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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10화 우리 이혼해요

양현숙은 시윤의 반응에 대충 눈치채고는 한숨을 푹 쉬었다.

“다 늙은 내가 뭘 알겠어? 그런데 가끔 아무것도 모르는 게 행복할 때도 있어. 나랑 네 아빠를 봐, 지금 따지고 싶어도 따질 데도 없어. 사람 인생은 고작 몇 십 년밖에 없어. 기쁘게 살날도 많지 않은데, 왜 서로 곤란하게 해?”

시윤은 그 말이 도무지 귀에 들어오지 않아 양현숙을 잡은 채 따져 물었다.

“엄마, 도준 씨가 혹시 엄마한테 무슨 말 했어요? 아니면 도준 씨가 저 속이는 거 진작 알고 있었어요? 말해요, 얼른 말해요!”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시윤이 계속 다급하게 따져 묻자 양현숙은 한숨을 푹 내쉬었다.

“나도 추측한 것뿐이야. 네 오빠가 고집은 세도, 나쁜 사람은 아니잖니. 아무 연유도 없이 그렇게 고집부릴 성격도 아니고.”

그 말을 들은 순간 시윤은 양현숙의 손을 놓은 채 멍을 때렸다.

“하긴, 아빠 일만 제외하면, 오빠가 그동안 날 얼마나 아껴줬는데. 뜬금없이 도준 씨를 모함할 리가 없지. 그런데 전 그때 도준 씨만 생각하느라 오빠 말 무시했어요.”

양현숙은 안색이 안 좋은 시윤을 보자 다급히 위로했다.

“다 지난 일이야, 지금과 미래가 제일 중요하잖아. 본인 생각 안 해도, 아이 생각은 해야지. 속상해하지 마.”

불룩 튀어나온 제 배를 보던 시윤은 순간 어두워졌다.

‘아이, 또 아이네...’

한때 시윤에게 행복을 안겨줬던 아이는 지금 이 순간 무형의 속박이 되어버렸다.

“슬퍼하지 말라니...”

시윤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어떻게 안 슬퍼해요? 만약 이 모든 게 거짓말이라면, 이 결혼을 이어나갈 이유가 없잖아요.”

“자기야, 지금 그게 무슨 말이야?”

이제 막 서재에서 나온 도준은 언제부터 듣고 있었는지 가라앉은 목소리로 따져 물었다.

그러자 양현숙이 먼저 당황한 듯 끼어들었다.

“아, 윤이가 임신한 것 때문에 생각이 많아졌나 봐, 내가 잘 타이를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모든 걸 손에 쥐고 있다는 듯 자신만만한 남자를 바라보다 보니 시윤은 문득 황당하게 느껴졌다.

‘내 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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