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큰 변고를 당했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텼구나.”하영은 코를 훌쩍거렸다.“선생님, 저 아이 아버지에 대해 알고 싶어요...”노지칠은 한숨을 쉬었다.“사람이라면 이 세상의 신맛과 단맛을 전부 느껴봐야 하지. 고생 끝에 자연히 낙이 찾아오지 않겠느냐. 어떤 일들은 나도 많이 털어놓기가 불편하구나. 하지만 유일하게 말할 수 있는 건, 네가 잘 모르는 일이 꼭 나쁜 게 아니란 거야.”노지철의 말을 듣자, 하영은 마음속이 많이 복잡했다.‘고진감래? 그것 또 무슨 뜻이지?’‘유준 씨를 잊으면 앞으로의 생활도 그리 힘들지 않다는 말인가?’‘내가 잘 모르는 일. 그건 또 무엇일까?’비록 정확히 알아내진 못했지만, 하영은 여전히 노지철에게 감사를 표했다.“선생님, 감사합니다. 방금 세희가 학비에 관한 것을 언급했는데, 그때 가면 제가 돈을 세희의 계좌로 입금할게요.”“내가 세희의 사부님인 이상, 그렇게 따질 필요 없다. 나에게 아들도 딸도 없으니, 네가 개의치 않는다면, 난 이 아이를 내 손녀로 삼고 싶군.”“당연할 말씀을요.” 하영은 웃으며 말했다.“세희를 예뻐하시다니, 그것은 세희의 복이죠.”“그러나 이 아이는 혼자 이 길을 걸어야 해.” 노지철이 말했다.“네, 저도 알아요. 그럼 세희를 잘 부탁하겠습니다.”“세희 엄마, 악을 행하는 자는 나쁜 결과를 얻고, 선을 행하는 자는 좋은 결과를 얻을 거야. 이것만 명심해라.”하영은 멈칫했다.노지철은 하영의 대답을 기다리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핸드폰을 내려놓은 후, 하영은 노지철의 말을 한참 동안 궁리했다.‘내가 나쁜 사람을 상대하더라도, 그들에게 악행을 저지르지 말라고 일깨워 주시는 건가?’‘그럼 복수는 악행이라 할 수 있을까?’저녁, 주씨 가문에서.진석은 주씨 가문의 사람들과 함께 밥을 먹은 뒤, 정원에 나와서 바람을 쐬었다.나온 지 얼마 안 되자, 주민도 따라 나왔다.그녀는 진석의 곁에 앉으며 말했다.“난 당신의 은혜 때문에 이 약혼에 동의한 거예요. 하지만 인생은
“책임 져야 할 것은 당연히 책임져야죠.”진석은 솔직하게 말했다.주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말없이 눈을 들어 휘영청 밝은 달을 바라보며 마음속은 왠지 모르게 두근거리기 시작했다.진석을 만나기 전, 주민은 현욱이 이 세상에서 제일 완벽한 남자인 줄 알았다.그러나 지금, 그녀는 사실이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진정으로 주민의 마음을 움직이게 할 수 있는 남자는, 어둠에 처한 그녀에게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주민은 감옥에서 나온 그날을 생각했다.할머니가 그녀에게 진석과 약혼해야 한다고 말한 순간, 주민은 거부감을 느꼈다.생면부지의 남자였으니 어떻게 바로 시집을 갈 수 있겠는가?그러나 진석이 어른들과 대화하는 것을 보며, 그의 우아한 기질과 부드러운 말투는 주민의 생각을 바꾸었다.‘이런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적어도 김제 태반의 부잣집 도련님들보단 훨씬 낫지.’오늘 밤, 주민은 진석을 따라 별장으로 돌아갔다.샤워를 한 뒤, 주민은 가운을 입고 침대에 앉아 진석이 욕실에서 나오기를 기다렸다.그녀는 긴장해서 가운을 꼭 잡고 있었고, 심장은 마구 뛰고 있었다.