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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0화

하은철의 눈빛에서 관심을 느낀 이서의 마음속에 잔잔한 파도가 일었다.

“괜찮아, 이만 돌아가자.”

“그래.”

은철이 이서와 손을 잡기 위해 팔을 뻗었지만 이서가 자연스럽게 피하며 입을 열었다.

“아까 그 할머님...”

“아, 밖에서 한참 기다렸는데도 안 나오길래, 나 대신 살펴봐달라고 부탁드린 거야, 왜?”

“아무것도 아니야. 너에 대해서 좋은 말씀을 너무 많이 해주시길래 네가 고용한 사람은 아닌가 싶어서.”

은철의 얼굴에 만연했던 웃음기가 사라지기 시작했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은철은 고개를 돌린 이서가 이상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서야 그녀를 따라 발걸음을 옮길 수 있었다.

“그분이 나에 대해서 뭐라고 하셨는데?”

“아무것도 아니야.

이서는 은철과 대화를 나누고 싶지 않은 듯했다.

“은철아, 나 좀 피곤해.”

“그래? 그럼 결혼식에 대한 세부적인 대화는 내일 다시 나누자.”

“결혼식? 결혼식을 벌써 올리려고?”

이서가 걸음을 멈추고 다급하게 물었다.

‘결혼식은 한 달 후에나 할 줄 알았는데...’

“조금 빠른가?”

은철이 이서의 눈을 바라보며 미소를 지었다.

“나는 최대한 빨리하고 싶어. 사실, 내일 당장이라도 혼인신고부터 하면 좋겠어.”

이서는 억지로 웃음 짜냈지만, 어떠한 말을 하지는 않았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도 침묵을 지키던 이서는 곧장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이서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은철의 눈빛이 다소 차가워졌다.

‘이서가 결혼을 승낙하긴 했지만, 아직 안심하기는 일러. 혼인신고 하기 전까지는 긴장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작은 아빠가 이서랑 결혼할 때 가짜 신분을 사용했으니 망정이지, 하마터면 일이 복잡해질 뻔했어.’

은철은 즉시 주 집사를 불러 이서와 지환의 사실혼 관계를 없던 일로 만들라고 지시했다.

같은 시각, 방에 들어온 이서는 휴대전화를 꺼내어 최대한 빨리 H선생님에게 전화를 걸려고 했다.

‘하나에게서 얻지 못한 답을 H선생님에게서 얻을 수 있을지도 몰라. 아니, 분명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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