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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0화

저녁 무렵, 노을이 하늘을 물들였지만 박연희의 세계는 여전히 어두웠다.

그녀는 아침 햇살도, 노을도, 그녀의 아이도 볼 수 없었다.

조은혁이 자리를 비우자 장숙자가 조진범을 안고 왔고, 장숙자는 조진범의 작은 손을 이끌며 엄마 손을 잡으라고 했다.

장숙자는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진범 도련님, 빨리 엄마라고 불러봐요.”

박연희는 차가운 손바닥으로 조진범을 안고 작고 따뜻한 손을 잡았다. 그러다가 조진범이 추울까봐 미련을 버리고 아이를 다시 놓았다.

그녀의 몸이 옅게 떨렸다.

엄마가 불편한 걸 아는지 조진범이 작은 소리로 말했다.

"어마... 어마 어마.”

장숙자가 눈물을 닦으며 말했다.

"사모님, 진범 도련님이 부르십니다. 얼마나 철이 들었는가 좀 보세요. 진범 도련님을 봐서라도 기운을 내셔야 합니다. 대표님께서 가장 좋은 의사와 의료 장비를 찾아주셨으니 병세가 호전될 수 있을 겁니다. 기적이 있을 겁니다!”

장숙자가 말을 마치자 박연희가 웃더니 말했다.

"그 사람은 제가 제일 잘 알아요. 지금은 저를 잃을 것 같으니까 갑자기 잘해주고 마음에 있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제 병세가 좋아지면 또 다시 반복할 거예요. 그처럼 모진 사람이 어떻게 저를, 그리고 제 오빠을 놓아줄 수 있겠어요. 게다가… 이미 너무 늦었어요.”

그녀는 말하면서 기침을 멈추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애틋하게 조진범을 어루만지더니 말을 이었다.

"진범이를 데려가세요. 병 기운이라도 옮을 까봐 걱정되네요.”

장숙자는 마음이 괴로워져서 낮게 말했다.

”좀 더 같이 계시지 않고요.”

박연희는 반대하지 않았다.

초점 없는 검은 눈동자를 창밖을 향해 돌린 그녀가 중얼거렸다.

"밖에 노을 너무 예쁘겠네요. 사람한테 비치면 그건 또 얼마나 아름다울까.”

장숙자는 그녀의 손을 잡았다.

"사모님, 생각하지 마세요!”

박연희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그 사람 생각한 적 없어요. 그냥 그런 사람을 좋아하게 된 제가 너무 한심해요... 결국 이런 꼴이 되고 말았네요.”

인생을 다시 살 수 있다면,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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