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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어디선가 본 것 같은 사람

30분 후, 심지안이 오정연의 손을 잡고 사람들의 앞에 나타났다.

이를 본 성연신의 눈에 의아함이 스쳤다. 오정연은 어려서부터 응석받이로 자라다 보니 유난히 낯선 사람들 앞에만 서면 착한 본성과 달리 버릇없이 굴 때가 많았기 때문이었다.

‘그러고 보니, 지안 씨도 보면 볼수록 대단하네... 달래기 어려운 아이를 순한 양으로 만든 걸 보면...’

곧이어 오정연은 여러 사람 앞에서 한 바퀴 빙 돌며 그녀의 새로운 헤어스타일을 자랑했다. 오정연은 사극에서나 볼법한 양 갈래로 틀어 올린 머리를 하고 있었는데, 가르마를 따라 머리를 두 갈래로 반듯하게 나누어 정수리 양쪽에 대칭되게 고리를 만든 다음 댕기 머리처럼 땋은 아랫부분을 돌돌 말아 올린 헤어스타일이었다. 이렇게 머리를 묶으니, 오정연은 앙증맞은 인형 같았고 매우 사랑스러웠다.

“정연이 머리 좀 봐, 내 손자며느리한테 이런 솜씨도 있었어? 손이 아주 야무져!”

성수광은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네요, 연신이 마누라는 손재주도 좋네요!”

“손이 야무지니, 요리도 잘할 것 같습니다.”

“연신이는 앞으로 좋겠어요, 복덩이를 만나서!”

사람들은 성수광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그의 체면을 세워줬다.

칭찬을 들은 심지안은 얼굴이 발그레 달아올랐고 수줍게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성연신의 옆자리에 바짝 붙어 앉아 현모양처의 역할을 잘 해내고 있었다.

성연신은 연거푸 술 몇 잔을 들이켰다. 술상 위에 놓인 술잔을 또다시 비우고 나서 성연신은 위가 불편한 듯 얼굴을 찌푸렸다. 그는 자리에서 일어서며 물 한 잔 따르려고 했다.

이때 심지안이 흔들림 없는 자세로 빨대가 꽂힌 요구르트 한 병을 그의 입가에 갖다 대며 자상하게 말했다.

“요구르트 좀 마셔요, 위 점막을 보호할 수 있어요.”

실내조명이 환하게 그녀를 비추었다. 성연신은 코끝을 은은하게 감도는 그녀의 향기에 흠뻑 취했다. 이어서 그의 깊고 그윽한 눈에 그녀의 눈동자가 비쳤다. 그 순간, 얼음장같이 차갑던 성연신의 얼굴은 부드럽게 녹아내리는 것 같았다.

심지안은 고장 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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