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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지안 씨는 다 계획이 있군요

“아니요, 면접 보러 왔어요.”

“부용 그룹에 면접 보러 오셨어요?”

“네.”

“어때요, 면접 잘 보셨어요?”

“아니요, 요즘은 일자리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네요.”

심지안은 어깨를 으쓱 끌어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진현수는 그녀가 들고나오던 이력서를 가리키며 물었다.

“좀 봐도 될까요?”

심지안은 약간 멍 때리다가 말했다.

“여기요.”

진현수가 이력서를 펼쳐보고 나서 말을 이었다.

“객관적으로 보면 같은 나이 또래 중에서는 아주 괜찮은 스펙인 것 같네요.”

심지안은 눈을 크게 뜨며 물었다.

“객관적이지 않으면요?”

“객관적이지 않고, 주관적으로 본다면 훌륭한 인재라고 하고 싶네요.”

심지안은 대학 4년 내내 장학금 받고 대학교 2학년 때 인턴십을 시작하여 대기업 두 곳에서 인턴 생활을 했고 좋은 프로젝트를 성공시켰다. 그리고 대학교를 졸업한 후에는 팀을 이끌고 외국에 나가 국제적인 비즈니스까지 상담했다. 이 나이에 프랑스어 C2 자격증을 딸 수 있었던 것도 해외 출장을 자주 갔던 것 덕분이라고 할 수 있었다.

그녀의 이력서를 마저 훑어본 진현수는 한 가지 의문이 들었다.

‘그녀가 인턴십 기간에 보인 활약이라면 대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식은 죽 먹기였을 텐데, 왜 마지막으로 몸담았던 직장은 규모도 작은 이름 모를 회사였을까?’

그도 이 회사의 이름을 우석에게서 몇 번인가 들은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때 그다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고 별로 주의를 기울여 듣지도 않았었다.

심지안은 활짝 웃었다.

“과찬이십니다. 정말 제가 훌륭한 인재라면 일자리 하나 찾지 못했을까요?”

“급하실 것 없어요. 곧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심지안은 그의 말에 숨은 뜻이 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

진현수는 심지안을 멀리까지 배웅한 후, 핸드폰을 꺼내서 옛 친구에게 전화를 걸었다.

“회사 밑에 도착했어. 이미 30분이나 늦었으니, 10분만 더 기다려볼게. 10분 뒤에도 내려오지 않으면 이만 돌아갈 거야.”

...

5분 뒤, 진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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