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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화 이런 취향이었어?

“재미도 보지 않고 가려 하다니 아쉽네.”

민도준은 손을 뻗어 소파 위에 놓인 가죽 채찍을 손에 들고 반으로 접더니 툭툭 자기 손바닥을 쳤다. 그 소리는 크지 않았지만 극도로 긴장한 문태훈은 흠칫 놀라더니 벌벌 떨었다.

그는 민도준이 자기를 이대로 놓아주려 하지 않는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때문에 테이블 위에 놓인 양주를 보는 순간 이를 악물며 말을 꺼냈다.

“오늘 제가 민 사장님 흥을 깨트렸으니 벌주 한잔 마실게요.”

50도가 넘는 독한 양주가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위를 지날 때 마치 타들어가든 듯 뜨거웠고 이윽고 장에서 항의라도 하듯 경련이 일어났다.

한 잔이 아니라 한 병의 양주가 바닥을 보이자 민도준은 그제야 만족스러운 듯 담담하게 입을 열었다.

“됐어요. 오늘은 이만하죠.”

문태훈은 허리를 꾸벅거리며 도망치듯 룸을 빠져나가더니 문이 닫히는 순간 복도 벽을 짚고 토했다.

하지만 그는 후회하지 않았다. 그가 스스로 벌을 받지 않았다면 민도준 손에 죽어나도 이상하지 않았으니까.

마신 술을 토해내고 몸을 비틀거리며 일어난 문태훈은 굳게 닫힌 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솔직히 이대로 포기하기 너무 아쉬웠다.

‘권하윤한테 이렇게 대단한 뒷배가 있을 줄이야. 민도준이 동생을 위해 화를 푸는 건지 아니면 권하윤한테 관심이 있는지 모르겠네.’

…….

문태훈이 떠난 뒤 룸 안의 분위기는 순간 이상해졌다.

권하윤은 아직도 손이 묶인 채 앉아 있었고 그녀 맞은 켠 걸상에는 채찍을 든 민도준이 앉아있었다.

하지만 한참 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는 상대를 보니 권하윤은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민도준이 그녀의 신분에 대해 뭔가 눈치라도 챌까 봐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하기도 했고 이 순간 손에 채찍을 든 민도준이 무서운 것도 한몫했다.

VIP 룸에 있는 도구들은 모두 최상품들인지라 진짜 가죽이 방안 불빛 아래에서 반짝거리며 빛을 내고 있었다.

반으로 접힌 채찍이 민도준의 손바닥을 치며 소리를 낼 때마다 권하윤의 심장은 덩달아 움찔움찔 떨렸다.

그리고 큰 손이 채찍을 꽉 움켜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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