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아하니 조의는 모두 알고 있는 것 같아. 내가 지금 이 순간 어떤 궤변을 늘어놓아도 이미 아무 의미가 없을 것 같아. 그럼 오직 마지막 길만 남았어.’‘솔직하게 잘못을 인정해서 관대한 처리와 바꾸는 거야.’‘내 지위와 중요성, 그리고 손씨 가문이 또 홍보 플랫폼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조의도 한번에 나를 내칠 수 없어.’이렇게 생각하자, 손하림의 창백한 안색은 점차 사라지고 마음이 진정되었다.“국왕 전하, 제가 죄를 인정하러 왔습니다!”“전하께서 제 죄를 처벌해 주십시요!”흡사 늙어서 말라비틀어진 듯한 모습의 손하림이 고개를 숙인 채 한숨을 쉬었다.조의는 의아하게 손하림을 바라보면서 묻지 않을 수 없었다.“손 대신, 그게 무슨 뜻입니까? 무슨 죄입니까?”“전하, 저는...”손하림은 조의의 표정을 보고, 또 소파에 앉아 있는 진루안이 극히 일그러진 표정으로 고개를 숙인 채 말을 하지 않는 모습을 보자, 갑자기 뭔가 알게 되었다. 한숨을 돌리면서 바로 고개를 숙이고 대답했다.“전하, 저는 이미 78세가 되었습니다. 재상의 자리에서 물러나서, 관직에서 물러난 뒤 노년을 편하게 보내고 싶습니다!”손하림은 반드시 이렇게 말해야 하고, 이렇게 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렇게 해야만 손씨 가문 전체를 지킬 수 있고, 손씨 가문의 다음 세대의 희망을 지킬 수 있다.자신의 노쇠한 몸을 이용해서 손씨 가문을 마지막으로 비호는 것이다.그렇지 않고 자신의 죄명이 일단 대중에게 공개되면, 그 자신은 고사하고 손씨 가문도 대중에게 욕을 먹고 감히 고개를 들지 못할 것이다.자신이 무슨 일을 했는지는 그 자신이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그러므로 조의의 뜻은 바로 이러할 것이기에, 그가 말한 것도 조의가 연기하도록 먼저 호응한 것에 지나지 않았다.‘누구한테 보여주려고 연기를 하는 거야? 당연히 진루안과 조정의 사람들이지.’“에이, 손 대신이 용국에 공을 세웠는데, 어떻게 물러나게 할 수 있겠습니까? 그런 말씀하지 마세요!”충격에 찬 표정으로 손하
손하림은 늙은 여우다웠다. 조의의 말에서 깊이 숨어 있는 뜻을 이해할 수 있었고, 또한 조의의 깊은 뜻에 따라 즉시 조치했다. 이렇게 되면 조의는 더 이상 손을 대지 않을 것이고, 그와 손씨 가문 모두 보전할 수 있다.그는 먼저 명예퇴직을 제기했다. 또 홍보 플랫폼은 모두 용국의 플랫폼이니 손씨 가문에서 그렇게 많이 차지할 수 없어서 국가에 반환하겠다는 제의를 했다.이 두 가지 일을 승낙하자, 그는 전혀 낙상을 입지 않고 안정되게 착륙할 수 있었다.“손 대신, 당신은 용국에 큰 공을 세웠으니, 용국은 당신을 잊지 않을 것입니다. 무슨 어려움이 있으면 얼마든지 말씀하세요.”손하림의 곁으로 가서 어깨를 다독이는 조의는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손하림은 총애를 받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얼른 손사래를 쳤다.“국왕 전하의 이 말씀만으로도 충분합니다. 제가 어떻게 용국에게 폐를 끼칠 수 있겠습니까?”“그래요, 손 대신의 대국관은 아주 좋아요.” 조의는 아주 만족스럽게 손하림을 향해 고개를 끄덕였고, 손하림의 태도에 대해 매우 만족했다.소파에 앉아서 차를 마시던 진루안은, 자신이 성질을 억제하지 못할까 봐 두 사람의 연기를 보러 가지 않았다. ‘손하림의 처벌에 대해서 나는 나만의 생각을 갖고 있었지만, 조의는 이미 내게 명확하게 타일렀고, 이 일에 내가 개입하지 못하게 했어.’