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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제수씨 or 형수

담배를 꺼낸 민도준은 손끝으로 담뱃갑을 톡톡 두드려 담배 한 개비를 뽑아 입에 물었다.

그러자 권하윤은 곧바로 테이블 위에 있는 라이터로 그의 담배에 불을 붙였다.

이미 여러 번 연습을 한 뒤라 그녀는 이미 손쉽게 라이터를 켤 수 있었다.

작은 불꽃이 피어오른 라이터를 담배 아래에 대자 이내 불이 붙더니 연기가 피어올랐다.

“둘재 형이 좋아하는 건 이미 다 주문했는데 혹시 뭐 드시고 싶은 거 있어요?”

민지훈이 물어본 상대는 다름 아닌 권하윤이었다. 그녀를 빤히 쳐다보며 메뉴판을 회전 테이블 위에 올려놓더니 빙 돌려 권하윤 앞으로 전해줬다.

하지만 권하윤은 그걸 보기 전에 민도준을 힐끗 바라봤다. 아직까지도 남아도 된다는 대답을 듣지 못했으니까.

그 때문인지 그녀의 동작은 유독 조심스러웠다. 천천히 메뉴판을 자기 쪽으로 당겨오며 곁눈질로 민도준의 눈치를 살피기 바빴다.

그러던 그때, 민도준이 담배 연기를 내뿜으며 입을 열었다.

“뭘 꾸물거려.”

태도가 좋지 않았지만 그래도 묵인한다는 뜻이었다.

권하윤은 그제야 메뉴판을 홱 집어 앞으로 가져와 메뉴를 골랐다.

이미 배가 거의 찼기에 그녀는 과일차 한 잔과 디저트를 주문했다.

메뉴판을 내려놓은 뒤 권하윤은 옷소매를 걷어 올리고 민도준 앞에 놓인 식기를 깨끗이 닦아주었다.

그 덕에 간밤에 남긴 빨간 흔적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새하얀 손목과 대조되는 빨간 흔적은 눈을 자극했다.

식기를 닦고 메뉴가 나오자 권하윤은 또다시 민도준 앞에 음식 놓으며 바삐 움직였다.

민도준은 권하윤의 시중을 받으며 비계를 따로 떼어내라 파를 골라내라 지시해댔다.

그 모습을 옆에서 보고 있던 민지훈은 일부러 상처받은 표정을 하며 입을 열었다.

“휴, 나도 참 복이 없네. 음식집어주는 사람도 없고.”

“근데 제수씨, 앞으로 계속 제수씨라고 부를까요, 아니면 둘째 형수라고 부를까요?”

갑작스러운 질문에 권하윤을 민도준을 힐끗 봤지만 그가 아무런 반응도 없자 작게 웃으며 대답했다.

“아니면 제 이름으로 불러주세요.”

말을 마친 뒤 그녀는 빈 그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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