이것은 주민의 첫 경험이었기에 그녀는 이 온화한 남자가 자신을 부드럽게 대하길 바랐다.생각하던 중, 욕실 문이 열리더니 진석은 자욱한 수증기와 함께 욕실에서 나왔다.주민을 한 번 본 다음, 진석은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왜 아직도 안 잔 거죠?”주민은 천천히 숨을 들이마셨다.“당신을 기다리고 있었어요.”이 말을 듣자, 진석은 눈살을 찌푸렸다.“날 기다릴 필요 없어요. 자고 싶으면 그냥 자면 되니까.”말이 끝나자, 진석은 침대 앞으로 가서 이불을 젖히고 누웠다.주민은 멀뚱멀뚱 그를 쳐다보았다.“그냥 자려고요?”진석은 주민을 한참이나 쳐다보았다.“뭘 하고 싶은 거죠?”주민은 침대 맞은편으로 가더니 이불을 젖히고 누웠다.그리고 진석의 시선을 마주하며 진지하게 물었다.“진석 씨는 아무런 생각도 없는 거예
여기까지 생각하자, 진석은 깜짝 놀랐다.‘이 순간, 내가 왜 하영이 생각을 하고 있는 거지?’‘심지어 하영과 같이 있을 때의 장면을 떠올리다니?’‘설마 하영에게...’‘감정이 있을 리가 없어!’‘절대로 그럴 리가 없어!’생각하면서 진석은 바로 일어나 방을 나섰다.침실 안, 주민은 아직 진석을 분석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방문이 열리는 소리를 들었다.그녀는 다시 돌아온 진석을 바라보며 멍하니 입을 열었다.“진석 씨...”진석은 침대 앞으로 성큼성큼 걸어가서 주민의 팔을 잡더니 자신의 품으로 잡아당겼다.그리고 주민의 턱을 쥐며 고개를 숙이고 키스를 했다.이렇게 하면 할수록 진석의 머릿속에는 하영의 모습이 더욱 뚜렷해졌다.그는 호흡이 점점 심해졌고, 주민을 키스하는 동작도 더욱 거칠어졌다.‘뭘 해도 좋으니까 절대로 하영을 생각하면 안 돼!’새벽 세 시.하영은 핸드폰 진동 소리에 잠에서 깼다.그녀는 핸드폰을 들어 전화하는 사람을 확인했다.소희원인 것을 보고, 하영은 전화를 받았다.“지금 별장 동남쪽에 있는 구석으로 와요. USB 줄 테니까.”하영은 그 말을 듣고 바로 졸음이 사라졌다.그녀는 재빨리 일어나 이불을 들추며 말했다.“알았어, 지금 내려갈게.”“응, 걱정하지 마요. 세준 그들이 이미 확인했는데, 밖에 경호원 없어요.” 소희원이 일깨워 주었다.“응, 알았어.”슬리퍼를 신은 후, 하영은 가장 빠른 속도로 아래층으로 내려갔다.살금살금 뒷문을 연 다음 바로 동남쪽 구석으로 찾아갔다.그곳을 접근하자, 하영은 소희원이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채 땅바닥에 쪼그리고 앉은 것을 보았다.하영이 소희원 앞으로 걸어가자, 소희원은 바로 USB를 하영의 손에 쥐여줬다.소희원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됐으니까 스스로 안전에 주의해요. 나 먼저 갈게요.”하영이 감사를 표하려 하자, 소희원은 또 한마디 덧붙였다.“참, 나 줄곧 부진석을 따라다녔는데, 오늘 밤 주민이 그 남자의 별장에 들어가는 거 봤어요.”“나...”“할말 있으면
