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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12화

오늘 저녁 진서준이 자리에 없었더라면 김연아는 김혜민에게 실컷 모욕당했을 것이다.

“고마워할 필요 없어요. 우린 친한 친구잖아요.”

진서준은 웃으며 말했다.

“전 다른 사람이 제 친구를 모욕하는 걸 용납할 수 없어요.”

허사연은 김연아의 처지를 알게 되자 적개심은 완전히 사라지고 연민만 남았다.

친아버지가 친어머니의 죽음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았다니, 허사연이 그런 일을 겪었더라면 아마 몇 번이고 자살 시도를 했을 것이다.

“연아 씨, 앞으로 우리 도움이 필요하다면 저와 서준 씨에게 언제든 얘기해요. 우리가 최선을 다해 도와줄게요!”

허사연은 김연아의 손을 잡고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네.”

김연아는 싱긋 미소를 지었다.

“시간도 늦었으니 이만 돌아가서 쉬죠.”

허사연은 말을 마친 뒤 고개를 돌려 진서준을 바라보았다.

“서준 씨, 연아 씨를 집까지 바래다줘요. 꼭 안전히 바래다줘야 해요!”

진서준은 잠깐 멈칫한 뒤 고개를 끄덕였다.

김혜민 같은 사람은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었다.

어쩌면 돌아가는 길에 사람을 시켜 김연아에게 해코지할지도 몰랐다.

“그래요. 윤진 씨랑 먼저 돌아가요. 전 연아 씨를 데려다주고 바로 돌아갈게요.”

허사연과 허윤진이 차를 타고 떠난 뒤 진서준은 김연아를 바라보며 말했다.

“우리도 가요.”

“네.”

김연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김연아는 운전기사 없이 혼자 운전해서 온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은 진서준이 운전하고 있고 김연아는 조수석에 앉아 있었다.

돌아가는 길 내내 두 사람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진서준은 어떤 말을 해야 김연아를 위로할 수 있을지 몰랐다.

그런 일은 김연아 본인이 아니면 이해하기가 어려운 감정이었기 때문이다.

이 세상에 진정한 공감은 없었다.

차는 김연아의 집 문 앞에 멈췄고 진서준이 말했다.

“일찍 쉬어요. 난 이만 돌아갈게요.”

김연아가 물었다.

“당연히 걸어서 가야죠.”

진서준이 웃으며 말했다.

진서준이 전속력을 낸다면 이 세상의 모든 슈퍼카보다도 빨랐다.

게다가 아직 이른 시각이라 느긋하게 돌아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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