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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9화 바람피운 증거를 잡다

강민정은 전화를 끊은 뒤 피식 웃었다.

‘한민혁이었다니.’

그렇다면 지금까지의 모든 일들을 설명할 수 있었다.

‘그래서 민 사장님이 권하윤의 정체를 안 거였네. 한민혁이 말했을 테니까. 그런데 민 사장님과 권하윤의 관계를 의심했다니. 나도 참.’

민승현도 눈길 한 번 주지 않는 권하윤을 민도준이 마음에 들어 한다는 건 거의 불가능한 일이었다.

사실 한민혁도 솔직히 따지면 배경 있는 집안 자제다.

약 20년 전만 해도 한씨 가문은 정치권을 꽉 잡고 있을만한 쟁쟁한 인물들이 넘쳐났기에 그들에게 빌붙으려는 사람만 해도 수도 없이 많았으니까.

그러던 중 정계에 큰 변화가 일어나면서 그들의 지위도 하루아침에 변했다.

하지만 한민혁이 그때의 그 한씨 가문 자제라는 걸 아는 사람은 극히 드물었다. 때문에 강민정 역시 한민혁을 그저 도민준의 뒤를 따라다니는 동생으로 봤다. 다시 말하면 그저 망나니.

그런 사람과 바람을 비우는 것은 체면이 깎이는 일이었다. 적어도 강민정 생각에는.

생각하면 생각할수록 강민정은 권하윤이 우습게 느껴졌다. 민승현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니 그런 지경에 이르다니.

한참 동안 속으로 권하윤을 실컷 비웃고 난 강민정은 속으로 계획을 세웠다. 지금 바로 폭로한다고 한들 권하윤이 인정하지 않을 게 뻔했기에 기회를 봐서 현장을 잡기로.

그렇게 한참을 생각하고 있을 때 욕실 문이 열렸다.

강민정은 목욕 타월을 들고 이내 민승현에게 다가갔다.

“오빠, 얼른 물기 제거해. 감기 걸리면 나 마음 아파.”

강민정의 시중을 받자 민승현은 기분이 좋아졌다.

“역시 넌 현모양처라니까.”

“그게 뭔 소용이야. 부모도 없는 고아라서 공씨 집안 파티에도 참석하지 못하는데.”

강민정은 민승현의 몸을 닦아주며 서러운 듯 중얼거렸다. 그리고 점차 낮아지는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하윤 언니 정말 부럽다. 당당하게 오빠 곁에 있을 수 있어서. 내가 만약 하윤 언니라면 오빠 정말 잘 내조할 텐데, 불만이 있다고 심술부리지도 않을 거고.”

평소에도 강민정의 불쌍한 모습을 보면 견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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