진루안은 자신은 아직 국왕과 대치할 실력이 없고 국왕과 대치할 수 없기에, 한 걸음 물러설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게다가 비록 내 손에 손하림의 약점이 있지만, 그를 진흙탕 속으로 밀어넣고 밟을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아. 조의는 필연적으로 이광정의 존재를 고려했기 때문에 손하림을 잡고도 한 번 풀어준 거야.’손하림도 이광정이 소극적인 자세로 있으면 절대 무사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이것도 그가 지난날과 마찬가지로 미쳐 날뛰는 원인이기도 했다.‘지금은 비록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고 손씨 가문이 장악한 홍보 플랫폼을 대부분 내놓아야 했지만, 그의 행동은 여전
고개를 끄덕이고 웃은 진루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일어나서 나갔다.‘여기까지 말했으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할 필요가 없어.’‘손하림과 조의의 연기는 또 내가 보라고 연기한 거 아니겠어?’조의의 그 말들은 손하림에게 들려준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진루안에게 대세를 이해하게 하고 경솔하게 행동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 진루안에게 들려준 것이다. 이런 것들을 모두 알고 있기 때문에 지금 여기에 남아 있을 필요가 없어서, 아예 자룡각 집무실에서 나온 것이다.진루안이 떠나는 뒷모습을 바라보는 조의의 눈에서 웃음기가 점차 줄어들면서 훨씬 무겁고 복잡해졌다.‘내가 이렇게 하면 반드시 진루안의 마음을 불편하게 할 것을 알고 있어. 결국 진루안은 이번에 명성을 잃게 되었어.’‘설사 내가 직접 나서서 해명한다 하더라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은 반신반의하게 될 거야. 이전처럼 진루안이 좋은 사람이라고 완전히 믿지는 않겠지.’그리고 이것이 바로 조의의 계획이다. 그의 목적은 바로 이렇다. 바로 진루안을 더러운 다듬지 않은 옥으로 만드는 것이다. 오직 이렇게 해야 이 옥을 그의 손에 쥐고 사용할 수 있고, 언젠가 그들 조씨 일가가 진루안에게 쫓겨나지 않게 될 것이다.그는 자신이 이 방법을 사용한 것이 부끄럽지 않았다.용국을 위해서든 그들 가문을 위해서든 꼭 그래야 했다.‘진루안이 이해하지 못해도 좋고, 원망해도 소용없어.’원래 그는 진루안이 자신과 한바탕 크게 싸울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되면 아마도 좀 더 안심할 수 있었을 거야. 그러나 진루안은 뜻밖에도 한 마디도 내게 하지 않았어. 한마디도 더 하지 않았어.’‘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 거야? 진루안이 더욱 성숙해지고 더 냉정하고 이성적이 되었다는 것을 의미해.’‘이건 좋은 일이 아니야. 이것은 내게 있어서 나쁜 일이야.’지금 조의는 오히려 진루안이 이전과 마찬가지로 차홍양을 총 한 방에 죽였던 것처럼 행동하기를 바랐다. 이는 진루안이 성장하지 않았고, 많은 생각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말해주는
