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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굿나잇

심지안은 잠시 멈칫하더니 착잡한 표정으로 물었다.

“다 봤어요?”

성연신이 동문서답했다.

“뭘 봐요?”

“제가 카페에서 만난 사람 말이에요...”

‘당신의 쓰레기 같은 조카 말이에요!’

성연신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말했다.

“아니요, 못 봤어요.”

그는 그저 반쯤 넋을 잃고 길가에 서 있던 심지안만 보았을 뿐이었다.

심지안은 그의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고 나서야 그가 거짓말을 하지 않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그는 정말로 강우석과 심연아를 보지 못한 것 같았다. 심지안은 이유 모를 약간의 허탈함과 실망을 느꼈다.

성연신은 그녀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대화를 이어가고 싶어 하지 않아 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아무런 대화도 하지 않고 그렇게 조용히 집으로 돌아갔다. 집에 들어선 심지안은 그에게 잘 자라는 말만 남기고 방으로 걸어갔다.

성연신은 생각에 잠긴 듯 위층으로 올라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한참 동안 쳐다보며 입을 벙긋댔다.

“굿나잇.”

심지안은 강우석에게 화가 났고 조금 전에 있었던 일에 정신이 팔려 성연신의 목소리를 듣지 못했고 그대로 방으로 들어갔다.

다음날, 성연신은 침대에서 일어나 아래층으로 내려갔다가 식탁 위에 준비된 도시락을 보고 눈동자가 약간 흔들렸다.

심지안이 주방에서 나왔는데, 아침 햇살 때문인지 오늘따라 그녀의 작은 얼굴에서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아침 식사 대용으로 만두와 호박죽 좀 만들어 봤어요. 도시락 갖고 출근해서 회사에서 간단하게 식사하세요.”

성연신은 아침을 거르지 않는 습관이 있었다. 그가 생각하기에도 밖에서 사 먹느니, 차라리 심지안이 집에서 만든 음식을 갖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았다. 맛있다고 장담할 수 없지만 외부 식자재보다 신선하고 조미료도 덜 첨가되어 건강한 한 끼가 될 것이니까.

그는 알겠다고 하고 도시락을 들고나갔다.

오전 9시 30분, 성연신은 차가 막히는 탓에 평소보다 출근 시간이 30분 가까이 늦어졌다. 그는 할 수 없이 도착하자마자 바로 회의실로 갔다.

회의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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