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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6화 수인 가면

“쫙-”

줄줄이 놓여 있던 옷 거치대가 연달아 넘어지더니 권하윤은 그대로 차가운 바닥에 눌렸다.

그리고 젖 먹던 힘까지 쥐어 짜내며 버둥거렸지만 치마가 찢겨 나가는 운명을 피하지는 못했다.

“잠깐만요. 여기 누가 들어올지도 몰라요. 적어도 안쪽 탈의실로 가요!”

겁에 질린 권하윤은 목소리 톤마저 변했지만 문태훈은 그런 그녀를 놓아줄 생각이 눈곱만치도 없어 보였다. 오히려 잔뜩 흥분한 얼굴로 바지를 내리더니 권하윤을 자기 몸 아래에 무르며 욕지거리를 내뱉었다.

“씨발, 진작에 이러고 싶었어. 그러니 피하지 마…….”

남녀 간의 현저한 힘의 격차 때문에 하윤은 꼼짝없이 붙들려 빠져나올 수조차 없어 그 자리에 뻣뻣하게 굳어버렸다.

순간 메쓱거림과 공포감이 그녀를 감싸왔고 끝까지 잡고 있던 정신이 와르르 무너졌다.

하지만 그때 누군가 문을 쾅 하고 걷어차더니 큰 소리를 내며 역정을 부렸다.

“누가 옷 다 엉망으로 만들었어? 당장 웨이터 불러와.”

누군가 들어왔다는 걸 인지한 문태훈은 더 이상 계속할 수 없자 기분이 잡친 듯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그 틈에 권하윤은 옷걸이에서 옷을 낚아채 안쪽 탈의실로 숨어 문을 잠갔다.

헝클어진 머리와 엉망이 된 옷을 입은 채 서있는 자기 모습을 거울로 확인하는 순간 권하윤은 참지 못하고 몸을 떨었다.

심지어 핸드폰을 문태훈에게 빼앗겨 구조 요청을 할 수도 없었다.

“쾅쾅쾅-”

그때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문태훈의 목소리가 문밖에서 들려왔다.

그는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가면을 쓴 사람들을 노려보더니 권하윤에게 낮게 경고했다.

“다 갈아입었으면 나와요.”

남자의 목소리에 정신을 가다듬고 있을 때 문뜩 밖에서 발자국 소리가 들렸다.

‘밖에 다른 사람이 있으면 문태훈도 나를 어떻게 하지 못할 거야.’

겨우 안심한 듯 옷을 갈아입으려고 손을 든 순간, 그제야 비로소 자기가 들고 온 옷이 등이 훤히 드러나는 빨간 원피스라는 걸 알아차렸다.

원피스라기도 뭐한 게, 엉덩이를 겨우 가릴 법한 짧은 길이에 목뒤에 묶는 가는 끈으로 겨우 몸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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