이태교는 전화를 받자마자 진루안이 물어보기도 전에 먼저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마음을 놓았다.‘손하림은 처리할 수 없지만 손하림과 함께 자신을 음해하려던 사람들은 절대 가만두지 않겠어. 그 자들을 진흙탕 속에서 밟지 않으면 내가 진루안이 아니야.’진루안은 이번에도 반드시 한 번 사소한 원한이라도 반드시 갚아야 했다. 조정의 위아래로 하여금 진루안 자신이 약한 사람이 아니고, 일단 자신을 화나게 하고 마지노선을 건드리면 그 결과는 아무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을 알게 해야 했다.“몇 명은 죽여서 위신을 세울 수 있어!”“전해강은 은 몇 년 동안 가둬 둬. 징계라고 할 수 있어!”“아무래도 전광림의 나이가 많은데 정말 전해강을 엄벌한다면 타격을 받을 거야.”진루안은 이태교에게 한 마디 지시하면서 이태교가 날카롭게 손을 대지 않도록 하고 전해강을 몇 년 동안 감옥에 가둬두는 것으로 판결하였다.이태교는 지금 소파에 앉은 채 진루안의 부탁을 들은 이태교는 자기도 모르게 입을 삐죽거렸다. ‘앞서 누가 차별 없이 대한다고 말했는지 모르겠어.’그러나 그도 전해강의 신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알겠습니다, 궐주님!][진루안이지?]이때 빙그레 웃으며 문밖에서 걸어 들어온 맹사하가 이태교를 보고 웃으면서 물었다.이태교는 소파에서 일어나 맹사하를 향해 고개를 끄덕였다.[핸드폰 줘, 내가 말할게!] 맹사하는 미소가 가득한 표정으로 손을 내밀었다. 이태교는 감히 멋대로 대하지 못하고 핸드폰을 맹사하에게 건네주었다.핸드폰을 귓가에 댄 맹사하가 크게 웃었다.[하하하, 루안아 아주 잘했어. 이번 일은 흠잡을 데 없이 완벽하다고 할 수 있어.]미간을 찌푸린 진루안은 맹사하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이태교가 이 일을 해결하기 위해 명단을 맹사하에게 넘겼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맹사하는 정사당 재상의 한 명이자 동시에 감찰원의 책임자로, 전문적으로 모든 관리들을 감찰하고 처리하는 기구의 책임자이다.어느 대신을 처리하든
“사하 숙부님이 계시니 안심이 됩니다.”고개를 끄덕이며 웃은 진루안은 또 맹사하와 이런저런 얘기를 몇 마디 더 하다가 전화를 끊었다.진루안은 휴대전화를 내려놓고 창밖을 내다보았다. 손하림의 처리 방식에 대해 그는 당연히 동의하지도 않고 만족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그것이 이미 가장 좋은 처리 방법이다. ‘정말 손하림을 감옥에 가둘 수는 없어. 그렇게 하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아.’‘손하림과 앞서의 전계상은 모두 정사당의 재상이지만 지위가 달라.’‘전계상의 배후에는 큰 가문이 버티고 있지 않아서 비천한 집안에서 일어난 반쪽짜리 재상에 속해. 게다가 전계상의 재상 순위도 손하림보다 훨씬 못했지.’‘그러나 손하림은 달라. 배후에는 손씨 가문과 같은 최고의 권문, 그리고 이광정과 같은 강한 손자가 있어. 그리고 손하림이 재상 중 상위권이라는 중요성은 말할 필요도 없어.’‘만약 손하림이 모두 제거된다면, 용국 정사당으로서는 절대적으로 거대한 명예의 타격이야. 조의가 원하지 않는 결과지.’‘그래서 손하림이 엄청난 일을 저질렀더라도 고작 명예퇴직을 시킬 뿐이야.’‘이것은 이미 손하림에 대한 가장 큰 징벌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 더 엄중한 징벌 방식은 있을 수 없어.’진루안의 답답함은 그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다. 