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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0화

이상언이 지환에게 물었다.

“그럼 나는, 나는 뭘 하면 되는데?”

지환은 상언을 바라보았으나, 입을 오므리고 말하지 않았다.

상언이 다급해하며 두 번째 물음을 하고 나서야 지환은 입을 열었다.

“귀국해서 이서 좀 돌봐달라고 하면 해줄 수 있겠어?”

상언은 말문이 막히는 듯했다.

그가 하나를 바라보았다.

하나가 말했다.

“왜 저를 쳐다보세요? 굳이 제 의견이 궁금하신 거라면... 저는 이 선생님께서 귀국해서 이서를 돌봐주셨으면 해요.”

“어쨌든 형부는 이서 앞에 나타날 수 없으시잖아요. 누군가 이서를 돌보고 있어야 안심이 되긴 하니까요.”

하나를 응시하는 상언의 눈동자에 한 가닥의 고통이 스쳤다.

“그럼 하나 씨... 저랑 같이 가지 않을래요?”

하나가 아련하게 땅을 바라보고 있었다.

“제가 이 선생님이랑 가서 뭘 할 수 있겠어요, 거긴 이 선생님의 댁이지, 제 집도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하나 씨 말은... 저더러 하나 씨를 여기 남겨두고 귀국하라는 거예요?”

“저... 그 이야기 좀 그만하면 안 될까요?”

상언이 씁쓸한 표정으로 하나를 바라보았다.

“그래서... 나랑 가지 않겠다는 거예요?”

“저 좀 몰아붙이지 마세요, 네?”

하나가 거의 애원하는 눈빛으로 상언을 바라보았다.

“지금은 저보다 이서가 이 선생님을 더 필요로 하잖아요...”

“나랑 가고 싶지 않은 거라면, 더 이상 강요하지 않을게요.”

지환이 적시에 입을 열어 두 사람의 대화를 끊었다.

“이서를 돌보는 건 다른 사람한테 맡길게.”

“아니야, 내가 갈게.”

상언이 약간은 노여워하며 말했다.

예전만 해도 상언의 대답에 응했을 지환이지만, 실연의 아픔을 겪은 그는 입장 바꾸어 사고하는 것을 배우기 시작한 듯했다.

“두 사람, 감정적으로 굴지 말고 잘 생각해 봐, 두 사람도 나랑 이서처럼 될 수는 없잖아.”

말을 마친 지환이 침실을 향해 발걸음을 옮겼다.

지환의 쓸쓸한 뒷모습을 바라보던 상언과 하나는 대단히 냉정해지는 듯했다.

“미안해요, 방금 화를 내지 말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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