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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3화

조은서는 남편의 옷을 잘 정리하여 고용인에게 주었다.

“사모님...”

그녀는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아요.”

평소 유선우가 조은서를 괴롭힌 것에 비하면 이런 것은 아무것도 아니었다.

조은서는 남편도 진 비서와 함께 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캠핑카는 선팅이 잘 되어 있는 관계로 밖에서는 차 안이 잘 보이지 않았기에 고용인 역시 진 비서가 혼자 온 줄로만 알았다.

차 문이 닫히자 유선우는 진 비서에게 물었다.

“우리 사모님이 무슨 말을 했어?”

최근 들어 부쩍 예민해진 이 남자는 사소한 일로도 발끈했다. 그래서 진유라는 유선우의 눈치를 살피며 조심스럽게 대답했다.

“별말씀 없으셨습니다. 아, 조금 있다 외출하신다고 하셨습니다.”

진 비서의 말을 듣고 유선우는 더 물어보지 않았고 속으로 생각했다.

‘요즘 은서가 아주 바쁜것 같네.’

점심 전, 조은서는 박연준의 변호사 사무실에 갔었다. 그는 전에 발생한 사건에 대해 그녀에게 할 말이 있었다.

그의 사무실은 9평 정도 되었고 인테리어는 평범했으며 책장에는 책들이 가득 꽂혀 있었다.

정장 차림을 한 박연준은 창가 쪽에 앉아 사건에 대해 분석했다.

“이번에 제출된 증거자료로 보아 무죄로 풀려날 확률이 높습니다.”

조은서가 그의 말에 대답했다.

“그럼, 변수가 있다는 거네요?”

박연준은 그녀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고는 서류 하나를 내밀며 말했다.

“사실대로 말하자면 제일 큰 변수는 사모님이십니다. 재판 전, 유 대표님과의 결혼 생활이 문제가 생기지 않을 거라는 보장이 있으신가요? 요즘 유 대표님에 관한 스캔들이 워낙 많잖아요.”

그가 건넨 서류를 열어본 조은서는 당황했다.

그건 다름 아닌 유선우가 작성한 이혼 합의서였는데 남편의 사인만 없었다.

“힘들게 얻은 겁니다.”

박연준의 말에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그는 한참 동안 조은서를 바라보았고 그녀의 손목에는 옷으로도 가릴 수 없는 흉터가 있었다. 하지만 몸의 상처보다 그의 눈에 더 먼저 들어 온 것은 조은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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