옷이 몸에 닿는 순간, 하영은 갑자기 눈을 떴다.그녀는 벌떡 일어나더니 경계에 찬 눈빛으로 진석을 바라보았다.하영의 이런 반응을 보며 진석은 눈살을 살짝 찌푸렸다.그는 바닥에 떨어진 외투를 힐끗 보더니 부드럽게 말했다.“너 나 무서워하는 것 같아.”하영은 재빨리 슬리퍼를 신고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USB가 여전히 주머니에 있자, 하영은 그제야 한숨을 돌렸다.“살인범을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이 어딨겠어요!”하영은 낯설면서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진석은 허리를 굽혀 바닥에 있는 외투를 주워 별장으로 향하는 하영에게 말했다.“어떤 사람은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야. 지나친 슬픔은 오히려 아이들에게 부담일 수 있어.”하영은 발걸음을 멈추더니 천천히 고개를 돌려 진석을 바라보았고, 차갑게 비웃었다.“뭐라고요?”하영은 코웃음을 연발했다.“당신은 이런 일을 겪지 않았으니 당연히 한가하게 이런 말을 할 수 있겠죠!”“내가 이런 일을 겪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해?” 진석은 하영과 시선을 마주쳤다.하영은 그의 말을 따라 받아쳤다.“자신이 겪어봤다고 다른 사람까지 끌어들이고 싶은 거예요?”진석은 씁쓸하게 웃었다.“내가 무슨 일을 겪었는지도 모르면서.”하영은 콧방귀를 뀌었다.“언젠간 천벌을 받을 거예요.”말이 끝나자, 하영은 결연히 별장으로 돌아갔다.하영의 기운이 곁에서 사라지자, 진석은 문득 공허감을 느꼈다.하영이 들어가자마자 앨리가 나왔다.진석을 보고 그녀는 앞으로 다가와서 인사했다.“선생님, 왜 들어가시지 않는 거죠?”진석은 고개를 들어 분부했다.“앞으로 이런 일은 나에게 보고할 필요 없어. 하영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 둬.”“선생님, 저는 그 여자가 선생님에게 불리한 짓을 할까 봐 두렵습니다.”“그만해.” 진석은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하영의 곁에는 이미 아무도 없는데, 그런 사람이 무슨 일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진석의 말을 듣고, 앨리는 문득 이런 말이 떠올랐다.‘불여우.’그러나 앨리는 감히 반박하지 못했
“네, 엄마.” 세준은 머뭇거리며 말했다. “엄마, 나랑 희민이는 학교에 가고 싶은데. 부진석 아저씨 좀 설득해줘요”하영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그동안 너희들을 학교에 보내지 않은 거야?”“네, 병원에서 돌아온 후, 나와 희민이, 그리고 할머니는 별장에서 나간 적이 없었어요.”“알았어.” 하영이 말했다.“이따 바로 전화해볼게.”“좋아요.”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가장 먼저 진석에게 전화를 걸었다.이때 진석은 주민을 데리고 다이아몬드 반지를 고르고 있었다.휴대전화가 울린 순간, 주민의 시선은 진석의 휴대전화에 떨어졌다.그러나 진석의 동작이 매우 빨랐기에 주민은 단지 발신자의 이름이 두 글자란 것밖에 보지 못했다.전화를 받은 후, 진석은 주민에게 인사도 하지 않고 바로 한쪽으로 걸어갔다.“아가씨?” 판매원은 웃으며 물었다. “이 반지도 꽤 예쁜데, 한 번 착용해 보실래요?”주민은 시선을 돌려 판매원을 향해 억지로 웃었다.“잠깐만.”“네.”다른 한편.하영은 직접 진석에게 말했다.“아이들은 학교에 가야 하는데, 왜 계속 집에 가둔 거죠?”“이 일을 깜박했군. 이따 사람을 안배하여 아이들 등하교 시키라고 할게.”하영은 참을성 있게 물었다.“도대체 언제 내 아이들을 아크로빌로 데려다줄 거예요?”“때가 되면.” 진석이 대답했다.“난 아직 일이 좀 있어서...”“진석 씨, 누구랑 얘기하는 거예요?”