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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83화

‘하마터면 잠깐의 동정으로 목숨을 잃을 뻔했어.’

은철이 비틀거리며 휴대전화 스크린을 바라보았다. 전화를 건 사람이 뜻밖에도 이전에 전화를 걸어왔던 낯선 여자라는 것을 깨달은 그가 즉시 휴대전화를 들고는 모든 화를 그녀에게 쏟아내기 시작했다.

“이서는 기억을 잃었으니, 반드시 나랑 결혼하게 될 거라고 하지 않았어요? 결혼 이야기를 꺼냈는데도 불구하고 승낙은커녕 퇴짜를 맞았다고요!”

멍하니 은철의 이야기를 듣던 수화기 너머의 여자가 웃음을 터뜨렸다.

[그거야 하은철 씨가 너무 급했으니까 그렇죠. 내가 말했잖아요, 다 방법이 있다고. 내일 다시 전화할 테니까 윤이서 씨를 데리고 나오기만 하세요.]

“확실한 방법인 거 맞습니까?”

수화기 너머 여성의 말을 들은 은철은 화가 거의 가라앉은 듯했다.

‘그래도 마음을 완전히 놓을 수는 없어.’

[걱정하지 마세요. 내 방법은 반드시 성공할 테니까요. 거절할 여자는 아무도 없을 거예요.]

수화기 너머의 여성은 꽤 자신만만한 듯했지만, 은철은 여전히 반신반의했다.

“이서가 작은 아빠를 잊은 건 확실하지만, 온 신경은 내가 아닌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고요. 본인의 신경이 향하는 곳이 어디인지를 모를 뿐이죠. 이런 상황에서도 정말 이서가 내 청혼을 받아줄 거라고 생각하는 겁니까?”

여자가 짜증을 참지 못하고 말했다.

[그래서, 윤이서 씨와 결혼을 하고 싶다는 거예요, 아니라는 거예요?]

“당연히 하고 싶죠!”

은철은 전혀 망설이지 않았다.

[그런 거라면, 내가 시키는 대로 내일 윤이서 씨를 데리고 나오기만 하세요.]

여자의 명령하는 듯한 말투에 불쾌감을 느낀 은철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내 이서와 결혼할 수 있다는 생각에 냉큼 입을 열었다.

“알겠습니다.”

수화기 너머의 여성은 확신에 찬 은철의 대답을 듣고서야 만족스럽다는 듯 입꼬리를 치켜세우고는 전화를 끊었다.

그녀가 핸드폰을 내려놓자, 커다란 의자에 앉아 있던 하지호가 천천히 의자를 돌려 앉았다.

“왜? 은철이가 이서랑 결혼하겠대?”

박예솔이 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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