조의는 고려하지 않을 것이고 고려할 수도 없다.조의는 결국 용국의 국왕이다. 그가 필요로 하는 것은 균형이다.진루안이 이 균형을 깨뜨리도록 내버려둘 수 없었다. 하필 그는 진루안을 이용해서 손하림을 명예퇴직의 지경으로 몰아넣었고, 또 진루안이 민간에서 오랫동안 쌓아온 명성을 무너뜨렸다.조의야말로 이번 일의 가장 큰 승리자이며, 나머지는 손하림이든 진루안이든 모두 실패자라고 할 수 있다.진루안은 주먹을 쥐고 있었다. 이 순간 그는 정말 돌아가서 조의의 면전에서 질문하고 싶었다. ‘설마 최소한의 공평도 없단 말이야? 설마 시비도 가리지 않는 거야?’그러나 지금은 이미 의기양양할 때가 아니기에, 결국 진루안은 성질을 억제했다. 그는
진루안의 마음속에서 이곳은 시종 자신의 집이다. 이렇게 여러 해 동안 가장 즐거웠던 곳이다.“칼자국 아저씨, 감사합니다!” 진루안은 고개를 끄덕이고 웃은 피곤한 모습으로 차에서 내려와 기사를 보았다.“수고했어, 친구.”“궐주님, 과분한 말씀이십니다. 이건 마땅히 제가 해야 할 일입니다!” 기사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면서, 감히 진루안의 이 감사를 받을 수 없었기에 얼른 손사래를 치며 말했다.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문을 닫은 진루안은 칼자국 아저씨의 뒤를 따라서 산길을 따라갔다.진루안과 칼자국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기사는 온통 숭배하는 기색이 역력했다.진루안과 칼자국은 모두 용국의 대영웅으로, 용국에 얼마나 많은 기여를 했는지 모른다.다른 일에 관해서는 일개 기사인 그도 잘 몰랐다.진루안은 한 걸음씩 칼자국 아저씨의 뒤를 따라 산꼭대기에 올랐다.눈에 띄는 것은 바로 가장 익숙한 한옥 건물이었다. 그리고 멀지 않은 훈련장에서는 때때로 호들갑소리가 들려왔다. 저 훈련된 소년들은 무더기로 임페리얼 본부로 보내서 임페리얼 본부에서 우수한 싹을 선발한다. 나머지 도태된 소년들은 각 성과 시의 군부에 보내져 병사가 될 것이다.이곳에서 배양된 모든 소년들은 모두 우수한 재목이다. 다만 임페리얼의 선발은 가장 가혹해서 용국의 군부보다 더 가혹했다.그래서 용국 각지의 군부에서는 인재가 될만한 싹을 바로 데려갈 수 없는 것을 아쉬워하면서, 한결같이 이곳을 주시하고 있다.“가을이 되니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는구나!”진루안은 한옥 주위의 단풍나무를 힐끗 보았다. 땅에 떨어진 붉은 단풍잎이 층층이 깔려 있고 바람이 불면 또 휘말리면서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을 이루었다.칼자국은 진루안의 말을 들었지만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계속 진루안을 데리고 한옥으로 갔다.두꺼운 옷을 입은 백무소가 여전히 흔들의자에 앉아 있었다. 비록 위쪽의 큰 나무가 이미 나뭇잎을 다 떨어뜨렸지만 그는 여전히 매일 이곳에서 햇빛을 쬐고 있었다. 이미 습관이 되어서 일년 사