진석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주민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진석은 그녀를 한 번 보더니 핸드폰에 대고 말했다.“일단 끊어.”핸드폰을 내려놓은 후, 진석은 담담하게 주민을 바라보았다.“다 골랐어요?”주민은 진석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진석 씨, 방금 누구랑 통화한 거예요? 설령 우리 사이에 감정이 없다 하더라도, 난 당신이 내게 뭐 숨기는 거 없었으면 좋겠어요.”진석의 눈동자는 여전히 담담했다. “강하영 씨요.”“강하영?!” 주민은 눈을 부릅떴다.“우인나 친구? 그 여자와 어떻게 안 사이죠?!”진석은 눈
하영은 놀란 눈빛으로 소정을 바라보았다.“넌 대학을 졸업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으니 얼마나 마실 수 있다고.”소정은 헤헤 웃었다.“에이, 사장님. 저희 집안은 다 술꾼이라서 저도 주량이 꽤 좋아요.”“좋아, 그럼 앞으로 네가 날 대신해서 술을 좀 마셔줘야 할 것 같군.”“안심하세요, 사장님.”소정이 말을 마치자마자, 책상 위에 놓은 전화가 울리기 시작했다.그녀는 수신 버튼을 눌렀다.프런트 직원이었다.“사장님, 아래층에 지금 성이 주 씨인 아가씨가 사장님을 뵙고 싶어합니다.”이 말을 듣자, 하영은 바로 주민을 떠올렸다.‘그런데 주민이 왜 날 만나러 온 거지?’‘날 찾아올 면목이 있긴 한 거야?’하영이 말했다.“올라오라고 해.” “네, 사장님.”전화를 끊은 후, 하영은 소정에게 말했다.“소 비서, 차 좀 끓여와. 그리고 진홍색으로 된 찻잔 두 개 준비하고.”“네, 사장님.”사무실 밖.주민은 경호원 두 명을 데리고 하영의 사무실 앞에 도착했다.밖에 서 있는 앨리를 보며 주민은 그녀를 한 번 훑어보았다.“진석 씨 곁에 있던 사람인 것 같은데.”앨리는 주민을 알고 있었기에 공손하게 인사했다. “사모님, 여긴 어쩐 일이십니까?”주민은 이 호칭에 무척 만족했다.“강하영에게 볼일이 좀 있어서. 넌 진석 씨에게 무슨 말을 하면 안 되는지, 잘 알고 있을 거야, 그렇지?”“사모님, 안심하세요. 눈에 거슬리는 사람들을 해결하면 사모님과 선생님에게 모두 도움이 되죠.”주민은 고개를 끄덕였고, 앨리는 문을 열어주었다.인기척이 들려오자, 하영은 연한 노란색 원피스를 입고 들어온 주민을 쳐다보았다.그러나 하영은 바로 시선을 거두었다.그리고 천천히 차를 따르며 말했다.“주씨 가문도 그리 대단한 가문이 아닌 것 같네요. 들어오기 전에 노크를 해야 한다는 예의조차 가르쳐 주지 않았다니.”주민은 멈칫했지만 곧바로 웃음을 띠고 하영 앞에 있는 소파에 앉았다.“뻔뻔한 사람들을 대할 때, 자연히 예의를 차릴 필요가 없겠죠.” 주민은 담담
주민이 말했다.“지금 사람 말귀를 못 알아듣는 거예요?”“간단한 설명조차 제대로 못하는 사람이 왜 굳이 날 찾아와서 욕을 먹으려는 거죠?” 하영은 주민을 비웃었다.주민이 말했다.“날 자극할 필요 없어요.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을 테니까.”“아.” 하영은 일부러 놀란 척했다. “주민 씨는 자신을 좋아하지 않는 남자에게 매달리기 좋아하나 봐요.”“뭐야!!”주민의 정교한 얼굴은 금세 일그러지더니 더 이상 화를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왜요?” 하영은 주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내 말이 틀려요? 