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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6화 여긴 어떻게 찾았어요?

심지안이 아무런 표정 없이 덤덤하게 말했다.

“언니 엄마가 내연녀인 걸 알았을 때도 창피한 줄 모르더니만.”

심연아는 화내기는커녕 오히려 웃으며 옷장을 어루만졌다.

“너 기억나? 이 옷장 원래 내 방에 있던 건데 네 옷장이 더 이뻐 보여서 아빠한테 바꿔 달라고 했어. 이 집안의 모든 게 다 내 것인데 엄마가 내연녀면 뭐? 그래도 안주인이 됐잖아.”

출발이 늦어도 충분히 다채롭게 살 수 있다.

심지안의 어머니는 명문가의 규수였지만 심전웅과 함께하기 위해 부모님과 등까지 돌렸다. 그런데 결국 심전웅에게 배신당하고 말았다.

“고작 옷장 하나 빼앗은 거 갖고 우쭐거리기는.”

심지안은 그녀를 한껏 조롱하며 웃었다.

“옷장 얘기하니까 오히려 내가 고맙다고 해야겠네. 새 옷장이랑 낡은 옷장을 바꾸는 바보가 어디 있어.”

그녀는 강우석 같은 인간쓰레기를 마치 보물인 것처럼 아꼈다.

심연아의 낯빛이 사색이 되더니 뭔가 떠올랐는지 이내 입꼬리를 올리며 가슴을 쭉 폈다.

“자기가 가지지 못하니까 마음이라도 위로하려고 그러는 거 알아.”

“그딴 건 가지고 싶지도 않아. 언니랑 언니 엄마는 똑같아. 대놓고 나설 수 없는 사람들이지.”

드디어 화가 난 심연아가 손을 들고 그녀의 뺨을 내리치려 했다. 심연아가 손을 들 거라고 진작 예상한 심지안은 옆으로 피하면서 그녀의 머리채를 잡고 뒤로 세게 확 잡아당겼다.

‘쾅쾅’ 하는 소리와 함께 책장에 꽂혀있던 책이 우르르 떨어졌고 심연아도 바닥에 넘어졌다.

그녀의 머리가 잔뜩 헝클어졌고 예쁜 원피스에도 먼지가 묻은 모습이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그런데 심연아가 목적에 달성했다는 듯 간사한 웃음을 지었다.

“너 이제 끝났어.”

그러고는 곧장 심전웅에게 고자질하러 달려갔다. 방을 나가면서 방문을 잠그는 것도 잊지 않았다.

심연아가 나가는 동시에 심지안은 민첩하게 창문을 열었다. 일부러 심연아의 화를 돋우어 그녀가 나간 틈에 도망치려는 계획이었다. 바닥 잔디와의 높이가 약 3m 정도 되었다. 심지안은 숨을 깊게 들이쉰 후 두 눈을 감고 펄쩍 뛰어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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