사람이 진실하게 살려면 좀 소박해야 한다. 한 통에 몇천 원 하는 가루차야말로 서민들이 자주 마시는 차이다.수천만 원짜리 진귀한 차는 조금도 맛볼 수 없다.찔러보면 한 통에 수천만 원의 차와 수천 원 하는 차는, 기원이 같아서 모두 같은 차나무에서 나왔다.어떤 사람들은 수천만 원을 써서 차를 사더라도 수천 원짜리 가루차는 마시고 싶지 않았다. 이른바 고급이라는 두 글자 때문이다.그리고 그 차의 상인들은 바로 이런 심리를 이용해서 일부러 수백 배, 심지어 수천 배 가격을 인상해서 차를 살 돈이 있는 이런 사람들에게 바가지를 씌웠다.“맛이 어때?” 어린 제자가 차를 마시는 모습을 본 백무소가 웃으면서 한마디 물을 수밖에 없었다.‘수천 원짜리 차인데 무슨 맛이야, 차 맛이지!’진루안은 어쩔 수 없이 사부를 보았지만 정말 조금도 변화가 없었다.“여전히 그 맛이예요!”백무소는 깊은 뜻이 담긴 눈빛으로 근심이 없어지지 않은 진루안의 표정을 보았고, 웃으면서 물었다.“무슨 걱정거리가 있어? 내게 말해봐?”찻잔을 내려놓은 진루안은 요 며칠간의 일을 스승님께 일일이 알려주었다. 어떤 세부 사항도 빠뜨리지 않았다. 자신이 국왕을 만난 후에 한 모든 말과 국왕이 자신에게 한 약속을 포함해서 모두 분명하게 말했다.칼자국 아저씨는 줄곧 백무소의 곁에 서서, 백무소의 찻잔이 늘 꽉 차게 차를 추가했다. 진루안은 보면서 좀 답답했다. ‘진작에 이럴 줄 알았다면 나도 진도구를 데려왔을 거야. 그러면 나도 차를 따르는 사람이 있을텐데 말이야.’백무소의 안색이 점점 굳어지더니 수시로 고개를 들어 진루안을 바라보았다. 몇 번 망설인 후에 그래도 입을 열었다.“제자야, 너 변했구나!”“사부님... 그 말씀은?” 진루안은 의아해하며 백무소를 바라보았다. ‘스승님의 이 말이 무슨 뜻인지 모르겠어. 내가 어떻게 변했겠어?’백무소는 좀 굳어진 표정으로 바깥의 단풍나무숲을 가리키며 진루안에게 말했다.“단풍나무가 있는데 그 나뭇잎은 노랗게 변해서 붉은 단풍나무숲에서 아
“너는 너의 직책을 알고 있는데, 왜 조의에게 타협하려는 거야?” 눈살을 찌푸린 백무소는 아주 날카로운 눈길로 진루안을 주시하면서 차가운 표정을 지었다.진루안은 깊은 숨을 내쉬며 일어서서 백무소를 향해 허리를 굽혀 절을 했다. 눈에는 온통 죄책감을 느끼는 기색이 가득했다.“사부님, 제가 잘못했습니다!”“아니, 진루안, 너는 잘못이 없어. 잘못된 것은 임페리얼이야. 임페리얼이 존재하는 자체가 조의에 대한 일종의 위협이야. 심지어 임페리얼은 국왕의 머리 위에 걸려 있는 칼이라고 말할 수 있어.”“이 칼은 시시각각 조의와 후세의 국왕들을 주시하면서 그들이 전심전력으로 백성을 위해 봉사하고 이 나라를 잘 다스리게 만들 거야. 이것이 바로 임페리얼의 존재 의의지.”“하지만 조의든 후세의 다른 국왕이든 임페리얼에 이런 큰 위험성과 권력이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을 거야. 반드시 한 걸음씩 기회를 빌어서 임페리얼의 권리를 빼앗고 약화시킬 거야. 가장 먼저 궐주인 너의 권력을 약화시키려고 하겠지.”“조의의 총명함은 바로 조금씩 너의 마음속에 침투해서 점점 경각심을 늦추게 만들고, 궐주로서의 직책을 잊게 만드는 데 있어.”“궐주는 최고의 권력자들이 가하는 압력을 견딜 수 있어야 하고, 국민을 보호하면서 용국의 공평과 공정을 수호해야 해. 만약 이 공평과 공정조차 보장할 수 없다면 임페리얼도 존재할 필요가 없어.”백무소는 아주 신중하고 진지한 말투로 진루안에게 하나씩 들려주었다. 처음으로 공식적으로 이런 말을 한 것이다. 진루안이 강한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생사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떻게 궐주의 직책을 잘 해야 하는지 알려주었다.“내가 임페리얼을 세운 목적은 원래 이랬어.”“권력의 칼을 위해 칼집을 달아서, 칼을 뽑을 수 있으면 권력의 칼을 회수할 수 있어야 해. 칼날이 예리할 뿐만 아니라 무고한 백성을 다치게 하지 말아야 해.”“옛날에는 성인이 천지와 같은 마음이 되어 백성들을 위해 생명의 의의를 확립하고, 선현들이 학문을 계승해서 후대의 태평성대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