당신은 예전에 인나를 좋아하는 현욱 씨를 좋아했고, 지금은 또 날 좋아하고 있는 부진석 씨와 약혼했잖아요. 남자들이 자신에게 마음이 없으니까 오히려 그들이 좋아하는 여자를 찾아가서 겁을 주려 하다니. 주민 씨, 당신도 참 비겁하네요.”“지금 진석 씨는 내 사람이라고요! 당신은 눈치도 없는 거예요?!”하영의 말에 주민은 더 이상 성질을 참지 못했다.사무실 안은 주민의 날카로운 함성으로 메아리치고 있었다.심지어 문밖에 있던 앨리까지 그 소리를 듣고 호기심에 눈살을 찌푸리며 사무실을 바라보았다.하영은 태연하게 계속했다.“자신의 남자를 붙잡을 능력이 없으니 지금 남 탓을 하는 거예요?”주민은 분노가 치밀어 올랐다.“당신이나 우인나 씨나, 어쩜 이렇게도 뻔뻔한 거죠?!”말이 떨어지자, 하영은 앞에 있는 찻잔을 들더니 주민을 향해 매섭게 던졌다.“으악!”찻잔은 마침 주민의 이마에 떨어졌고, 아픔에 주민은 비명을 질렀다.하영은 벌떡 일어서서 성큼성큼 주민의 곁으로 걸어갔고 여자의 머리카락을 움켜쥐며 위로 들어올렸다.하영은 차갑게 주민을 바라보았다.“인나의 일, 나 지금도 똑똑히 기억하고 있어요! 내가 여태껏 꾹 참고 있는데, 뜻밖에도 이렇게 눈치 없이 내 앞에서 인나를 언급하다니! 억울하다면 부진석에게 가서 말해요! 만약 말할 용기가 없다면, 오늘의 굴욕을 꾹 참을 수밖에 없겠죠!”“앨리... 앨리!!”주민은 황급히 문밖의 앨
주민은 심호흡을 하며 마음을 가라앉혔다.그렇게 애써 진정을 되찾은 후에야 주민은 앨리를 바라보았다.“널 원망하진 않아. 결국 너도 진석 씨의 명령에 복종해야 하니까.”“사모님, 지금 시간 있으십니까? 잠깐 얘기 좀 하고 싶은데.”10분 뒤, 앨리와 주민 두 사람은 카페에 앉았다.앨리는 바로 입을 열었다.“오늘 이곳까지 찾아오신 이유는 틀림없이 선생님과 강하영의 일을 아신 거겠죠?”주민은 아픈 이마를 비볐다.“응.”“그럼 선생님은 이 일을 아시는 겁니까?” 앨리가 물었다.주민은 고개를 저었다.“이 일은 진석 씨에게 말할 필요 없어. 그러니 비밀로 해줘.”“사모님, 이 일을 그대로 넘어가시려는 겁니까?”“그렇지 않으면?” 주민은 화를 참으며 말했다.“나와 진석 씨의 감정은 강하영과 진석 씨보다 훨씬 못하거든. 진석 씨가 만약 오늘 이 일을 알게 된다면, 틀림없이 날 원망할 거야!”“이왕 이렇게 된 이상, 저도 솔직하게 말하겠습니다.” 앨리가 말했다. “사모님, 지금 강하영을 제거할 방법을 생각하셔야 합니다. 선생은 지나치실 정도로 강하영을 봐주고 있으니, 하루빨리 그 여자를 제거하지 않으면, 선생님의 마음은 하루도 안정될 수 없을 겁니다. 선생님은 아직 최종 목적을 달성하지 않으셨으니 사모님은 선생님의 날카로운 칼이 되어 선생님의 길을 가로막는 모든 사람들을 해결하셔야 합니다.”“앨리야, 말은 참 쉽지.”주민은 앨리가 무슨 뜻인지 잘 알고 있었다.‘만약 앨리가 말한 대로 한다면, 진석 씨에게 들키는 순간, 난 모든 책임을 면하기 어렵겠지.’‘그리고 내가 파혼을 당했단 소식이 퍼지면, 난 김제 모든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될 거야!’‘심지어 우리 가문조차도 나 때문에 온갖 체면을 잃을 거야.’앨리가 말했다.“그것은 확실히 어렵지만, 방법을 바꾸면 되지 않겠습니까?”“앨리, 너도 강하영이 진석 씨의 걸림돌이라고 생각하는 이상, 왜 스스로 그 여자를 해결하지 않는 거지? 난 바보가 아니니 너도 네 마음대로 날 지휘할 생각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