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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74화

박연희는 도대체 무엇이 진실인지 거듭 물었지만 조은혁은 그녀에게 대답하지 않았다.

답을 얻지 못한 박연희는 그 연약한 몸 어디에서 그런 힘이 나왔는지 일어나 앉고는 침대 위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집어 허공을 향해 던지고 조은혁을 향해 던졌다. 그녀는 그를 볼 수 없었지만 그가 바로 앞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가 죽기를 원하고 있다.

그렇다.

그녀는 그가 죽기를 원했다.

그녀는 그에게 속아 몇 년을 고통받았고 그녀가 가장 절망적이고 고통스러울 때조차도 단지 벗어나고 싶을 뿐 그를 죽게 할 생각은 전혀 없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그녀는 그가 죽기를 간절히 바랐다.

박연희는 생각나는 대로 말하며 그를 향해 소리쳤다.

“조은혁, 그냥 죽어!”

박연희가 던진 물건에 맞은 이마에서 검붉은 선혈이 흘러내렸다.

조은혁이 손을 들어 살짝 닦고는 박연희의 작은 얼굴을 뚫어져라 쳐다보며 조용히 말했다.

“난 네 남편이고, 널 위해 간을 기꺼이 기증할 사람이야. 박연희, 정말 날 미워하는 거야?”

“그래!”

박연희가 단호하게 입을 열었다.

조은혁의 목울대가 위아래로 움직이더니 잠시 후 그가 입을 열었다.

“내가 신경 쓸 것 같아? 박연희, 난 신경 안 써... 나 같은 사람은 여자가 어떻게 생각하는지 전혀 신경 쓰지 않아.”

그는 몸을 웅크리고 앉아 깨진 도자기를 하나하나 주워담기 시작했다.

그의 손에는 온통 더 이상 붙일 수 없는 파편들 뿐이었다. 마치 조은혁과 박연희의 감정처럼 다시는 하나가 되지 못하고 완전히 박살났다.

하지만 그는 틀렸다는 걸 알면서도 놓지 않으려 했다.

“날 미워해도 네 오빠가 감옥에 가는 게 싫으면 순순히 치료에 협조하는 게 좋을 텐데... 수술 끝나면 서류 줄게.”

그가 담담한 말투로 말했다.

사실, 그 문서는 이미 박연희에 의해 태워졌다.

그녀가 태운 것은 진짜 서류다.

그녀는 항상 그들의 결혼은 기만일 뿐이라고 했으니, 한 번쯤 더 그녀를 속여도 문제 될 건 없겠지.

사실, 그녀가 그를 사랑하든 말든 더 이상 중요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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