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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4화

사무실은 조용했다.

금시계를 차고 있는 박연준의 손에는 명함이 쥐어져 있었고 그 위에는 그의 개인 번호가 적혀져 있었다.

조은서는 박연준을 한참 쳐다보고는 물었다.

“왜 저를 도와 주는건가요? 변호사님은 선우 씨 사람이잖아요...”

박연준은 그녀의 물음에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고 의자에 몸을 기댔고 그 역시도 자기가 왜 이런결정을 내렸는지 알 수가 없었다.

이유를 말하라면 그날, 병원에서 봤던 조은서 팔목에 나 있는 상처를 보니 박연준은 자기 어머니가 생각났다. 비록 그의 어머니는 세상을 떠났지만 조은서는 살고 싶었다.

이런 기억들 때문에 박연준은 그녀에게 동정심이 생긴것 같았다.

...

자리를 뜨면서 조은서는 명함을 어찌나 꽉 쥐었는지 손에 땀이 가득 나 있었다.

유선우의 곁으로 돌아온 뒤, 그녀는 겉보기엔 화려했으나 그의 속 마음은 그렇지 못했다. 하지만조은서는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남편의 곁을 떠날 생각은 한 번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웬 일인지 사무실에서 나온 뒤로 부터 그녀는 절망속에서 한 줄기의 희망을 보게 되었다.

어느새 엘리베이터는 1층에 도착했고 회전 문으로 나가던 순간 조은서는 허민우를 보았다. 그들은 유리 하나를 사이두고 눈 인사만 나눌 뿐이었다.

조은서는 허민우가 왜 여기로 왔는지 금방 알 수 있었고 그의 마음도 알고 있었지만 모른 척 할 수밖에 없었다.

유선우의 아내여서가 아니라 타이밍을 놓쳤기 때문이다. 허민우는 조은서에게 고백한 적이 없었기에 그녀 역시 거절 할 기회조차 없었다.

만약 유선우가 없었더라면 그녀는 허민우을 다정하게 부를 수도 있었고 주현 아줌마 뵈러 갈수도 있었겠는데...

...

로펌 건물 옆에는 검은색 캠핑카 한대가 창문을 반 쯤 내린 채로 서 있었다.

유선우는 차에 앉아 아내가 다른 남자를 바라보는 것을 조용히 지켜보고 있었다. 상실감으로 가득찬 그녀의 모습은 비수와도 같이 선우의 마음에 꽂혔다.

아내는 마음 속에 다른 남자를 품고 있었다.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겠지만 몹시 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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