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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6화

조은서는 낮은 목소리로 아니라고 대답했다.

그리고 천천히 눈을 뜨더니 다정한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나 그날이에요. 아직 완전히 끝나지 않아서...”

유선우는 순간 멈칫하더니 이내 그녀의 작은 얼굴을 천천히 쓰다듬었다.

집에서 화장하지 않아 백옥 같은 피부가 그대로 드러난 민낯은 만지면 만질수록 더 부드러워 쉽게 손을 뗄 수가 없었다.

유선우는 조은서를 뚫어지게 바라보더니 피식 웃으며 말했다.

“조은서, 당신 마음속에서는 도대체 나를 어느 만큼이나 늑대로 생각하는 거야? 그날이 끝나지도 않았는데 내가 쉽게 강요할 거로 생각해?”

조은서는 눈가가 촉촉한 채 아무 대답을 하지 않았지만 그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유선우는 예상할 수 있었다.

아마도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아내의 건강은 안중에도 없는 남편일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유선우는 조은서를 부드럽게 대하지는 못했다. 잠자리에서도 확실히 거친 행동을 좋아했었다. 하지만 그녀가 생리인 날까지 피를 봐가며 자신의 욕구를 만족한 적은 없지 않은가?

유선우는 가느다란 그녀의 손목을 잡고 살며시 끌어당겨 자신의 다리에 앉혔다.

그녀는 유선우의 이런 갑작스러운 변화가 너무 어리둥절하고 불편했다.

지금까지 유선우와 이렇게 가까이 있어 본 적은 한 번도 없거니와 기껏해야 잠자리에서 그녀를 안아주더라도 이렇게 가까이 부드럽게 안은 적이 한 번도 없었다.

유선우는 그의 빨개진 눈시울을 보며 얼굴을 부드럽게 쓰다듬더니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지난번에 많이 불편했어?”

조은서는 뭐라 답해야 할지 몰랐다.

지난번 잠자리를 가진 이후로 꽤 며칠이 흘렀지만 자신을 안았을 때 그 거만한 자세, 그리고 수치스러운 말들은 여전히 조은서의 귓가에 맴돌며 지워지지 않는 상처가 되었다.

조은서는 그 말들을 신경 쓰지 않기 위해 끊임없이 자신에게 주문을 걸었지만 부부 생활에는 항상 스킨십이 존재하는 법, 유선우의 강한 에너지는 늘 그녀로 하여금 공포를 느끼게 했다. 결혼한 지 몇 년이 지나도... 설사 유선우가 손찌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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