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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6화 허무한 지난날

눈 깜빡하지 않고 위선을 떠는 심연아의 재주는 여전했다.

심지안은 그녀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고 갖고 온 쇼핑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으며 담담하게 말했다.

“네가 선물했던 모든 장신구야. 옷이랑 인형은 심씨 저택에 두고 나왔어.”

심연아는 그녀를 끌어당기며 걱정이 가득한 얼굴을 하고 물었다.

“너 요즘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있었던 거야?”

“너랑 무슨 상관이야?”

“진유진한테도 물었더니 걔네 집에서 지내는 게 아니라고 하더라고...”

심연아는 입술을 깨물며 말했다.

“집으로 돌아와, 여자 혼자 밖에서 지내는 건 너무 위험해.”

강우석은 심지안이 늙은 남자에게 꼬리 치고 있다는 사실을 대충 알고 있었기에 지금 마음이 복잡하면서도 그녀가 경멸스러웠다.

한편으로 그는 심지안이 이 지경으로 망가진 것이 자기 책임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또 다른 한편으로 실연의 아픔을 겪더라도 이렇게 자포자기하는 것은 그녀 스스로를 문제라고 생각했다.

강우석은 훈계하는 듯한 말투로 심지안을 보고 말했다.

“연아의 말이 맞아, 넌 여자애가 며칠째 집에 들어가지 않았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얼른 집으로 돌아가.”

심지안은 어이가 없고 말문이 막혔다.

“너희 둘, 제정신이지?”

‘연기 실력이 아주 나날이 발전하는 것 같구나...’

“우린 네가 걱정돼서 하는 말인데, 넌 어쩜 그렇게 삐뚤어진 반응을 보일 수 있니?”

강우석이 다그쳤다.

“걱정해달라고 한 적 없는데.”

그녀는 눈을 깜박이며 ‘오지랖 떨지 마'라고 일침을 날릴 뻔했다.

심연아는 계속해서 위선을 떨려고 했지만 심지안은 그녀에게 기회를 주지 않았다.

“네가 줬던 것까지 다 돌려줬으니까, 이제 두 번 다시 연락하지 말아줘.”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며 자리에서 떠나려 했다.

“심지안, 너한테 정말 실망이야!”

강우석이 노발대발하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

하지만 심지안은 못 들은 척하며 카페에서 나왔다. 그녀는 성연신이 곧 데리러 올 것으로 생각하고 정처 없이 주변을 둘러보다가 시간 맞춰 카페 쪽으로 걸어갔다.

그러다가 카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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