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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8화 둘째 형 발꿈치도 못 따라가네

이미 울면서 뛰쳐나가야 했을 권하윤은 오히려 느긋하게 겉옷을 벗어 옷장에 걸어 넣고는 주방에서 씻은 과일을 바구니에 담아 다시 돌아왔다.

그러고는 영화라도 보는 것처럼 두 사람 앞에 앉아 딸기를 입에 넣으며 구경했다.

한창 뜨겁게 달아올라 점점 대답해지던 동작은 권하윤의 행동 때문에 점점 굳어졌다.

그리고 스스로도 불편했는지 민승현이 끝내 참지 못하고 소리쳤다.

“씨발, 너 거기서 뭐해? 뭐하자는 건데?”

“민정 씨 여기로 데려온 건 나 보라고 그런 거 아니야?”

권하윤은 딸기 하나를 꼭꼭 씹어 넘기고는 또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그래서 지금 보고 있잖아.”

그녀의 뻔뻔한 태도에 오히려 민승현이 말문이 막혔다.

솔직히 그녀 말이 맞았다. 그가 강민정을 굳이 집까지 데려온 건 그녀에게 보여주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그가 원한 건 권하윤이 모멸감을 느끼고 난처하고 분해서 이성을 잃는 모습이었지 이렇게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으로 구경하는 모습은 아니었다.

오히려 권하윤의 이런 반응과 눈빛을 보고 나니 그는 자기가 마치 동물원 원숭이라도 된 듯한 모멸감이 들었다.

순간 화가 머리끝까지 치밀어 오른 그는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고 그 때문에 강민정은 중심을 잃어 하마터면 너머질 뻔했다.

게다가 “아”하는 짤막한 비명이 들려왔지만 민승현은 그녀를 보는 체도 하지 않고 화가 잔뜩 난 눈빛으로 권하윤을 바라봤다.

그 시각, 환한 불빛에 비친 옅은 노란색 니트 원피스는 권하윤의 몸매를 더욱 부각했고 긴 머리는 양 옆으로 갈라져 그녀의 가슴을 덮고 있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민승현은 그녀가 알게 모르게 변해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분명 원래와 똑같은 얼굴인데 행동 하나하나에 야릇함이 묻어있었고 매혹적인 눈매는 뭔가 봉인을 해제한 듯 사람의 마음을 홀렸다.

게다가 도톰한 입술 사이로 빨간 딸기 물이 반짝거렸다가 다시 입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은은하게 퍼지는 딸기의 새콤달콤한 향기에 분위기가 점차 이상해질 때쯤, 강민정이 그런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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