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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10화

“아닌가? 꿈을 꾼 것만 같아.”

말하면 할수록 이서의 머릿속은 혼잡해지는 듯했다. 그녀가 고통스럽다는 듯 머리를 부여잡았다.

“나도 몰라... 어지러워, 너무 어지러워...”

“그래, 괜찮아, 괜찮아.”

하나가 이서의 손등을 부드럽게 토닥였다.

“이서야, 모든 걸 기억해 내려고 노력할 필요 없어. 이것만 기억해. 누군가가 너를 구했고, 너는 하은철과 결혼하지 않아도 돼.”

하나를 바라보던 이서가 아주 느리게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럼... 혹시...”

하나가 상언을 끌어당겼으나, 그와 눈을 맞추지는 않았다.

“이 선생님이랑 외국으로 가는 건 어떻게 생각해?”

“이 선생님?”

‘분명 본 적이 있는 사람이야.’

“이서야.”

다른 이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이서의 시선이 금세 그에게 향했다.

그는 바로 지엽이었다.

지엽은 웃으며 이서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서야, 나 기억해?”

이서가 눈을 깜빡거렸다.

‘확실히 낯이 익은 사람이야.’

“혹시 저를 구하러 오셨던 분이세요?”

난감함을 느낀 지엽이 쓴웃음을 지었다.

“나야, 소지엽. 기억 안 나?”

이서가 문득 깨달은 기색을 드러냈다.

“지엽이었구나, 너... 정말 많이 변했다. 아니, 정말 많이 커버렸어.”

‘이서의 기억 속에 나는 그다지 중요한 사람이 아니었구나.’

지엽은 울 수도 웃을 수도 없는 듯했다.

“이서야.”

지엽이 갑자기 엄숙해졌다.

“나랑 외국으로 갈래, 아니면 이 선생님이랑 외국으로 갈래?”

이서가 물었다.

”두 개의 선택지에 무슨 차이가 있는데?”

“나랑 외국으로 가면 나의 보살핌을 받게 될 거고, 이 선생님과 외국으로 가면 H선생님의 보살핌을 받게 될 거야.”

지엽이 대답했다.

“H선생님?!”

이서는 깜짝 놀라 상언을 쳐다보았다.

“H선생님의 사람이세요?”

“그렇다고 할 수 있죠.”

고개를 끄덕인 상언이 이해되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지엽을 바라보았다.

‘만약 지엽 도련님이 진심으로 이서 아가씨와 함께 외국에 가길 바라셨다면, 굳이 내가 하 대표님의 사람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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