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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내가 언제 가도 된다고 했지?

“내가 언제 가도 된다고 했지?”

민도준은 입에 담배를 문 채로 눈썹을 치켜들었다. 먹빛을 머금은 눈동자는 너무 깊어 끝이 보이지 않았다.

남자의 행동이 이해되지는 않았지만 권하윤은 아무 말 없이 자리에 앉았다.

그러던 그때 민지훈이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보더니 입을 열었다.

“이 집 음식이 맛은 괜찮지만 실내 인테리어가 별로네요. 다음번에 경인 지역으로 가요. 그쪽에 있는 레스토랑 음식 맛도 좋고 인테리어도 괜찮거든요.”

권하윤은 자기가 어색해 할까 봐 민지훈이 일부러 분위기를 풀려고 끼어들었다는 걸 알고 있엇기에 그를 향해 미소 지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일이 있은 뒤 민지훈은 다시 본론으로 들어갔다.

“형 이번에 동림 부지 입찰 내놓을 생각이었어?”

동림 부지는 정책적인 지원을 받는 곳이기도 하고 재개발구역이기도 하기에 큰 고깃덩이나 마찬가지였다.

때문에 처음부터 많은 사람들이 그 땅에 눈독 들였고 민씨 가문 사람들도 당연히 그중 하나에 속한다.

심지어 그 부지를 차지하려고 민상철이 직접 사람을 보낸 걸 보면 그곳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겨우 담판에 성공할 기미가 보였지만 그때 마침 민도준이 끼어들어 그 땅을 먹어버렸고 민씨 가문 전체와 척을 지는듯한 민도준의 행동으로 인해 그와 식구들의 관계는 더욱 미묘해졌다.

특히 지난번에 민도준에게 협력을 제안했지만 거절을 당하자 민상철은 당연히 그가 직접 부지를 개발할 거라고 생각했을 거다. 하지만 공개적으로 입찰자를 모집한다는 소식이 새어나갔으니 민씨 집안사람들은 당연히 가만있을 리 없다.

민지훈의 말에 민도준은 귀찮은 듯 입을 열었다.

“쓸데없는 소리 집어치우고 할 말 있으면 해.”

민지훈은 민도준의 이런 성격이 이미 익숙한 듯 말을 이었다.

“경제력과 인맥으로 따지면 경성에서 민씨 가문을 따라올 자가 아무도 없잖아. 입찰자를 모집하겠다면 아무래도 같은 식구한테 기회를 주는 게 낫지 않겠어? 같은 식구면 일하기도 편리하고 지분 나누기도 쉽고. 누가 벌어도 다 버는 거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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