다. 제대로 무서워난 그는 감히 한치의 거짓도 꾸미지 않았다. "나를 고용해 이 여자들의 신원을 알아내라고 시킨 사람은 주민식! 중연시 주가의 주민식, 그의 어머니 이름은 주지현…"최윤정은 눈을 부릅뜨고 무의식적으로 서현우를 돌아보았다.최윤정은 서현우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전혀 알 수 없을 정도로 담담한 표정이었다. "주민식인 줄 어떻게 알았어?" 최윤정의 목소리는 차갑고 날카로워졌다."제가 어떻게 감히 속이겠어요!"남자는 다급하게 말했다. "항상 조심스러웠지만, 제가 너무 궁금해서... 저 해커잖아요. 오랫동안 다크웹에서 검색한 끝에 약간의 단서를 찾아냈고, 결국 알아냈지만 제가 감히 아는 척할만한 신분이 아니라 찾아도 모른척했죠…”"아무런 허점이 없는 것처럼 들리지만 난 안 믿어."최윤정은 "고생하기 싫으면 솔직하게 털어놔"라며 고개를 저었다.남자는 다급해 무릎을 꿇고 눈물 콧물을 흘렸다. “정말이에요! 믿어주세요! 제 말은 다 사실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