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are

제30화 그 집안 대체 어떻게 된 거야?

“쯧쯧.”

성연신은 등을 의자에 기대고 기다란 두 다리를 티테이블 위에 올려놓은 채 조롱 섞인 말투로 말했다.

“할아버지 참 대단하세요. 여자의 출산 기간까지 정하시다니. 차라리 의사가 되시질 그랬어요? 그러면 의학계에서 할아버지를 떠받들었을 텐데.”

“뭔 개 풀 뜯어 먹는 소리야. 내가 이 나이에 증손자 좀 보겠다는 게 뭐가 잘못됐어?”

성수광의 낯빛이 붉으락푸르락해졌다.

“그리고 너 제멋대로 지안이랑 혼인신고 하면서 예물도 안 줬고 결혼식도 안 올렸어. 다른 사람이 알면 지안이를 뭐라 생각하겠어!”

성수광의 말에 심지안은 마음이 따뜻해졌다. 그녀는 차 한잔을 따라 성수광에게 건네며 온화한 말투로 설명했다.

“할아버지, 이건 연신 씨 잘못이 아니에요. 저희가 일이 너무 바빠서 제가 결혼식을 올리지 말자고 했어요. 서로를 아끼는 마음만 있다면 결혼식을 올리든 올리지 않든 상관없다고 생각해요.”

“그래도 이건 아니지. 평생 한 번밖에 없는 결혼식인데 바쁘다는 이유로 치르지 않아서야 되겠어?”

성수광은 차를 한 모금 마시며 목을 축였다.

그의 호의를 거절할 수 없었던 심지안은 난감한 얼굴로 성연신을 힐끔거렸다. 그런데 그가 그녀를 도와줄 기색이 없자 하는 수 없이 이렇게 말했다.

“이 일은 저희가 잘 상의해볼게요. 일단 식사해요, 할아버지.”

“그래. 최대한 빨리 상의해. 결혼식에 하객들도 많이 초대해서 거하게 치를 생각이야!”

성수광은 오래된 전우들에게 성씨 가문의 손자가 이렇게나 예쁜 아내를 얻었다는 걸 자랑하여 그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싶었다.

식사하면서도 성수광은 두 사람의 결혼 문제를 언급했고 아이를 몇 명 낳을지에 관한 얘기까지 나눴다. 심지안은 처음에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다가 성수광의 눈가가 촉촉해지는 걸 보고는 마음이 복잡해졌고 죄책감도 밀려왔다.

연세가 많으신 할아버지는 자신의 손자가 결혼하여 아이를 낳기를 간절히 바랐다. 그런데 이 모든 게 다 가짜라는 걸 아시게 되면...

‘차라리 그냥 내가 더 노력해서 연신 씨를 손에 넣으면 되지 뭐
Locked Chapter
Continue to read this book on the APP
Comments (1)
goodnovel comment avatar
주니,
비싸지만 재밌게 봅니다, 빨리빨리 올려주세요, 중간에 질질 끄는게 없어서 좋네요,
VIEW ALL COMMENTS

Related chapters

Latest chapter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