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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4화

“이서야, 조급해할 거 없어.”

윤재하가 이서의 손등을 두드렸다.

“곧 결혼식이 시작될 게다. 조금만 기다리면...”

윤재하가 말을 채 끝내기도 전에 정신을 잃고 쓰러졌다.

이서는 깜짝 놀랐다.

그녀가 고개를 돌리자 스태프 옷을 입은 남자가 손에 마취총을 들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랑 함께 가시죠.”

그 남자가 이서에게 말했다.

이서는 몇 초 동안 멍하니 서 있었다.

“당신은... H선생님이 아니잖아요.”

‘H선생님과 완전히 다른 목소리야.’

지엽이 어쩔 수 없다는 듯 쓴웃음을 지으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정말 들은 대로네요.”

“뭐라고요?”

“저는 H선생님이 아니에요.”

지엽이 말했다.

“당신이 기다리는 H선생님이 오늘 당신을 데리러 올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하라고 하시더군요.”

이서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제가 그 말을 어떻게 믿죠?”

지엽이 못 말린다는 듯 쓴웃음을 지었다.

“이것마저도 예상했던 반응이네요.”

“못 믿겠으면 직접 H선생님께 전화해 보세요.”

이서가 반신반의하며 휴대전화를 꺼내 지환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는 즉시 연결되었고, 수화기 너머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는 조급하고 엄숙했다.

“그 사람을 따라 가요.”

지환은 이 말을 마친 후, 곧바로 전화를 끊었다.

이서가 고개를 들자, 웃으며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지엽의 모습이 보였다.

“이제 믿으시겠어요?”

이서가 고개를 끄덕였다.

지엽의 눈동자에 상처가 스쳤다.

“정말이지... 갑시다.”

이서가 드레스 자락을 들고 물었다.

“어디로 가는 거예요?”

지엽이 동쪽 뱡향을 가리켰다.

“저쪽으로요.”

지엽이 동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하자, 하이힐을 벗어 던진 이서도 맨발로 지엽의 뒤를 따랐다.

하지만, 이내 두 사람은 가로막히고 말았다. 사방이 모두 사람이었다.

“어디... 가시는 겁니까?”

여러 사람을 헤치고 이서의 앞에 다다른 주 집사가 물었다.

이서가 정신없이 뒤로 물러섰으나, 이미 뒤쪽에도 하은철의 사람이 배치된 상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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