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7화

그때 밖에서 고용인의 노크 소리가 들렸다.

“주인님, 사모님, 저녁 준비가 다 됐는데 지금 차릴까요?”

그 말에 유선우가 대답했다.

“네, 지금 내려갈게요.”

고용인이 내려가는 발소리는 점점 멀어졌지만 유선우는 조은서를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그러자 조은서가 몸을 일으키며 입을 열었다.

“밥이 다 됐다잖아요. 얼른 일어나요.”

유선우는 까만 눈동자로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었고 조은서는 그의 가슴을 손바닥으로 밀며 일어나려 했으나 다시 그의 큰 손에 손목이 잡혔다. 그는 그녀의 손을 살며시 잡더니 자신의 심장에 갖다 댔다. 순간 쿵쾅거리는 유선우의 심장 소리가 손바닥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듯했다.

순간 조은서는 깜짝 놀라 재빨리 손을 뗐다. 마치 뜨거운 불에 덴 것 마냥...

유선우는 긴 손가락으로 작은 강아지를 어루만지듯 그녀의 턱을 부드럽게 잡더니 웃으며 말했다.

“왜? 무서워? 유 사모님,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거야?”

평소 이런 대화를 잘 하지 않는 유선우였기에 조은서는 더더욱 온몸이 오글거려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차라리 예전처럼 잠자리에서의 볼일이 끝나면 각자 알아서 할 일을 하는 게 더 편했다. 물론 그때는 조금 거칠고 아팠지만 참을 수는 있었다.

하지만 오늘과 같은 이런 유선우의 모습은 조은서를 도저히 참을 수 없게 만든다.

조은서는 등을 돌려 대충 걸쳐진 옷을 단정히 하더니 방을 나가려 했다. 문을 나서기 전, 문 손잡이를 잡은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서서 말했다.

“캐리어를 안방으로 갖고 올게요. 선우 씨, 정리 다 하면 저녁 먹으러 내려오세요.”

하지만 그녀의 등 뒤에는 아무런 대꾸도 기척도 없었다.

조은서는 저도 모르게 뒤를 돌아봤고 소파에 앉아 있는 유선우는 그녀를 뚫어지게 바라보다가 그녀가 등을 돌려 자신을 보는 모습에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

“은서야, 혹시 부끄러워서 그래?”

조은서는 순간 멈칫했지만 이내 태연한 얼굴로 말했다.

“결혼생활 하루 이틀 하는 것도 아니고... 우리가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