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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07화

하은철은 소지엽의 허리를 거세게 잡고 있었으나, 눈으로는 이서를 주시하고 있었다.

무너져버린 출구가 점점 이서와 가까워지고 있었다.

동시에, 은철 머릿속의 양심과 충동의 대립 또한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놓을까, 말까?’

은철조차도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듯했다.

그의 마음속 깊은 곳에서 어둠의 목소리가 울려 퍼지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얻을 수 없으면 망쳐버려!’

“하은철!”

지엽이 주먹을 들어 은철의 아랫배를 세게 내리쳤다.

그러나 은철의 손의 힘은 조금도 약해지지 않았으며, 여전히 지엽을 꽉 붙잡고 있었다.

통증이 복부에서 온몸으로 퍼졌음에도 불구하고, 은철은 결코 손을 떼려 하지 않았다.

일촉즉발의 상황이 계속되던 찰나, 번개와같이 빠른 속도로 나타난 한 사람이 이서를 안고 재빨리 안전한 곳으로 굴러떨어졌다.

그 사람이 바닥에 발뒤꿈치를 디딜 즈음, 뒤쪽에 있던 출구가 와르르 무너져 격렬한 소리를 냈고, 사방으로 흩어진 유리가 온 홀을 가득 채웠다.

많은 사람이 유리에 찔려 다치기도 했으나, 오직 그 남자의 품에 안긴 이서만이 안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이미 기절한 상황이었다.

그녀는 영원히 알지 못할 것이었다. 이날 이곳에, H선생님이 왔었다는 사실을.

“작은 아빠?”

은철이 짧은 충격 끝에 정신을 차렸다.

놀란 지엽이 불가사의하게 지환을 바라보았다.

‘하 대표님이 베일에 싸여있던 하은철의 작은 아버지라니!’

천천히 이서를 내려놓은 지환은 현태에게 그녀를 부탁하고 나서야, 몸을 일으켜 한 걸음 한 걸음 은철을 향해 다가갔다.

그는 더 이상 기질을 억누르려 하지 않았고, 어마어마한 카리스마를 뿜어내고 있었다.

지옥에서 온 악마와 같은 모습이었다.

은철은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지지 않도록 주먹을 꽉 쥐어야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지환이 하은철의 앞에 다다랐다.

하은철보다 훨씬 큰 키를 가지고 있었던 지환이 높은 곳에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하은철이 조심스럽게 침을 삼켰다.

“여긴 H국이지 M국이 아니에요. 작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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