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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화

“알겠어요.”

임찬혁은 담담히 고개를 끄덕이고는 텅 빈 방안을 둘러보고 양운호에게 전화를 걸었다.

“어머니를 돌볼 사람이 필요하니 가정부 한 명 알아봐 주세요.”

“지존 각하, 걱정하지 마세요. 바로 처리해 드릴게요.”

양운호에게 이런 일은 일도 아니었다. 그는 자신의 슬하에서 오래 일한 가정부를 임찬혁의 저택으로 보냈다.

아진이라고 하는 30대 초반의 여성이었다.

일도 잘하고 예의도 발라서 양운호에게 신뢰를 얻고 있는 가정부였다. 그녀는 오자마자 양홍선이 아직 식사도 안 했다는 말을 듣고 저택에 가자마자 주방으로 들어갔다.

양홍선은 가정부 필요 없다고 극구 말했지만 임찬혁이 고집을 부리자 어쩔 수 없이 받아들였다.

그는 앞으로 장기간 용강 별장에 머물러야 하기 때문이었다.

빌레오는 저택도 크고 호화롭기는 하지만 너무 한적해서 가정부를 고용하면 어머니를 보살피고 평소에 말동무도 해줄 수 있으니 일석이조였다.

“이제 엄마 괜찮으니까 찬혁이 너도 어서 돌아가. 아까 효진이도 전화 받고 처리해야 할 일이 있다면서 나갔어. 시간 되면 효진이 좀 도와줘.”

양홍선은 시간을 확인하고는 축객령을 내렸다. 너무 아들을 붙잡고 있는 것도 둘 사이가 가까워지는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었다.

“그럼 무슨 일 있으면 꼭 전화하세요.”

유신 뷰티는 한창 시즌이라 바쁠 때였고 임찬혁은 저택을 나가자마자 택시를 잡고 용강 별장으로 향했다.

유효진의 본가.

“아빠, 엄마, 이 시간에 어쩐 일이세요? 다른 일 없으면 먼저 올라갈게요. 내일 바쁠 거거든요.”

유효진은 엄마와 아빠, 동생 유설진까지 거실에 모여 있는 것을 보고 약간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

조금 전에 양홍선과 같이 차를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일이 있다고 본가로 오라는 연락을 받고 부랴부랴 돌아온 것이었다.

유효진은 가족들과 더 이상 말을 섞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할아버지 생신 때 이미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고 선포한 사람들이었다.

“부모한테 그게 무슨 말버릇이니! 교양도 없이!”

이향이 못 마땅한 얼굴로 훈계하듯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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