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34화 X새끼는 바로 당신의 지질한 조카

성연신은 퇴근 후 집으로 돌아와 심지안이 부엌에서 식칼을 들고 감자를 썰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녀는 감자와 무슨 원한이라도 있는 듯, 감자로 채를 썬기보다는 으깬 감자로 만들기 직전이었다.

“누가 심기를 건드린 거예요?”

심지안은 식칼을 쥔 손을 잠시 내려놓으며 성연신을 돌아보며 찡그린 얼굴로 대답했다.

“어떤 X새끼요.”

‘맞아요, X새끼는 바로 당신의 지질한 조카에요!’

성연신은 영문도 모른 채, 의아한 눈으로 그녀를 힐끗 쳐다보고는 손을 씻으러 위층으로 올라갔다.

오늘 식사 메뉴는 돼지고기 감자조림, 샐러리 고기볶음, 오이무침이었다.

“오늘 요리 학원에 등록하고 배운 요리에요. 학원에 다녀오길 잘했는지, 어떤지 한 번 맛보시겠어요?”

성연신은 돼지고기 한 점 집어먹었다.

“며칠 전과 다르지 않네요...”

“고작 하루 다녀온 거라고요!”

심지안이 말을 이었다.

“한 달만 기다려봐요, 깜짝 놀라게 되실 거예요.”

“지켜볼게요.”

성연신은 말로는 맛없다고 투덜댔지만 실제로는 밥을 두 공기나 비웠다.

심지안은 식사를 마치고 다시 방으로 들어가서 일했다.

노트북을 켠 지 얼마 되지 않아 진유진에게서 전화 한 통이 걸려왔는데, 그녀는 강우석이 그녀의 집으로 찾아왔다고 했다.

“지안아, 아직도 우리 집 문 앞을 가로막고 안 가고 있어. 네가 집안 대대로 물려받은 비취 팔찌를 우리 집에 뒀을 거라면서 안가고 있어.”

심지안은 눈가가 파르르 떨려왔다.

“강우석한테 전화받으라고 해.”

“심지안, 네가 돌려주기 싫어서 숨기고 있는 거 알아! 물론 돌려주기 아쉽겠지! 하지만 어쩔 수 없어, 그건 강씨 집안에서 대대로 며느리한테 물려주는 거니까.”

강우석은 마치 자기도 마지못해 돌려달라고 하는 것처럼 애걸복걸했다.

“그만해, 한 시간 뒤에 부용로 센터에 있는 카페로 와. 돌려줄 테니까.”

심지안은 심호흡하면서 최선을 다해 화를 억누르며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을 실었다.

“그리고 유진이네 집에서 당장 꺼져, 그렇지 않으면 주거침입으로 경찰에 신고할 거니까.”

.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