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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7화 요구

“우리 관계, 더 이상 지속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더 이상 얻을 게 없는데 자기 몸까지 바쳐가며 위험을 감수할 필요는 없었다.

물론 민도준과의 관계에 점점 매료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 앞에서까지 스스럼없이 그 행위를 지속하려는 남자를 봐왔던 그녀로서 더 이상 관계를 유지하기 힘들었다.

경성에서 명성이 자자한 민도준은 아무리 그런 소문이 터져도 그를 뭐라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었지만 그녀는 아니다.

그녀는 살아가는 하루하루가 살 얼음판을 걷는 기분이었고 그 어떤 실수도 용납될 수 없었다.

때문에 눈앞에 기회가 찾아온 지금 이 관계를 끊어버리는 게 맞았다.

그녀의 요구를 들은 민도준은 눈썹을 치켜뜨더니 입을 열었다.

“이젠 나랑 관계 유지하는 게 싫다는 건가?”

“아무래도 저는 민승현 약혼녀 신분이기에 이런 관계를 유지하는 건 아닌 듯싶습니다.”

남자의 심기를 건드리기라도 할까 봐 권하윤은 조심스럽게 말을 꺼냈지만 민도준은 재미를 잃었는지 여느 때보다도 차가운 말투로 입을 열었다.

“나가.”

아까와 같은 사람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그의 주위에는 위험하고 서늘한 기운이 맴돌았다.

권하윤은 자기가 민도준의 흥미를 깨트렸다는 걸 알아차렸지만 이것 역시 그녀가 원하던 결과였다.

때문에 조금의 지체도 없이 겉옷을 걸치고 밖으로 나갔다.

“권하윤 씨?”

구석에서 로건과 대화를 나누고 있던 한민혁은 권하윤을 보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핸드폰을 들여다봤다.

‘고작 10분이 지났는데 끝났다고? 도준 형이 이 정도밖에 안 된다고?’

권하윤은 그가 오해했다는 걸 눈치채고는 끝내 참지 못하고 마지막으로 민도준의 편에 서서 말했다.

“저 상처 치료 다 했으니 이만 가볼게요.”

그제야 한민혁은 뭔가 알아차린 듯 과장된 표정을 지었다.

“아하, 하윤 씨 다쳤었죠? 하하하, 이번에 하윤 씨 공이 컸어요.”

하지만 갑자기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뭔가를 참고 있더니 끝내 입을 열었다.

“저기, 혹시 질문 하나 해도 돼요?”

“뭔데요?”

“그 계집애가 잡혀가고 나서 계속 자기가 하윤 씨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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