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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711화

삼 년이라는 시간은 그녀에게 딱 적당했다. 적어도 더 이상 아무 남자와 맞선을 보러 다니지 않아도 되었으니까 말이다.

만약 약속된 기간 동안 두 사람한테 더욱 좋은 조건의 상대가 나타나거나, 그들의 마음을 흔들 사람이 나타난다면 이 계약은 없던 일로 하면 그만이었다.

다시 말해서 그녀는 일단 급한 대로 그 남자를 이용해 방패막으로 쓸 생각이었다.

“아버지, 어머니, 뭘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하세요. 저희는 현재 서로한테 호감을 느끼고 만남을 이어가고 있을 뿐이에요. 남녀 사이에 과도기라는 게 필요하잖아요. 만약 지금 당장 결혼부터 하면 나중에 안 맞으면 어떡해요. 그때 가서 이혼할 수도 없잖아요.”

그녀의 말에도 제법 일리가 있었기에 결국 그녀의 부모님도 더 이상 의심하지 않게 되었다.

하서함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됐죠? 저와 그 사람에 관한 일은 더 이상 걱정하지 마세요.”

그녀는 말을 마치고 위층으로 올라갔고, 하공과 그의 와이프가 서로를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결국 어쩔 수 없다는 듯이 한숨을 내쉬었다.

촬영장.

주계진이 이 감독을 찾으러 휴게실로 향했다.

“저기 감독님…”

할 말이 있어 보이는 주계진의 모습에 대본을 확인하던 이 감독이 고개를 들어 물었다.

“무슨 일이시죠? 주계진 씨?”

“저 내일 촬영분까지 오늘 미리 다 찍어도 괜찮을까요?”

이 감독이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물었다.

“내일 다른 일이라도 있나 보죠?”

“일이 있긴 한데, 그렇게 큰일은 아니에요. 만약 안 된다면 방금 제 말은 없던 일로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주계진이 어색한 듯이 미소를 지었다.

역시 감독을 찾아오는 게 아니었다.

이제 막 촬영에 들어갔는데 만약 감독이 자신을 제멋대로인 배우로 생각하면 어쩐단 말인가!

이 감독은 주계진의 곤혹스러운 표정을 바라보고 대본을 내려놓고 말했다.

“계진 씨 내일 밤에 찍는 신 하나 있네요. 만약 밤 열한 시 전에 도착하면 촬영 계속 진행할 수 있게 조치할게요. 이게 제가 해 드릴 수 있는 최선이에요.”

주계진이 멈칫거리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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